결혼의 잘못된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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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잘못된 동기
  • 변승기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5.10.1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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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접어들면서 이른바 결혼의 계절이다. 오늘 칼럼의 제목은 다소 자극적이고 도발적이다. 일반적으로 결혼이란 단어는 행복, 사랑, 기쁨 등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결혼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결혼의 결정과정이나 결혼 결정의 이면에 숨어 있는 것을 함께 살펴보고 행복한 결혼생활로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사람의 특징은 다양하다. 여기서는 결혼과 관련된 것만 다룰 것이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 매력을 느끼게 되면, 특징적인 것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일단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면 그 대상을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고, 갑자기 관대해진다. 다 용서가 되고, 이해가 되며, 수용도 된다. 왜 그럴까? 그러나 그 사람의 어떤 부분, 즉 나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이 결혼 후에는 보이지만, 결혼 전에 보이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일까? 동일한 사람이 같은 말과 같은 행동을 나에게 하는데, 결혼 후에는 도대체 어떤 일이 부부에게 벌어지는 것일까? 흔히 하는 말로 상대가 나에게 거짓말을 한 것인가?

결혼의 잘못된 동기를 통해 상대를 이해해보자. 먼저, 임신이다. 임신을 하지 않았으면 결혼을 하지 않을 많은 사람들이 이 이유로 결혼한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계획되지 않은 임신으로 자신의 직업이나 계획, 학위, 정해진 일 등이 무너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출산 후 그 아이를 무의식적으로 미워할 수 있다. 그 아이로 인해 나의 삶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어떤 관계가 깨져, 헤어진 그 사람에게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은 급한 마음으로 인해 결혼을 선택한다. 이런 경우 배우자를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먼저 관계를 맺은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상대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많다. 세 번째, 부모가 자신을 너무 지나치게 통제해서 그 통제를 벗어나기 위해 결혼하는 경우이다. 배우자보다 부모로부터의 독립을 원하는 경우이므로 섣부른 판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네 번째, 외로움에서 도피하기 위해서 결혼을 선택하는 경우다. 한 가지 오해는, 결혼한다고 해서 사람이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런 경우에는 배우자에게 집착하고 매달릴 가능성이 있다. 다섯 째, 결혼 적령기가 지났는데 왜 결혼하지 않느냐고 사회적으로 압력을 받아 결혼하는 경우이다. 시간적으로 조급한 마음으로 선택하면 상대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여섯 째, 상대방의 결함을 보고 동정심으로 결혼하는 경우다. 동정심은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지면 갈등이 발생된다. 가장 위험한 결혼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열애에 빠져 결혼하는 것이다.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면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열정적인 사랑은 상대방의 관계에서 과거와 미래를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을 분명히 평가하기 힘들다. 즉, 상대방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결혼 후 상대방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 게다가 상대방의 부정적인 면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결혼 후에 이런 점에 적응하기가 힘들다. 연애 시기는 환상적인 행복감에 빠지지만, 이런 감정은 일상적인 결혼생활에서 얻기 힘들다. 한 눈에 반해서 결혼했기 때문에 지나치게 감정에 치우쳐, 기본적인 차이점, 예를 들면 가치관, 종교적 차이, 성격의 다른 점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열애에 빠져 결혼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실제의 삶에서 기본적으로 고려할 부분-의사소통, 갈등해결 방법, 의사결정방법-에 대해 관심을 두지 못한다.

살펴보면 볼수록 사람은 오묘한 존재다. 그 마음속에 다양한 뭔가가 들어있고, 설명할 수 없는 것도 있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람에게는 누구나 다 공통적인 능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회복력’이다. 힘들고 지쳐도 우리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결혼생활과 자녀양육은 분명 힘든 과정이지만, 내 안에 있는 회복력을 발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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