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觀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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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觀點)
  • 변승기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6.01.0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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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은 ‘현상을 관찰할 때, 그 사람이 보고 생각하는 태도나 방향 또는 처지’(출처:네이버 국어사전)라고 정의된다. 세계관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고, 인간관은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이며, 가치관은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는 관점이다.
태국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쇼가 있다. 트랜스젠더들이 나오는 알카자쇼다. 원래는 남성이었지만 성전환수술 혹은 여성호르몬을 맞아 여성이 된 사람들이 나오는 쇼다. 등장인물은 태생적으로 남성이었지만 후천적으로 여성이 된 사람들이다. 필자는 이 쇼에 거부감이 있었다. 동성애나 성전환에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쇼에 나오는 사람들은 정말로 여성다웠고 미인도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불편했고 거리감이 있었다.
태국의 트랜스젠더문화는 과거 태국에서 지속적인 전쟁으로 인해 많은 남성들이 전쟁터에서 죽었고, 특히 남성 자녀를 지키기 위한 어머니가 아들을 여성으로 꾸미기 시작하면서 유래되었다는 설명을 들었다. 전쟁으로 인하여 가족이 계속 사망하고 자녀의 죽음을 경험한 어머니의 가슴 아픔이 느껴졌다. 여전히 트랜스젠더문화나 알카자쇼를 선호하지는 않지만, 부모로써 자녀를 지키려는 마음은 이해가 되었다.
충남교육연수원에서는 도내 영어교사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고, 몇 년 전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원어민 교사와 수업을 같이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원어민과 관점의 차이로 인해 기억나는 이야기가 있었다. “영어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졸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까, “그것은 동일한 교수매체와 교수방법을 1년 동안 계속 사용해서 그럴 수도 있다”고 했다. 관점을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생각하는 것이 달랐다.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한 사람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발명가다. 그가 전구를 발명하기까지 많은 실패를 거듭했다. 어느 날 기자들이 에디슨을 찾아와서, “700번의 실패가 계속되었는데, 언제 전구를 만들 수 있느냐?”고 질문했다. 에디슨은 “나는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단, 700가지 방법이 전구를 만들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만약 에디슨이 실패라는 말을 했다면, 스스로 발명가로써 힘든 삶을 살았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실패보다는 긍정적 관점으로 자신의 연구를 평가했고 결국 전구를 만들었다.
현재 나는 자녀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가? 위의 3가지 예에서 보면 눈앞에 보이는 현상은 항상 똑같다. 사실적이고 객관적이며 어느 누가 봐도 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그 현상을 바라보는 사람의 관점은 다르고,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가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고 말한다. 물론 관점은 맞고 틀리고 혹은 정답은 없을 것이다. 단, 다양한 관점만이 존재한다. 자녀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자녀를 평가하고 자녀를 정의할 수 있다.
사람은 눈에 보이는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능력을 갖고 있다. 현재 자녀가 보여주는 능력이 그 아이의 일생동안의 능력도 아니고, 점차 성장하면서 능력이 발전하고 여러 방향에서 보여줄 것이다. 음악, 미술과 같은 예술적인 분야에서, 수리와 논리적인 분야에서, 만들기 분야에서, 운동 분야에서, 언어적인 면에서, 영성적인 면에서, 그리고 부모가 모르는 면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더 의미 있는 것은 어떤 아이는 초등시절부터, 어떤 아이는 중학교 때부터, 어떤 아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어떤 아이는 30살이 지난 후부터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고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아이와 관련된 것은 어느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양육자의 입장에서 럭비공 같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아이가 불안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럭비공의 모습이 바로 자녀가 세상을 탐색하고 자신이 살아갈 방향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라면, 아이가 다르게 보일 것이다. 기약 없는 기다림은 힘들지만 그래도 기다려줘야 한다. 어린 아이가 이 복잡한 세상을 적응하느라고 노력하고 고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적으로 도와주고 믿어주자! 럭비공도 언젠가는 멈추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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