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이 보내 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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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이 보내 준 선물
  • 변승기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6.03.10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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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널리 회자되는 속담 중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라는 말이 있다. 필자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고, 인생을 살면서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하다. 어떻게 하나를 보고 나머지 아홉 개를 알 수 있을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미래를 내다보는 특별한 능력을 타고 난 것인지도 궁금하다. 학업중단예방과 학교 밖 청소년에 관심이 있다. 그런데 주변에서 들어보면, 청소년을 부정적으로 낙인찍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에 대해 마치 그 청소년의 미래를 다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한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만약 눈앞에 여러 가지 이유로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이 있다고 가정할 때, 학업을 중단한 한 가지 일을 기반으로 나머지 것을 추측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그 추측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실제로 더 묻고 싶은 것은, 당신의 그 말이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의 입장에서 어떻게 느껴지고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알고 있는가? 당신이 그 청소년의 개인 사정을 알고 있는가?

3월은 입학시즌이다. 모두 설레는 마음으로 입학을 한다. 새로운 학교에서 교사와 친구들을 만난다. 교사와 보호자는 신입생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시기다. 자녀의 학습도 어려워지지만 신체적, 정신적 변화에 대해서도 보호자는 특히 더 민감해야 한다. 부모가 자녀를 대하면서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사춘기다.

부모들의 표현을 있는 그대로 인용하면, “방법이 없다”, “나도 예전에는 그랬지만 우리 아이처럼 그러지는 않았다”, “참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화가 나서 미치겠다”, “청개구리처럼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한다”, “말이 없어졌다”, “휴대폰, 컴퓨터 게임에만 몰두한다”, “속 터져서 못살겠다”, “욕이 저절로 나온다”, “내가 예전에는 부드러운 사람이었는데, 아이 키우면서 성격 버렸다”, “돌아버리겠다” 등등. 부모의 고충이 드러나는 말이다. 가끔 양육방법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어떻게 해야 될지,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해 한다. 각각 특수한 환경에 놓여 있으므로 어느 한 가지를 방법으로 알려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도 있다. 만약 자녀가 말을 듣지 않거나 대화가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과거와 똑같은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성장하면 부모도 조금씩 변해야 한다. 청소년기 자녀를 내 소유물로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통찰해 봐야 한다. 독립성과 자율성이 급속도로 발달하는 청소년을 내 소유물로 생각하고 내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면, 자연스럽게 갈등이 발생한다.

 다문화 가정과 청소년을 비교해 보고 싶다.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고 있다. 교육당국에서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에게 한글교육, 문화교육, 역사교육, 다문화 체험의 날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런 방법이 다문화 가정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지는 고려해 봐야 한다. 실제로 필요한 것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에게 각종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피부색이 다르다고 차별하지 말아야 되고, 인간의 인격과 인권, 존엄성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해야 다문화와 관련된 문제가 해소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교육의 방향이 다문화 가족에게 맞춰져 있다.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청소년은 문제가 없다. 단지 그 청소년을 바라보는 우리 성인들의 눈이 문제다. 청소년을 교육시킬 것이 아니라 주변의 부모와 성인을 교육시켜야 한다. 앞으로 초점이 계속 청소년에게 맞춰진다면 청소년의 문제는 갈수록 더 커질 것이고 부모는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청소년기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고 사람은 누구나 예외 없이 거쳐 간다. 그냥 지켜보면 된다. 지름길을 찾지 말자. 대신 내가 교육을 받으러 다녀야 된다.
무슨 일이든지 하려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무슨 일이든지 하지 않으려는 사람은 ‘이유’를 찾는다. 아이를 변화시키려 하지 말고 나를 변화시키자. 청소년기 아이는 나를 공부시키는 중요하고 고마운 존재다. 신(神)이 보내 준 가장 큰 선물이다. 감사하게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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