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은 하는 의원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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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은 하는 의원이고 싶다
  • 최선경<홍성군의원·칼럼위원>
  • 승인 2016.10.2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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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항상 말을 하면서 살아간다. 말이 씨가 된다는 얘기가 있다. 우리가 하는 말이 실제로 이루어진다는 것이고 그만큼 힘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고민하고 생각해보고 말을 해야 하는 것이다. 입에서 나오는 대로 그냥 다 뱉어버리면 그게 어디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모른다.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

사람의 입은 음식을 먹고 말을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말은 혀에서 나온다. 이 세치 혀로 사람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한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이란 한 치의 쇠붙이로 살인한다는 뜻으로 날카로운 경구로 상대편의 급소를 찌름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그 만큼 말이 가지는 위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정치인에게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중요하다. 적시에 적절한 말을 하는 것은 좋은 정치인의 자질 중 하나라고 하겠다. 훌륭한 정치가는 훌륭한 말을 남긴다. 정치인의 말은 여론에 휩쓸려서도 안 되며 소신과 주관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국민들은 늘 정치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의 귀는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향해 열려 있다.

그러나 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맹탕’, ‘호통’, ‘막말’ 국감이라는 비판이 어김없이 나오고 있다. 이미 많은 사례들이 뉴스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에 굳이 일일이 나열하지는 않겠다. 중요한 것은 일부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이 생각 없이 쏟아낸 말들이 인간관계나 공동체의 분쟁을 일으키는 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말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내뱉은 말은 지켜야 하고 잘못한 말은 사과해야 한다. 공약을 내걸었으면 이행해야 하고 달성하지 못하면 반성해야 한다. 이것이 정치인의 기본 소양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국민의 정치의식이 높아지면서 ‘윤리적인 정치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기 때문에 말을 가려서 하는 게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은 농어촌 지역의 군의원도 정치인의 한 사람이라고 본다면 의정활동대부분이 말과 관계되며 말의 중요성을 늘 깨닫곤 한다. 축사나 인사말처럼 군중 앞에서 근사하게 말을 해야 하는 경우도, 갈등 관계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설득력 있는 말로 중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찬성과 반대 등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 입장을 밝힐 때에도 말을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매우 크다. 그나마 공식적인 자리에서 준비된 말을 하는 경우는 차라리 낫다. 그 중 5분 발언이나 군정질문은 의원으로서 가장 정직한 말하기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으며, 주민들에게 의원 개인의 소신과 정체성을 밝힐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된다.

엊그제 해마다 딱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군정질문을 마쳤다. 의원 한 사람 당 20분 질문에 보충 질문 10분, 즉 3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제한된 시간에 맞춰 최대한 할 말을 다 해야 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한다. 미리 질문의 요지를 글로 작성하면서 썼다 지우기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이 말을 해도 될까? 어떻게 말해야 더 효과적일까’를 고민한다. 그러나 막상 끝나고 나면 할 말을 제대로 다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나름 집행부를 향한 쓴소리나 의회 내부적인 문제에 대해서 어떠한 눈치를 보지 않고 할 말은 해 왔던 것 같다. 그러나 이처럼 할 말을 다하는 나를 두고 어떤 사람은 아주 시원스럽고 솔직해서 좋다고 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너무 직선적이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는다고 충고도 한다.

두 가지 의견 모두 고마울 따름이다. ‘할 말은 한다’는 것은 그만큼 준비가 필요하다. 그 말을 하기까지 객관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마련해 책임을 질 수 있을 만큼 확신이 있어야 한다. 또 허위사실 유포나 개인에 대한 험담, 비밀 누설 등이 아니라면 최소한 의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면서 할 말은 하는 의원이란 평가를 받고 싶다. 간혹 의회라는 단체에서 혼자 잘난 척하지 말고 의회 내부의 일은 안에서 해결하라는 일부 의원들과 주민들의 지적이 있지만, 그래도 남은 임기까지 할 말은 하는 의원, 주민의 편에 서서 말하는 의원으로 남을 작정이다.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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