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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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 최선경<홍성군의원·칼럼위원>
  • 승인 2017.01.0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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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들이 많았다. 아니,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을 우리 국민들은 너무 많이 겪어 버렸다.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청난 사건 말고도 의회 민주주의 체험장으로 기록된 필리버스터, 여성혐오와 차별을 수면 위로 드러내게 만든 강남역 살인사건, 죽음으로 비정규직 노동의 문제를 낱낱이 보여준 구의역 김군 사고 등 2016년은 역사의 한 획을 긋게 만든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10차에 걸친 촛불집회는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새 지평을 열었다. 그것은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의 공조 내지 방조에 대한 시민들의 경종이었다. 그것은 또 이러한 비정상적인 구조에서 파생되고 정당화됐던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 비하, 무시, 배제, 차별, 폭력에 대한 저항이기도 했다.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반복을 거듭하며 ‘설마, 말도 안 돼’라는 우리의 기준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대통령을 비롯한 기득권들은 거리낌 없이, 수치도 없이 우리 국민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내몰았다. 신년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은 여전히 ‘국정농단’이라는 단어에 스민 국민들의 분노를 조금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낱 강남 아주머니의 국정농단에 대통령이 휘둘리고, 책임 있는 몇 사람들이 그 명을 따라야 했다고 생각하면 참담함을 넘어 치욕스러움까지 느끼는 국민들의 심정을 여전히 대통령이 모르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비통했다.

늘 주장하는 바이지만 최순실 게이트는 작은 지자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홍성군이라고 마냥 깨끗하겠는가? 지자체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은 지방의회에게 맡겨졌다. 나름 최선으로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의 등의 절차를 통해 의회가 지자체를 견제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방의회는 누가 감시하고 견제하는가?
의회는 일단 내부에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진 정당과 세력 간의 견제 기능이 있다. 그러나 홍성군의회는 나를  제외하고 나머지 의원들이 모두 새누리당으로 다양한 입장을 가진 내부 견제 기능조차 무력한 실정이다. 따라서 외부 감시체제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일상적으로 의회를 감시, 견제하는 것은 시민단체와 언론매체이다. 시민단체가 일상적 감시에 나서지 못할 때, 지방의회에 대한 의정모니터링의 책무는 일차적으로 언론에 더 있지 않나 싶다. 언론은 각종 사안에 대해 군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하고자 다양한 시각으로 의회 관련 기사를 내보낼 의무가 있다. 또 언론에서 의회에 대한 비판을 쏟아낼 때 의회는 그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지역 언론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방청을 통해 의회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에서 다행스럽게도 홍성군의회는 지난해 말부터 인터넷 생중계 방송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의회 홈페이지 전면 개편을 통한 인터넷 생중계 방송 시스템 구축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의정활동을 볼 수 있어 군민과 소통하는 의회를 구현하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의원을 선출해 의회로 보낸 후 모르쇠로 일관하다 4년 후 다시 심판대에 올려놓고 재선출을 한다는 것은 유권자들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견제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닭의 해’인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어둠을 걷어내기 위해 수백만 명의 국민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고 이제 국민들은 새 세상의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 듣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국민이 보다 안전하게 살고 권력 때문에 손해를 보거나 고통 받지 않는 새로운 세상에 살고 싶어 하는 열망이 실현되기를 바랄 뿐이다. 어둠은 언젠가는 걷히게 돼 있다. 자연의 법칙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면서 밝은 새해를 맞이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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