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배적의 지정학에서 살아가기
상태바
복수배적의 지정학에서 살아가기
  • 김상구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7.01.12 13:4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문제로 남한과 한류를 비롯한 경제적 마찰을 야기하고 있고, 9일에는 군용기를 발진시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4-5시간가량 침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부산 대사관 앞 소녀상 설치문제를 놓고 주한 일본대사 나가미네 야스마사를 일시 귀국시키는 등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대해 대응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것은 두 나라와의 우리 외교가 심각한 사태에 왔음을 예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조짐들은 최순실 국정 농단의 사태로 남한이 국내의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져 들자 더 노골화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두 나라는 우리의 앞뒤에서 역사적으로 오랜 세월 힘겨루기 및 침략을 반복해 왔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반도 위기는 동아시아 정세가 요동치거나 한반도의 국내 정치상황이 위기로 치달을 때 고조되었다.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 지도자의 리더십이 흔들릴 때마다 중국과 일본의 침략은 늘 있어왔다.

지금 우리는 박근혜, 최순실, 정유라와 같은 이름이 방송을 틀면 들려오고 정치권은 대선, 국정조사, 탄핵이라는 단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내 정치상황과는 무관하게, 중국이 G2로 국력이 성장하자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동남해 진출을 억제하고 있고, 북한의 핵은 미국과 일본의 결속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과 더불어 북한의 핵문제는 동아시아를 요동치게 할 상수(常數)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의 역사를 돌아볼 때, 16세기 후반과 17세기 전반 동아시아의 정세와 함께 불안정한 시기였다. 명나라는 북쪽에서 융성하기 시작한 여진족을 막아내기에 힘겨웠고,  조선에서 발생한 임진왜란에 군대를 파병하기 위해 많은 세금을 징수해야 했다. 이로 인해 명나라는 국운이 기울기 시작했다.

그 당시 일본은 전국시대의 분열이 끝나고 통일국가로 거듭났다. 힘에 넘치는 일본은 조선에 조공을 요구하고 ‘정명가도(征明假道)’를 외치며 중국대륙을 넘보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런데도 조선 조정은 일본이 일으켰던  삼포왜란(1510), 을묘왜변(1555)이 생생한데도 일본에서 일어난 근본적 변화에 무심했다.

1589년 조선 정부는 일본에 사신을 보냈지만 당파성 때문에 이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조선 조정은 일본의 침입을 걱정하기보다는 일본이 실제로 침입했을 때 자신의 당파가 입을 해를 더 걱정했다. 서애(西厓)는 ‘과거를 징계해서 장래를 조심하기 위해 쓰인 기록’이라는 『징비록』懲毖錄을 남겼지만, 집권세력이었던 자신들의 당파가 저지른 잘못을 성찰하는 고심의 자취를 징비록에 남겨놓지 않고 있다.

명이 쇠퇴하자 1627년(인조 5년) 만주에 본거를 둔 후금(後金: 淸)이 조선을 정복해서 배후의 근심을 없애기로 하고 압록강을 건너 의주성으로 쳐들어 온 것이 정묘호란이다. 광해군의 적절한 외교정책으로 조선은 후금과 마찰없이 지냈으나, 인조가 ‘향명배금(向明排金)’정책을 내세우자 배후를 위협하는 조선을 정복하기로 한 것이다.

1636년(인조 14년) 후금은 국호를 청으로 바꾸고 중국 중원으로의 진출을 앞두고 조선을 완전히 복속시키고자 한다. 청나라가 다시 한반도에 처 들어온 것이 병자호란이다. 병자호란 때는 아홉 차례에 걸쳐 한반도가 거침없이 몽골족의 수탈 대상이 되었다. 조선 조정은 주화파(主和波)와 척화파(斥和波)와 나뉘어 대립하다가 항전을 결심했지만 결국 인조는 결국 세자와 함께 남한산성을 나와 청태종에게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의 신례(臣禮)를 올리고 말았다.

1894년 전라도에서 동학혁명이 발발하자 조선 조정은 이를 막아낼 힘이 없었다. 청나라에 진압을 요청한다. 그러나 일본은 청나라의 한반도 주둔을 빌미로 조선 조정의 요구가 없었는데도 일본은 한반도에 군대를 상륙시킨다. 동학혁명의 문제로 두 나라가 한반도에서 싸움을 시작하여 청일전쟁으로 비화되고 말았다. 잘못된 정치로 인하여 결국은 나라를 일본에 빼앗기는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정치 지도자의 무능함과 나약함으로 국제적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작은 나라 조선은 외침들로 참혹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중국, 일본, 미국의 공군기가 한반도 주변에 유령처럼 출몰하고 있는 요즘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김상구<청운대 대학원장·칼럼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우암산 2017-02-20 10:42:14
腹背受敵: 복배수적.
타이틀에 오타가 있군요.
이미 알려진 역사적 사실의 서술로 글을 마치니 아쉬움이 많네요.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텐데?
필자의 주관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복배수적의 지정학에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독자의 몫이라는 것인지?
그런데 이 정도 글도 지면을 차지할 수 있나요?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