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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조 칼럼위원
  • 승인 2017.01.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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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다. 명절이면 명절치레에 몸살을 앓는 며느리들의 한숨소리가 먼저 떠오른다. 또한 고유 명절이 의례로 전락하는 듯해 어른들의 한숨소리도 깊어간다.

우리나라가 1896년부터 그레고리력을 사용하면서 한동안 양력과 음력 1월 1일을 설날로 쇠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1985년부터 음력설을 공휴일로 지정했고, 1989년부터 설날을 3일 연휴로 지정하고 있다.

설이라는 말은 사린다. 사간다라는 옛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삼가다’ 또는 ‘조심하다’라는 뜻이다. 설날은 일 년 내내 탈 없이 잘 지낼 수 있도록 행동을 조심하고, 조심스럽게 첫발을 내딛는 매우 뜻깊은 명절이다. 새해를 시작하는 첫날인 만큼 이 날을 아무 탈 없이 지내야 1년 365일이 평안하다고 해 지극히 조심하면서 가만히 들어앉는 날이란 뜻에서 설날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설날의 세시풍속은 매우 다양하다. 설날이 다가오면 섣달 그믐날 자정이 지나자마자 복조리장사들이 복조리를 한 짐 메고 골목을 다니면서 이것을 사라고 외쳐댄다. 각 가정에서는 1년 동안 필요한 수량만큼의 복조리를 사는데, 일찍 살수록 좋으며 집안에 걸어두면 복이 담긴다고 믿었다. 새벽에는 거리에 나가 처음 듣는 소리로 한 해 운수를 점치는 청참(聽讖)을 행하기도 한다. 설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미리 마련해둔 새 옷으로 갈아입는데 이 새 옷을 설빔이라 한다. 아침에는 가족 및 친척들이 모여들어 정초의 차례를 지낸다. 차례가 끝나면 어른들께 순서를 따져 세배를 올린다. 떡국으로 마련한 세찬(歲饌)을 먹고 어른들은 세주(歲酒)를 마신다. 세찬이 끝난 후에는 차례상에서 물린 여러 명절음식들을 나누어 먹는 음복(飮福)이 마련된다. 아이들에게는 세뱃돈을 주며 덕담을 나누고 한해 운수대통을 축원해준다. 이웃 및 친인척을 찾아서 세배를 다니는 일도 중요한 풍습이다.

설날 세시음식으로 여러 가지 있지만 우리나라 어느 지역을 가도 빠지지 않는 음식이 바로 ‘떡국’이다. 설날 음식인 떡국은 설날이 천지만물이 새로 시작되는 날인만큼 엄숙하고 청결해야 한다는 뜻으로 깨끗한 흰떡을 끓여 먹은 데서 유래됐다. 이날 먹는 떡국은 첨세병(添歲餠)이라 해 나이를 한 살씩 더 먹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설날의 대표적인 전통놀이로는 윷놀이(남녀노소가 함께 하는 가장 보편적인 놀이인 윷놀이는 주로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 사이에 한 가족은 물론, 마을 사람이 함께 모여 즐기는 한국의 대표적인 명절놀이), 제기차기(발을 한 번씩 딛고 차는 ‘맨제기’, 제기를 차는 발을 바닥에 딛지 않고 계속 차는 ‘헐렁이’, 양발을 바꿔가며 차는 ‘쌍발차기’가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차다 실수하는 이에게 벌칙을 주기도 한다), 널뛰기(큰 명절에 성행한 여자들의 대표적인 놀이다. 조선조 양반사회에서는 여자들이 자연스러운 몸놀림을 억제해 왔지만 서림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린 널뛰기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팽이치기(겨울에 사내아이들이 얼음판위에서 많이 하는 놀이로 도래기치라고도 한다) 등이 있다.

이현조<문화in장꾼·시인·주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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