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지금 행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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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지금 행복하라
  • 한학수 칼럼위원
  • 승인 2017.03.10 10:2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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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먹고, 자고, 일하며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는 무얼까. 중국 4서 가운데 하나인 대학(大學)은 올바른 군자의 자세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 했다. 현실은 무색하다. 여기저기서 더불어 사는 세상을 강조하지만 내가 있기 때문에 네가 있다는 가치가 더 팽배하다. 생활이 넉넉하면 되레 살 가치를 주변에서 찾고 배려하는 마음이 사회의 키워드가 돼야 하지 않을까. 남을 많이 알면 나를 자세히 볼 수 있고 서로 통섭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유비쿼터스 기반 세상은 인간과 사물을 하나로 묶으려 한다. IT혁명은 이미 5G,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고 있다. 이렇게 사회변화 속도가 빠를수록 느낌과 감각으로 세상을 보고 서로를 빤히 바라보며 다독여야 이웃이다. 세상 보는 안목을 높여주고 정신의 해방감을 맛볼 수 있는 의식이 필요한 것이다. 복잡한 이 시대는 사회를 거시적으로 볼 수 있는 열린 사고방식을 기다리고 있다. 인간의 다양한 의견과 사물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도 요구한다.

이 정신은 세상을 움직이는 변혁의 차원에서 발전하고 자라야 한다. 시대가 암울하고 냉담하며 나만 작아 보이고 누추해 보일지라도 역발상을 하면 새 길이 보인다. 문명의 발달은 강의 물길과 같이 했다. 길은 하천을 따라 생기고 길 따라 사람들이 촌락을 형성했다. 처음부터 개인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현실에 가 닿기 힘든 아득함이 엄습하더라도 서로에게 애달픈 그리움이 되는 모습이 인간세상이다. 일상생활에서 부족함이 없는 것 같으나 헛헛하다. 이 시대의 아픔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우리의 마음을 크게 뒤흔드는 무엇을 서로의 가슴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남과 비교하면서부터 불행은 시작된다. 재능이란 자기 자신을,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을 믿는 일이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목표와 속도보다 경로와 과정이다. ‘화엄경(華嚴經)’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최고의 희극쟁이 채플린은 “기술, 지식, 두뇌보다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착한 마음, 다정한 마음이다. 인간성을 잃어버린 인간생활은 살벌하기만 할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래, 지금이라도 착한 마음과 다정한 마음을 지녀야 행복해진다”라고 말했다. 그의 통찰에 숙연해진다.
선입견이 없이 주체성을 갖고 현실과 맞닥뜨리면 스스로가 놀랄 황홀해하는 순간이 올 테다. 삶의 목표를 위하여 항상 마라토너처럼 달려야만 한다면 목적지에 빨리 도달할 수 있어도 도중에 스치는 소중한 것들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낳을 수 있다. 둘 다 결과적으로 자신에게는 지나치다. 그래서일까, 불교에서 ‘중도’를 근본 입장으로 내세운다.

어떤 것을 해봐도 어렵다. 누구든 고통 없는 삶은 없다. 의미 없는 고통도 없다. 참고 견디는 문제가 관건이다. 시인 레오파르디는 “누구나 커다란 시련을 당하기 전에는 진정으로 참다운 사람이 못 된다. 그 시련이야말로, 자기가 존재하는 것을 인식하고, 동시에 자신의 위치를 결정하고 규정하는 계기가 된다. 즉 그 운명이나 지위가 이때에 결정된다.

따라서 커다란 시련을 겪기 전에는 누구나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통 앞에서 어떠한 태도를 지닐 것인가는 오롯이 자신에게 달려 있다. 자연처럼 선하고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닥치는 고통을 차라리 즐기는 삶도 괜찮으리라. 스스로를 집요하게 들춰내자. 자신에게 냉철할 때 나의 마음이 흔들리고 겸손해진다. 서로의 손을 꼬옥 함께 잡고 마음을 세상에 풀어놓자. 가슴 아프도록 정겹고 애틋하게 말이다. 고통은 의미를 찾음으로서 더 이상 고통이 아니다.

당신이 가는 길의 이면일 수도 있고, 지금 진행하던 일의 돌파구 9분의 능선에 온 것일 수도 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는 말을 곱씹어본다. 지금 당신이 찾는 것은 그대 머릿속 생각 바로 너머에 늘 머문다. 무엇을 기다리고 그리워할까.

한학수<청운대 방송영상학과 교수·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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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펙 2017-03-14 11:11:20
갓띵작입니다 교수님

귀염둥이 2017-03-12 19:04:52
교수님의 글을 읽으면서 지금 겪는 시련이 잠깐 지나갈 바람이란걸 깨닫게되네요 지금도 앞으로도 행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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