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을 사냥하는 식충식물 네펜데스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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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을 사냥하는 식충식물 네펜데스의 비밀
  • 박승규 전문기자
  • 승인 2017.07.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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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박사 박승규의 곤충 이야기<2>
네펜데스 포충낭의 구조와 모습.

몇 년 전 인터넷 기사에 쥐처럼 큰 동물도 소화하는 네펜데스라는 포충식물이 소개된 적이 있다. 네펜데스라는 식물은 주로 숲 속의 곤충을 포획하여 포충낭 속에서 곤충을 소화한 후 소화된 액을 영양분으로 삼는다는 기사였다. 곤충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필자로서는 곤충을 포획하는 네펜데스라는 곤충의 구조가 궁금하여 네펜데스 포충낭의 구조와 곤충 소화액인 포충액의 변화 과정에 대해 자세히 연구한 경험이 있다. 네펜데스는 끈끈이귀개목, 벌레잡이 통풀과 네펜데스로 주로 동남아시아의 뜨거운 지방에 자생하는 식물이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어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재배되고 있는 식물이다.

네펜데스는 덩굴손, 몸통, 깃, 포충낭 입술, 포충낭뚜껑, 꼭지로 이루어졌는데 곤충을 유인하기 위하여 포충낭의 뚜껑에 꿀샘이 있어서 곤충을 유인할 수 있으며 포충낭의 입술은 매우 미끈거려서 곤충이 포충낭 속으로 쉽게 빠질 수 있는 구조이고 한 번 포충낭 속에 빠진 곤충은 절대 탈출 할 수 없는 묘한 구조로 되어 있다. 포충낭의 내부를 현미경 촬영한 결과 포충낭 아래쪽은 곤충을 소화할 수 있는 소화액을 만들기 위한 포충액 샘이 매우 발달해 있어서 포충낭의 절반은 곤충을 소화할 수 있는 액체로 차 있는 구조이다. 네펜데스 포충낭 속의 액체의 성분은 동물의 소화액처럼 8가지의 소화 효소를 가지고 있어서 곤충을 쉽게 소화 할 수 있는 기능을 하였다.

 

포충낭 절개 모습.


네펜데스의 포충액은 단백질 성분의 먹이에는 pH가 3.2까지 높아진 후 소화과정이 진행되면 서서히 낮아져 중성 성분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였으며 이렇게 중성으로 변화하여 곤충을 소화한 소화액을 자신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으로 사용했고 이런 역할을 모두 마친 포충낭은 더 이상 포충액을 만들지 않고 시들어버렸다. 따라서 네펜데스는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기 위하여 새로운 포충낭을 꾸준히 만들고 있었다. 포충낭 속의 곤충 소화액을 얼마나 오랫동안 만드는지 2일 간격으로 조사한 결과 포충액이 다시 생성되는데 걸린 시간은 28일 정도였고 재생된 포충액의 양은 처음 포충액의 양의 2/3 정도였고 이렇게 약 80일간 포충액을 꾸준히 생성하면서 포획된 곤충을 소화해 내었다.

 

포충액 샘 40배 확대 모습.


네펜데스의 포충액을 활성시키는 요인은 포충낭 속의 포충액은 온도가 높을수록 활성화 되었으며, 포충낭 속의 포충액은 양이 많을수록 소화작용이 빠르게 일어났다. 더 신비한 것은 포충액의 산도가 중성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효모, 물곰팡이, 규조류, 녹조류, 선충, 연두벌레 등의 다양한 미생물이 포충낭 속에 생성되는데 이렇게 생성된 미생물들은 아직 소화가 진행되지 못한 곤충의 부분을 마지막으로 소화시킬 수 있는 기능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곤충을 잘 소화하는 네펜데스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네펜데스 화분의 밑 부분이 물속에 잠길 수 있도록 설치하고 온도를 높여주면 네펜데스가 잘 자랐으며 곤충이 들어간 포충낭도 활성화 되었다. 따라서 여름에 각 가정에서 모기약 대신 네펜데스와 같은 식충식물을 거실에 설치해 두면 파리나 모기와 같은 귀찮은 곤충의 피해를 자연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박승규 전문기자<내포곤충학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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