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노하우,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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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노하우,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만들죠”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7.09.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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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요리 전문점 ‘동방성’
오향장육은 돼지고기나 소고기에 팔각, 회향 등의 향신료를 써서 오랫동안 삶은 중국요리로 냉채처럼 시원하게 먹는 요리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게살수프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 있는 메뉴다.

지금이야 외식 메뉴가 다양하지만 70년대만 하더라도 외식 메뉴는 자장면이 전부였다. 좀 더 근사한 곳을 찾는 사람에게는 경양식 돈가스 정도가 유일한 사치였던 시절이 있었다. 세월이 지나갔어도 자장면의 인기는 여전히 우리 식문화를 대표하는 음식이라 할 만 하다. 주머니가 궁할 때, 빨리 밥을 먹어야 할 때, 이사를 할 때 우리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음식, 자장면이다.

홍성에서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함없이 중국요리를 만드는 동방성은 화교 2세대인 조원규 대표가 운영하는 중화요리 전문점이다. 지금은 3대인 조명령 씨가 주방을 맡고 있다. “처음에는 살기 위해 시작했죠. 지금은 배달을 안 한다고 하니 배불렀구나 하시는 분도 있는데 사실 몸이 많이 힘들기도 하고 좀 휴식이 필요한 때인 것 같아요.”

30여 년 전 홍성 읍내 작은 식당에서 시작한 유성반점은 아내 손세여 씨가 주방을 맡고 조대표가 경영과 배달을 맡아 시작했다. “이제 아내도 몸이 아프고 아들이 주방을 맡은 지 5,6년 되었는데 미묘한 맛의 차이는 아직도 아내의 몫입니다.”

자장면의 맛은 춘장이 좌우하는데 1948년 영화식품의 사장인 화교 왕송산 씨가 ‘사자표’ 면장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발했다. 첨면장은 원래는 적갈색을 띠지만, 특성상 발효를 오래 시킬수록 검은 빛이 나는데, 이런 오래된 장의 색깔과 맛을 흉내 내기 위해 캐러멜 색소와 감미료, 화학조미료를 첨가해 만든 것이 바로 한국식 춘장이다. 원래의 첨면장과 달리 당시 미국의 원조로 흔했던 밀가루를 사용해 만들다가 이후 중국의 첨면장과 같이 대두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춘장은 볶는 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져요. 각 집마다 자장면 맛이 다른 이유가 그거죠. 모든 음식이 그래요. 무조건 빨리 하는 음식은 맛이 안 나죠. 또 양념을 넣는 순서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료의 신선함과 적당한 간, 육수가 음식의 맛을 좌우하죠.”

월산리로 자리를 옮기면서 제일 아쉬워한 고객은 공무원들이었다. “아직도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어요. 식당 이름이 바뀌거나 몰라서 못 오시는 분들은 없어요.”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천리길도 마다하지 않는 미식가들에게 위치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음식점을 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게으르지 않고, 책임감 있게 맛있게 만드는 일이죠. 그 과정이 쌓이면 그것이 자부심이 되는 거죠.” 흔히 중국 음식하면 자장면과 짬뽕을 떠올리지만 중국음식의 종류는 너무 다양해 일일이 소개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오늘만큼은 자장면과 탕수육에서 벗어나 고량주 한 잔에 오향장육 한 접시로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기분을 내봐도 좋을 듯하다.


메뉴: 자장면 4500원, 짬뽕 5500원 세트메뉴: 양장피+탕수육+소주, 유산슬+탕수육+소주 세트 3만5000원, 양장피+유산슬+탕수육+소주, 유산슬+깐풍작은새우+탕수육+소주, 5만5000원, 양장피+유산슬+깐풍작은새우+고추잡채+꽃빵+식사 12만원

문의/예약: 631-9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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