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에 담긴 빛마저 디자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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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 담긴 빛마저 디자인하다”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7.12.2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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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컨트리가구 홍성읍‘마들렌 상점’
보기만 해도 따뜻한 겨울 이불이 침대로 불러들인다. 잘 고른 가구 하나, 열 가구 안 부러운 법이다.

오랜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작은 텃밭과 넓은 거실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막상 이사를 하고 나니 가구가 없어 거실이 텅 빈 느낌이다. 미니멀리즘이 유행이라지만 변변한 소파 하나 없는 공간에는 슬리퍼 끄는 소리만이 윙윙거리며 울렸다.
이럴 때 생각나는 사람이 한 명 있다. 홍성읍 월산로에서 마들렌 가구를 운영하는 송소운 대표다.

“언니, 날도 추운데 나오지 말고 집에 있어요. 내가 갈게.”
잠시 후 도착한 송 대표는 매의 눈으로 집안을 살핀다.

“언니 스타일에 맞추어서 내가 추천해도 되지? 우리 가구가 100% 원목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냄새도 없고 빈티지한 느낌도 나니 언니네 집에 딱이다.”
식구가 단촐하니 덩치가 큰 가죽소파보다는 원목 느낌이 살아있는 벤치형 소파를 추천했다.

“이 옆에 2단 라틴 바구니 놓으면 예뻐. 침대 옆 협탁으로 사용해도 되고 소파 옆에 놓고 자질구레한 잡동사니 넣어도 되고. 그리고 여기에 조화 리스 하나 무심하게 툭 걸치면 더 멋스럽지.”
다리 하나가 부러져 청테이프를 돌돌 감아 임시방편으로 사용하고 있던 식탁도 바꿀 때가 되었다. 내친 김에 식탁도 물어본다.

“언니네는 너무 클래식한 것보다는 밝은 컬러의 원목 식탁이 잘 어울릴 것 같아. 너무 묵직하고 비싼 것보다 그 때 분위기에 맞추어 테이블 러너 정도만 바꾸어 주면 돼. 오히려 잘 고른 그릇이나 커피 잔, 화병에 꽂은 꽃 같은 것이 식탁 분위기를 좌우하거든.”
“여기 이 벽면이 좀 허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전에 살던 집이 워낙 좁아 가구 없이 살았는데 이사를 오니 뭐 변변한 게 하나도 없네.”
“언니, 걱정 마. 내가 있잖아. 허전한 벽에는 액자를 걸어도 되지만 예쁜 콘솔 하나만 놓아도 근사해져. 그리고 인테리어의 완성은 커텐과 조명인거 알지? 조명은 내가 아시는 분 소개시켜 드릴 수 있어. 커텐은 안 해도 돼?”
이것저것 생각하자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천천히 하자. 일단 필요한 가구부터 들여놓고 생각해보자.”
며칠 후 주문한 가구들이 하나씩 들어온다. 원목이 그대로 살아 있는 나무결에 각 모서리를 살짝 긁어 빈티지한 느낌을 살린 소파는 작지만 거실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준다. 송대표의 제안대로 주문한 라틴바구니는 소파 옆에 두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소품이 된다.

식탁 역시 린넨으로 된 러너를 깔고 유리를 올린 후 꽃병 하나 올리니 근사하다. 화이트크림으로 도색된 나무 의자 또한 멋스럽다. 가장 고민이었던 벽면에는 우아한 곡선의 다리를 가진 콘솔 하나를 놓고 직접 그린 액자 하나 거니 그 자체가 갤러리다.

“언니, 가구를 무겁지 않고 소박한 느낌으로 했으니 커텐은 패치워크의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언니 생각은 어때?”
“송 대표가 말하는 대로 하니 다 좋아. 그것도 송 대표가 알아서 해줘.”
“알았어. 언니.”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가방에서 줄자를 꺼내 창가로 가는 송 대표다.

■마들렌 상점 : 홍성읍 월산로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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