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추모공원장례식장, 협동조합 추진
상태바
홍성추모공원장례식장, 협동조합 추진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7.12.30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군 위탁받은 봉서리마을

마을기업으로 운영 성공
최성명 대표(가운데)는 봉서리 주민으로서 최고경영자(CEO)로 선출돼 11년째 홍성추모공원장례식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주민들과 이윤을 나누고 지역사회 공헌활동도 활발히 한다.

【금마】 일종의 혐오시설로 여겨지는 군립화장장을 받아들여 그 시설의 절반을 위탁받아 마을기업 형태로 운영하는 마을이 있다. 금마면 금마로 516번길 77번지, 봉수산 기슭에 자리잡은 홍성추모공원은 군에서 화장장을 직접 운영할 뿐 장례식장과 봉안당, 식당과 매점 등 나머지 시설은 봉서리마을에 맡겼다.

2007년 시설이 완공되면서 추모공원장례식장의 경영을 맡은 최성명 대표는 올해 11년째 운영하고 있는데 군에서 모든 시설의 전기세를 부담해주고 있어 일반 장례식장보다 30% 더 저렴하게 서비스한다. 최 대표도 물론 봉서리 주민이다. 군이 장례식장의 운영권을 처음 봉서리마을로 넘겨줬을 때 주민들이 투표로 그를 최고경영자(CEO)로 선출했다고 한다. 결국 CEO로 선택을 받은 최 대표는 마을주민을 포함해 외지 사람들을 대상으로 직원을 채용했다.

그 후 최 대표는 탁월한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발휘하면서 흑자를 내기 시작했고, 시설관리를 위한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지출하고 남은 이윤은 마을주민들에게 공평하게 나눠 돌려줬다.

뿐만 아니라 매년 연말 희망나눔 캠페인에도 적극 참여해 아낌없이 기부도 한다. 3년간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재계약을 반복하면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최 대표는 내년부터 법인으로 바뀌게 된다며 현재 협동조합 설립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일종의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하려고 합니다. 서울의 한 법무법인과 계약해서 이 일을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주민들이 조합원으로서 권리를 행사하며 이윤을 나누게 됩니다.”

그 동안 주민들은 직접 투자하지 않은 상태로 소득을 공유했지만 이제부터는 각기 일정한 지분을 갖고 적극 경영에 참여하면서 이윤도 나누는 주주가 되는 것이다. 다행히 그 동안 수혜를 받아왔던 주민 87가구가 전부 조합원으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한다.

최 대표는 처음 군에서 봉서리를 추모공원 후보지로 결정했을 때는 반기지 않았다고 한다. 주민들은 한결같이 반대하며 마을에 절대 들어올 수 없다고 싸웠다. 군으로서도 달리 적당한 후보지가 없어 봉서리 주민들을 설득하며 나름대로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그렇게 하는 과정이 3년 6개월, 결국 주민들은 시설의 절반을 맡아 운영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추모공원을 받아들였다. 이제는 추모공원이 산골 오지 마을사람들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최 대표는 10여 년 전 이장을 맡았던 표영호 씨가 군청과 봉서리 마을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멋진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님비현상도 이렇게 한 발짝씩 양보하고 나니 마을에 활력을 주는 창조적인 사업이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