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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살리려 노력했지만 현실적 대안 못 찾아▪ 폐교 앞둔 결성중학교 조민철 교장과 이정화 교무부장 인터뷰
개학 첫날인 5일 전교생들이 본지기자를 위해 한 자리에 모여 선생님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오른쪽 끝이 조민철 교장, 가운데줄 오른쪽 끝 이정화 교무부장.

결성중학교가 사라진다. 1964년 개교해 54년의 역사를 가진 학교가 입학할 학생이 없어서 이 달 말로 문을 닫게 된다. 문을 닫기 전, 아이들이 떠나기 전 기자는 서둘러 달려갔다. 지난 5일, 결성중학교는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교한 첫날이었다. 강추위 속에서도 실내는 따뜻했다.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듯 했다. 1학년 1명, 2학년 2명, 3학년 3명, 전교생 6명이 모두 출석했다.

학생들은 이번 주 8일까지 선생님들과 같이 마지막 수업을 하고 나면 영원히 이 학교를 떠나게 된다. 9일 열릴 졸업식에는 3학년생들만 학교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1~2학년생 3명도 이웃 읍·면에 있는 학교로 모두 흩어진다. 그 동안 학생보다 더 많았던 7명의 교직원들도 뿔뿔이 흩어진다. 농·어촌에 문을 닫는 학교도 있지만 신도시에 학교가 새로 신설되기도 하고 도심지역에 과밀 학교도 있어 도교육청에서 새로 발령을 내는 곳으로 가게 된다. 공립학교 교원으로서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게 돼 실직은 면하지만 부득이 떠날 준비를 해야 하는 선생님들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기자는 교장실에서 조민철 교장과 이정화 교무부장과 마주앉아 마지막 소회를 들어보았다.

1명이 수업하는 1학년 교실.

■지난 2학기 통합교육 실시
기자: 시골 미니학교에 시설도 좋고 최고의 실력을 갖춘 훌륭한 선생님들도 계시는데 학생이 없어서 문을 닫는다니 안타깝네요.

교장: 저는 지역에 마을학교가 있으면서 온마을이 함께하며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인구 절벽으로 전교생 6명의 초미니 학교가 됐습니다. 지난해 3월 1일자로 부임하면서 선생님들과 함께 학교를 살려보려고 했으나 그게 잘 안 돼 안타깝습니다. 그 동안 저 나름대로 교육과정 내실화를 위해 애를 쓰며 교과별 벽을 허물고 융합교육과 통합교육을 지향했습니다. 아이들이 결성면에만 머무르지 말고 민물에서도 살고 바다 속에서도 살 수 있도록 미래에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해 교육했습니다. 교직원 7명이 똘똘 뭉쳐 6명의 아이들에게 예체능 감수성, 더불어 살아가는 공감력과 서로 소통하는 능력, 문제 해결능력, 지적인 능력을 강조하면서 미래 핵심역량을 제고한다는 목표를 갖고 학교를 운영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3월 부임하실 때만 해도 폐교가 결정된 상태는 아니었죠?

교장: 그 때는 폐교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3학년 3명이 다음해 졸업하고 나면 예정된 입학생이 1명밖에 없어 전교생 4명으로는 중학교 운영이 힘들어집니다. 초교는 가능한데 중학교는 통합교과로 어렵습니다. 이제 모교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지만 아이들은 새로운 학교에서 새 친구를 만난다는 설레임을 갖고 있습니다. 그 동안 아이들 입장에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통합학교와 공동교육과정을 2학기 동안 운영했습니다.

교무: 통합교과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가게 될 광천중, 금마중, 갈산중과 함께 했지요. 김정택 SBS악단장을 모셔서 4학교 연합으로 명사초청강연도 했고, 연합탁구대회도 했습니다. 지난 1월에는 제주영어교육센터에서 4개교 16명이 참여해 4박5일간 영어캠프도 하고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 3박4일간 역사탐방도 지난해 12월에 다녀왔습니다. 방학기간 중에 이틀간 남도로 교사와 학생이 모두 만족한 추억여행도 했습니다. 저는 이 학교에 3년째 근무하는데, 전교생이 2015년 15명, 2016년 6명, 2017년 6명이었습니다.

학교 규모에 맞게끔 일정하게 구분된 예산으로 아이들은 무료로 모든 활동을 했습니다. 교과체험학습의 비용을 학교 돈으로 모두 지원했는데 교육복지는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없었죠. 지금 결성면에 65세 이상 어르신이 인구의 60%를 차지한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자꾸 줄어드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2학년 영민이는 그 동안 학교가 넓어 자기만의 공간에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나 이제 다른 학교에 가면 그런 것이 없어질 것 같다는 말을 하며 아쉽다고 하더군요. 결성중학교는 자기 아버지와 누나가 졸업한 학교인데 중간에 떠난다는 생각하니 서운하겠죠.

2명이 수업하는 2학년 교실.

■교사들 가정 돌보미 역할로 사제동행
기자: 선생님들이 1대1 과외교사 같은 역할을 하면서 인성은 말할 것도 없고 학력도 어느 정도 수준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교장: 학교문화로서 사제동행과 사사동행이 잘 이뤄졌습니다. 사제동행은 즉,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 다양한 교육과정을 진행했습니다. 사사동행은 선생님과 선생님간의 동행인데, 선생님들끼리 교육동행이 이뤄진 것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교무: 1학년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으로 지적인 문제가 있으나 행동은 뛰어납니다. 초교시절부터 혼자 공부하면서 선생님으로부터 세밀하게 돌봄을 받았기 때문에 판단능력이 뛰어납니다. 2학년에 영민이는 수학에 영재성을 보였고, 은혜도 보통 이상으로 성장했습니다. 3학년 아이들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판단능력이 뛰어납니다. 아이들이 지적인 것보다는 참학력적인 면에서는 뛰어납니다.

교장: 저는 최근 1년 동안 작은 학교를 처음 경험했습니다. 요즘 시골이든 도시든 아이들에게 집은 있는데 가정이 없습니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면서 집은 잠만 자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 6명은 학교가 곧 가정이었습니다. 수학여행을 다녀온다든지, 프로그램이 끝난다든지, 일과가 끝난다든지…. 어두워져도 부모님이 아이를 집에 데려갈 여건이 안 됩니다. 우리 학교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집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면서 가정 돌보미 역할까지 했습니다. 저는 선생님들이 그렇게 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하나 걱정될 정도였습니다. 그런 열정은 다른 학교에서 정말 보기 어렵습니다. 요즘 온전한 가정이 도시에도 많지 않습니다. 우리 학교는 선생님들이 그런 역할 많이 해줬습니다. 그런 틈새에서 아이들이 콩나물 크듯이 컸습니다.

교무: 오는 8일 홍성문화원에서 열릴 결성중학교 졸업축제는 우리 학생 6명이 다 공연합니다. 모든 아이 다 참여합니다.

기자: 학부모들이 바쁘게 사느라고 자녀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형편에서 선생님들의 역할이 큰 도움이 되었겠네요.

교무: 아이들이 살아가는데 힘을 길러줬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기자: 폐교가 결정되면서 선생님들의 심경은 어떠셨는지?

교장: 저는 마을에 학교가 있어서 교육사회학적으로 서로 동반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와 지역이 연계해 커뮤니티를 이뤄야 하는데 학생수 급감으로 폐교 결정이 된 것은 마음이 아파요. 전국에 이런 규모의 축구장(인조잔디 운동장)이 있는 학교가 없어요. 물론 시설문제가 아니라 홍주의 역사와 얼이 서려 있는 고장의 중학교가 문을 닫으면 결성초등학교에도 타격을 줍니다. 진학할 중학교가 없어지니까 초등학교도 다른 곳에 가려고 하겠죠. 제가 노인학생도 오시라고 했고, 동문들이 이사오면 좋겠다고 권유도 해봤고.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교육도 생각해봤는데 마땅한 해결책이 되지 못했습니다. 지금 만감이 교차합니다. 선생님들도 타의에 의해 다른 학교로 가야 합니다. 교직원 전체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픕니다. 이런 안타까운 일이 더 없으면 좋겠습니다.

졸업을 앞둔 3학년 교실.

■8~9일 졸업축제와 졸업식 예정
기자: 지역사회와 총동창회도 노력했을텐데.

교장: 학생수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데 6명이 4명으로 줄면 수업의 질에 문제가 생깁니다. 선생님들의 순회 운영 문제, 예산의 효율성 문제가 이 큰 시설에 복합적으로 다가오는데…. 대한민국 자체가 지역간의 균형이 무너졌습니다. 홍성 내에서도 내포의 초교는 과대 과밀상태이고, 30분 거리의 한쪽에서는 폐교되는 학교가 있습니다. 도시집중화 현상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어서 외연적인 환경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앞으로 이 학교가 교육과 연계된 시설로 잘 활용되었으면 합니다.

교무: 저도 30년 교직생활 중 처음 겪어보는 일입니다. 인구 감소로 10년 후면 면단위 학교들은 없어질 것 같아 걱정됩니다. 성남에서 내려온 선생님이 성남시에서만 학생수 자연감소로 17개반 규모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교장: 홍성읍내에도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젊은 여성을 보기 힘듭니다.

기자: 앞으로 일정은.

교장: 오는 8일 오후 2시 30분부터 홍성문화원에서 졸업축제를 하고 다음날 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모교에서 졸업식을 합니다. 한 날 한 장소에서 둘 다 같이 하면 좋은데 졸업식장이 좁아 목요일 홍성읍내에서 먼저 축제를 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준비한 공연을 하게 되는데 통합되는 학교도 같이 찬조출연합니다. 금마중은 일찍 졸업식을 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참여 못하는 대신 교직원들이 와서 노래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그 날 홍성여고에서도 찬조 출연합니다. 졸업식은 금요일 학교에서 조용하게 할 계획입니다.

교무: 여기서 하는 것보다는 학교가 문 닫는 마당에 읍내에서 멋지게 놀아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 문화원을 택했습니다.

기자: 선생님들은 이 달 말까지 남아서 마무리를 하시겠네요.

교무: 네. 집기도 필요한 것은 다른 학교에서 가져가도록 할 것입니다. 졸업식 날 눈물날 것 같습니다.

지난 50여 년 동안 결성중학교는 52회에 걸쳐 6654명의 인재를 배출했다. 오는 28일 선생님들이 마지막 정리하고 새 임지로 떠나게 되면 결성중학교는 역사 속의 기록으로만 존재하게 된다.

허성수 기자  sungshu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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