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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리 김교남 이장님 박사 됐네!만학 13년만에 결실… 공주대학교서 학위 취득
김교남 이장이 지난달 초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열린 국제컨퍼런스에서 공주대에서 통과한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홍성】 홍성읍 대교리2구 김기남(68) 이장은 어린 시절 지독한 가난 때문에 일찍 포기한 공부를 50대 나이에 다시 시작해 13년 만에 박사가 됐다. 지난달 23일 명문 국립 공주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지역밀착형 유통·판매시설의 경영성과 분석에 관한 연구’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은 것이다.

김 이장은 원래 최종학력이 중졸이었다. 홍성중학교(14회)를 가까스로 졸업했으나 월사금을 제대로 내지 못해 졸업장도 받지 못했다. 그 후 19살의 나이에 돈을 벌기 위해 운전을 배웠다. 운전기사가 된 그는 대한통운에 입사해 핸들을 잡았다. 시외버스 기사로도 일하면서 자녀들을 부양해야 했던 그는 80년대 후반 핸들을 놓고 농사꾼으로 돌아왔다.

자녀들을 어느 정도 뒷바라지한 후 다소 여유가 생길 무렵이었던 2006년 홍성고 부설 방송통신고교에 입학했다. 평생 책과 담을 쌓고 지냈던 그가 갑자기 공부하고 싶었던 이유는 신문과 거리에 붙은 현수막 때문이었다. 방송통신고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이 그를 강하게 부추겼다. 그러나 50대 중반의 나이에 녹슨 두뇌로 공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다행히 당시 장재현 교장이 가장 나이 많았던 김 이장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수시로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홍성고 교장을 겸했던 장재현 교장은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일요일에도 하루 압축강의를 듣기 위해 나오는 방통고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출근했다고 김 이장은 회상한다. 그 후 장 교장은 김 이장의 멘토가 되어 3년 만에 방통고를 졸업할 수 있게 했고, 이어서 4년제 대학에도 가라고 부추겼다. 그의 격려로 자신감을 얻은 김 이장은 공주대 산업과학대학 부동산학과에 진학했고, 상위권 성적으로 졸업하게 되자 대학원 석·박사과정에도 차례로 도전했다.

“방통고에 입학한 후 박사학위를 따기까지 13년이 걸렸어요. 장재현 교장 선생님이 계속 부추겨서 여기까지 왔지요.”

그는 충남도내 주요 시·군의 농협 하나로마트를 대상으로 유통구조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도교수는 논문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국제학회지에 게재하도록 했고, 지난달 초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국제컨퍼런스에 같이 참여하게 했다. 거기서 김교남 박사는 전 세계 학자들 앞에서 자신의 논문을 직접 영어로 발표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그의 도전은 끝난 것이 아니다. 경제학을 더 공부하고 싶다는 그는 올해 11년째 동네 이장을 맡으면서 농업을 한다. 논 3000평, 밭 500평을 경작해 농사도 작은 규모가 아니다. 1남3녀에 손주만 9명을 거느린 그는 가족들로부터 뜨거운 축하를 받았다고 한다. 학위수여식 날 교수들이 고생했다고 차례로 껴안아 줬을 때 가장 큰 성취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는 김교남 박사는 그 동안 만학을 묵묵히 뒷바라지 해 준 아내에게도 깊은 감사를 표했다.

김 박사의 멘토 장재현 전 홍성고 교장은 “김교남 이장이 많은 나이에 공부하려고 했을 때 개인적으로 홍성중학교 후배이기도 해 관심을 갖고 격려해줬다”며 “농사를 지으며 바쁜 가운데서도 꾸준히 공부를 해 박사학위까지 받았으니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성수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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