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생산해 가공·판매하는 산양유베이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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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생산해 가공·판매하는 산양유베이커리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8.03.2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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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읍 월산리 ‘두다원’
버터가 통째로 들어갔지만 전혀 느끼하지 않은 산양유양버터와 천연발효종식빵.

아버지는 집에서 직접 빵을 만들어주셨다. 오랫동안 장류를 만들어 판매해온 아버지는 산양유 몇 마리를 키워 자식들에게 먹였다. 아버지가 자식에게 해줬던 그 맛과 정성 그대로 사람들에게 되돌리고 싶었다. 홍성군 월산리에 위치한 두다원은 지난 2015년에 개장해 지금까지 꾸준하게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두다원 황규일 대표는 ‘농업인이 직접 생산해 가공하고 판매하는 일까지 농부가 해야만 살 길이 있다’는 아버지의 말을 가슴 깊이 새겨들었다.

“아버지가 만든 빵을 친환경매장에 보냈는데 판매하고 싶다는 말이 계기가 되었다. 산양유의 재구매율을 높여야 하는데 그것만으로는 힘들다. 내가 생산해 의미가 있고 믿을 수 있는 산양유를 넣어 빵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산양유 세 마리로 시작한 목장은 이제 90마리로 늘었다. 매장 한 편에는 작은 액자 몇 개가 걸려 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액자는 할아버지와 손녀, 그리고 염소가 들판에 앉아 있는 여유롭고 따뜻한 사진이다. 사진 밑에는 ‘홍동면 수란리의 깊은 골짜기에서 자연 방목해 산야초와 야생풀을 실컷 먹으며 살고 있는 유산양들을 키우는 농장입니다.

산양유는 성경에서 나오는 유일한 젖이며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마셔온 젖입니다. 모유와 가장 비슷한 단백질 구조를 보이며 우유에 비해 알레르기 발생률이 현저히 낮습니다. 성장 및 면역력 증진 성분이 다량 함유돼있습니다. 소화가 쉬운 MTC지방이 우유의 2배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모두 황 대표의 기억과 정성이다.

산양유는 약간의 유취 때문에 못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빵 반죽에 산양유를 넣으면 빵은 부드럽고 산양유의 유취나 거부반응이 사라지게 된다. 천연발효종 식빵은 반죽 무게의 40%에 해당하는 산양유가 들어간다. 또한 산양유 아이스크림에도 50%의 산양유가 포함되어 있어 아이스크림을 먹고 난 후 목이 마르지 않고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황 대표는 “농업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6차 산업의 궁극적 목적이다”라며 “농촌에서 6차 산업이 발전돼야 농업이 살 길이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3월 서산에 두다원 2호점을 낸 황 대표는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 이렇게 유지한 것이 나한테는 의미가 있고, 앞으로 두다원을 성공적 모델로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두다원의 인테리어는 시골에서 쉽게 볼 수 없을 만큼 세련됐다. 나무와 블랙의 적절한 조화와 카페를 연상시키는 소품들까지, 그래서인지 젊은 여성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농촌이라고 대충 인테리어 하기보다 이왕이면 예쁘고, 세련되고 보기 좋게 만들려고 했다.”
두다원은 ‘많은 일을 하는 정원’이라는 의미다. 두다원 농장에서 나오는 신선한 산양유와 우리밀, 무항생제 달걀 등을 사용해 정성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빵은 손님들이 먼저 알아보고 찾는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아버지 옆에서 늘 보고, 느끼고, 마시고. 만져봤던 산양유로 농업과 농촌을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황 대표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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