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태안·보령 등 충남지역 지진, 남의 일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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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태안·보령 등 충남지역 지진, 남의 일 아니야
  • 취재=한기원/사진·자료=김경미 기자
  • 승인 2018.08.0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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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3>
한국지질연구원의 한반도 단층도.

1905년 인천에 지진계 설치되면서 우리나라 지진 관측 시작
110년 동안 진도 5.0지진 10차례, 홍성에서 가장 먼저 발생
홍성·보령·태안 등 서해안지역 지진이란 재앙 위험에 노출
서해안, 포항·경주와 유라시아판에 존재 항시 지진발생 가능


1978년 홍성지진으로 대표되는 충남지역의 지진공포는 1978년 10월 7일 오후 6시 19분 진도 5.0의 지진이 일어나면서 전국에서 지진발생지역으로 대표되고 있다. 당시 홍성지진으로 홍성읍의 홍주성이 무너지고 홍성읍 주택의 절반인 2840여동과 건물 118동이 파손됐으며, 1100여 동의 건물에 균열이 발생했고 도로 등 지면에 균열과 건물이 붕괴되기도 했다. 홍성군청 등 12개 공공기관의 유리창 500여 장이 파손되기도 했다. 당시 홍성지진은 우리나라의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으며, 기상청은 피해액만도 약 2억여 원, 복구에 소요될 비용을 4억여 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홍성지진의 여파는 다음해 3월까지 5개월 동안 진도 4.0를 포함해 7차례의 여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17년 11월 15일에는 경북 포항시 북쪽 9km 지점에서 규모 5.4의 포항지진이 발생했다. 진도 5.4의 포항지진은 60여 명이 다치고 건물 1200여동이 파손됐으며, 대학입시를 위한 수능시험이 연기되는 등으로 전국을 혼란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포항지진 이틀 전인 11월 13일에는 일본 미야기현에서 5.7 지진이 일어났고 9일에는 지바현 남남쪽 439km 해역에서 6.1 강진이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난 2016년 9월에는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km 지점에서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2014년에는 충남 태안군 서격비열도 서쪽 100km 해역에서 5.1 지진이 발생했다. 그런데 1978년 홍성지진은 홍성군청 지하 10km 지점에서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성지진은 다른 지역보다 진도가 크지 않았는데도 피해가 컸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홍성지진은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의 지진관측소에서도 뚜렷하게 기록되지 않았을 만큼 지진파 에너지가 진앙 부근으로 매우 집중됐다는 점이 달랐다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1905년 인천에 지진계가 설치되면서부터 우리나라 지진 관측이 시작됐다고 한다. 그 후 110여 년 동안 실제 피해가 발생하는 진도 5.0 이상의 지진은 10차례 이상 일어났는데, 홍성에서 가장 먼저 발생했기 때문이다.
 

2016년 11월 13일 21시 52분 57초에 규모 3.5 지진이 충남 보령시 북북동쪽 4km 지역에서 발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료

■ 2000~2016년 충청권 지진 111회
한반도에는 지진이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충청지역은 지진빈도가 잦고 대형지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지진 대비가 필요한 곳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민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지진 발생횟수는 계기지진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래 1990년대 연 평균 26회에서 2000년대에는 44회로 늘었다. 2010~2015년에는 336건의 지진이 발생, 연평균 56회나 됐다. 30여년 사이에 지진 발생 횟수가 3.5배 증가했다. 충청지역의 경우 1978년 대전과 충남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이 연평균 1.8회씩 발생했으며 충북은 0.8회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경기(0.5회), 전북(0.8회)보다 잦은 횟수다. 2000~2016년 7월 6일 전국에서 발생한 지진 횟수는 808차례이며 이 가운데 충청권에서 발생한 지진 횟수는 111차례나 된다. 특히 충청지역은 강진 우려가 큰 지역으로 꼽힌다.

1978년 홍성지진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지진 관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국내 지진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충청권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이다. 기상청이 지진 규모별 순위를 집계한 결과 5위 안에 충청지역이 3건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1978년 충북 보은 속리산에서 발생한 5.2 규모의 지진은 역대 3위 규모로 기록돼 있다. 당시 보은에서는 일부 낡은 집이 무너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1978년 홍성읍에서 5.0 규모의 홍성지진이 발생했고, 2014년에는 태안 서북서쪽 해안에서 규모 5.1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한반도 강진가능성에 대해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 자료를 내놓으며 가장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옥천’을 꼽기도 했다. 충남에서는 주로 보령·태안 해역에서 많이 발생했고, 서산과 공주, 금산, 당진, 천안 등지에서도 관측됐다. 충북은 옥천과 영동, 청원, 제천 등에서 감지됐다. 대부분 규모 3.5 이하의 약한 지진이었다. 

■ 보령해역, 2013년 지진 32회 발생해

충남 보령에서 발생한 규모 3.5지진. 기상청 자료.

지난 2013년 6월 5일부터 11월8일까지 보령해역에서는 총 32회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전문가들은 서해 해저에 큰 단층대가 형성되면서 잦은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해 큰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4년 국정감사 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전국적으로 내진설계 대상 공동주택은 30만7597동이지만, 실제 내진기능이 있는 건물은 60% 정도에 불과했다. 이는 내진규정이 강화되기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 현존하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홍성·보령·태안 등 서해안 지역은 지진이란 대재앙의 위험에도 노출됐다. 감사원이 지난 2014년 10월 6일부터 11월11일까지 한국동서발전의 당진 9, 10호기, 서부발전의 태안 9, 10호기, 중부발전의 신보령 1, 2호기 등 건설중인 1000MW급 화력발전소에 설치하는 설비의 정착부 내진설계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총 49개 계통 1134개의 주요설비 중 642개 설비의 정착부에 대해 내진성능이 검토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24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남서쪽 76㎞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2.6 지진에 이어 전남 신안과 충남 태안에서도 각각 규모 2.0 이상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한반도 동남쪽이 아닌 서해 인근 지역에서도 지진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한반도 서쪽지역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한반도 서해지역에서 발생한 최근 지진은 24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남서쪽 76㎞ 해역에서 규모 2.6로 발생한 지진이다. 이후 같은 날 오후 9시 27분 35초 전남 신안군 흑산면 남쪽 68㎞ 해역에서도 규모 2.3 지진이 발생했다. 이틀 뒤인 26일에도 오전 3시13분 45초에는 충남 태안군 서격렬비도 서남서쪽 64㎞ 해역에서 규모 2.9 지진이 또 다시 이어졌다.

서해 인근에서 이틀 새 세 차례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이들 중 충남과 인천 지역은 과거에도 규모 5.0 이상 강진이 발생했던 곳이어서 경북 포항과 경주 인근인 한반도 동남지역 외에 서쪽지역 역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충남 태안군의 경우 지난 2014년 4월 1일 오전 4시 48분 35초에도 서격렬비도 서북서쪽 100㎞ 해역에서 규모 5.1 지진이 발생했고, 인천 백령도에서도 2003년 3월 30일 오후 20시 10분 52초 서남서쪽 88㎞해역에서 규모 5.0 지진이 발생했다. 2016년 3월 2일 오후 2시 4분께 충남 공주시 남동쪽 12km 지역에서 규모 2.4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의 진앙은 북위 36.36도, 동경 127.20도 지점이다.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센터는 “서해안도 기본적으로 포항·경주와 마찬가지로 같은 유라시아 판 안에 있는 존재여서 항시 지진발생 가능성은 존재한다. 지진을 유발하는 응력은 한번도 깨진 적 없던 돌보다는 깨져서 단층대가 존재하는 곳에서 발산하기가 더 쉽다”며 “기존 지진 발생 지역은 계속해서 더 높은 지진 발생 가능성에 노출 된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해(2017년) 1월부터 9월까지 한반도에서 110차례 지진이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규모 2.0 이상 지진만 집계한 자료다.

지난 2013년 93차례 지진이 발생한 뒤로 2014년과 2015년 각각 49차례, 44차례로 크게 줄었지만 지난 2016년 9월 12일 경주지진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일부는 9·12 지진 이후 여진 탓이라고 하지만, 올해 들어 지진을 발생한 지역을 살펴보면 여진과는 다른 양상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지진 발생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지 ‘지진이 없다’라고 평가하는 건 곤란하다”면서 “앞으로 할 일은 잠재 발생 지역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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