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의료원, 재활센터 병동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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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료원, 재활센터 병동 폐쇄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8.08.0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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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병원 문제에 왜 환자들이 불편함 감수해야 하나

의료원, 내년 4월경 간호사 17명 확보해 다시 열 예정

간호사, 급여 덜 받더라도 이제 하루라도 더 쉬고 싶다
지난 8일 간호사 부족으로 폐쇄된 재활센터는 내년 4월경 간호사를 충원해 다시 열 예정이다.

홍성의료원(원장 김진호) 재활센터가 지난 8일 간호사 부족 문제로 재활병동센터를 폐쇄했다.

홍성의료원 재활센터는 지난 2016년 완공해 3층과 4층 각 41병상, 총 82센터 시설을 완료했고 지난해 4월 간호사 수급 부족으로 3층 한 개 층만 개설 운영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올해 29명을 채용했으나 31명이 퇴사를 하면서 본관 간호사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재활센터를 폐쇄하고 본관과 통합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료원은 지난달 25일 재활센터 환자 보호자들에게 센터 폐쇄를 통보하고 본관으로 이동할 것을 알렸다. 간호사들 역시 지난 1일 병원 측으로부터 이 사실을 통보받았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30여 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는 의료원 재활센터에는 주로 뇌경색과 뇌출혈 등의 중증 장애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뇌경색으로 홍성의료원에 입원해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김아무개 씨는 “인근에 재활병원이 없어 이곳으로 왔는데 시설도 좋고 의료진도 좋아 만족하고 있다”며 “간호사 부족의 문제는 병원의 문제인데 환자들이 그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본관으로 가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병실을 본관으로 옮겨도 치료센터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들은 지하통로나 본관 앞 외부 통로로 이동해야만 한다.

20년째 뇌종양을 앓고 있는 환자의 보호자 이아무개 씨는 “본관 앞은 차가 많이 다니며 급하게 나오다가 교통사고가 나지는 않을까 걱정되고 지하통로가 있기는 하지만 너무 멀고 높낮이가 있는 곳이 많아 휠체어 이동이 불편하다”며 “요즘 날도 뜨거운데 보호자들의 마음은 더 뜨겁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원장과의 면담을 마친 일부 환자와 보호자들은 “병원측의 일방적인 통보와 무성의한 태도에 화가 난다”며 “약자의 입장이니 본관으로 이동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적어도 병원에서 사과 한 마디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문했다.

의료원 측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홍성의료원 관리과 김정준 관리부장은 “차선책으로 내년도 간호사 확보를 위해 장학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4년제 간호대학 4학년생에게 한 학기 학자금 300만 원을 지원하고 졸업 후 의무적으로 의료원에서 2년간 근무하는 조건이다”라며 “현재 간호사들이 들어오면 7급부터 시작할 수 있고 고용안정수당도 추가로 지급하는 등 간호사 수급확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활센터는 내년 4월경 간호사 17명을 확보해 다시 열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홍성의료원지부 진락희 지부장은 “1년 365일 수시 채용을 하고 있지만 근무조건이 개선되지 않아 간호사들이 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이제 간호사 인력 문제가 환자에게까지 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들은 과중된 업무로 인해 한 달에 2~3일 정도 밖에 쉬지 못한다. 환경 및 여건 개선을 위해 금년도에 월 30~40만 원 정도 급여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이직률이 높은 건 다른 근본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며 “재활센터를 폐쇄하지 않는 방법은 결국 본관 환자 수를 줄이는 것 밖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홍성의료원 간호사 정원은 221명인데 현재 간호사 수는 190명이다. 정원수에 달하지 못하는 간호사들이 근무하기 위해 간호사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음을 호소했다.

간호사 김아무개 씨는 “한 달에 오프가 4~5개 밖에 되지 않는다. 노동 강도가 세고 아파도 쉴 수가 없다”며 “시간 외 수당을 하나 덜 받더라도 쉬고 싶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간호사 이아무개 씨는 “간호사 부족의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병원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간호사들을 데리고 와야 하는데 너무 성의 없고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말들만 한다”며 “간호사로서 정당한 대우는 받지 못하고 미래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마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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