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여인숙으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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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여인숙으로 바뀌었습니다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8.09.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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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홍성의료원 재활병동 폐쇄 그 후!

홍성의료원 재활병동 폐쇄(본보549호)이후 환자와 보호자들은 일반 병동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간호사 부족문제에 대한 대안 마련은 어떤지 살펴봤습니다. <편집자 주>
 

재활병동에서 재활치료를 끝내고 일반병동으로 돌아가는 보호자가 차들을 피해 급하게 병동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위험해 보인다.

“얼마 전 환자를 목욕시키다가 바닥이 미끄러워 큰일 날 뻔 했다. 잠도 잘 못 자고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호텔에 있다가 여인숙으로 바뀌었다.” 재활병동에 있던 환자와 보호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불편사항을 토로했다.

지난달 8일 홍성의료원은 간호사 수급 부족의 원인으로 재활환자들을 위해 편한 시설로 지어진 병동을 폐쇄하고 환자와 그 보호자들을 일반 병동으로 옮기도록 조치했다. 보호자들은 즉각 반발에 나섰지만 인근 충남도내 재활병동이 없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병원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뇌종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둔 한 보호자는 “서산·예산·보령 등지에 재활병동이 없기 때문에 거의 여기로 몰리는데 홍성의료원 재활병동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아마도 간호사 부족의 문제로 병원 측에서 홍보를 적극적으로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재활병동 생활은 거의 호텔급으로 시설이나 의사와 간호사, 치료 모든 부분에서 만족했었는데 일반 병동으로 오면서 여인숙으로 바뀌었다”며 “일반 환자들과 같이 있다 보니 면역력이 약한 재활환자들의 감염 또한 우려된다”고 말했다. 가장 불편한 문제로 화장실, 목욕탕, 수면 부족, 재활치료실 이동 시 위험 등을 들었다.

지난해 5월부터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보호자는 “화장실에 비데가 없고 또 좁아 화장실에 환자를 앉히면 문이 닫히지가 않는다”라며 “일반 병동은 새벽에 간호사가 수시로 왔다갔다 해서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 재활치료 시 졸기 일쑤고 가기 귀찮다며 안 가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재활작업치료를 위해 재활병동 이동 시 번잡한 차들로 인해 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고, 지하통로 이용 시에는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지하라 환자의 건강이 염려스러운 상황이다. “다가오는 겨울이 걱정이다.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로 인해 혹여라도 환자들이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다.”

한편 홍성의료원 간호사 부족 문제 지적 이후 충남도에서는 지방의료원 발전방안을 위한 TF추진단을 구성하고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7일 충남도는 지방의료원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긴급회의 알림이라는 공문에서 “최근 충남의료원의 내·외적인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고 이로 인한 언론보도 등의 영향으로 지역거점 공공병원 역할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현황진단을 위한 긴급회의를 개최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TF추진단은 천안·공주·서산·홍성 4개 의료원에 대한 종합 경영 현황 진단에 이어 단기·중장기 간호인력 확충 및 처우개선 대책 마련 필요성에 공감하고,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한 추진단을 구성하고 지속적인 논의를 가지는 것에 합의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홍성의료원지부 진락희 지부장은 “재활병동에서 일반 병동으로 옮긴 환자와 보호자들의 불만이 간호사에게 집중되고 있다”며 “간호사가 없어 이런 문제가 생겼는데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다시 간호사에게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달 말까지 홍성의료원 간호사는 2명이 퇴사 예정에 있으며, 재활병동에 근무하던 간호사 역시 지난달 퇴사했다. 지방의료원에 대한 간호사 수급 문제에 대한 충남도의 적극적인 문재해결이 필요해 보이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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