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계획과 준비 없는 공공의료원 운영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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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계획과 준비 없는 공공의료원 운영문제
  • 이종화 <충남도의회 부의장>
  • 승인 2018.09.2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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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8일 간호사 부족문제로 홍성의료원 재활전문센터가 잠정적으로 폐쇄됐다. 가뜩이나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농촌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게 된 것에 대해 심히 우려된다. 홍성의료원 재활전문센터는 중증 장애환자들과 재활치료가 필요한 이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비 49억 원, 도비 49억 원 총 98억 원의 건축비와 의료장비(56종) 구입비 9억3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2016년에 완공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재활신축병동으로 3층과 4층 각 41병상, 총 82병상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간호사 수급 부족으로 개원을 미루다 지난해 4월에야 겨우 3층 한 개 층만 개설 운영했고, 4층 병동은 개시조차 못한 채 급기야 일부 운영 중인 재활전문센터 마저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폐쇄 당시 재활전문센터에는 뇌경색이나 뇌졸중 등 중증 장애 환자 30여 명이 입원해 있었는데, 재활센터 병동을 떠나 본관 건물로 병실을 옮겨 치료를 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환자나 보호자들은 최근에 지어진 건물이라 시설도 좋고 의료진도 친절해 만족스럽게 치료를 받아 전보다 재활의지가 높았는데 하루아침에 일반 병실로 옮겨 치료를 받으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간호사 부족의 문제는 엄밀히 병원의 문제인데 환자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본관으로 이동해 치료해야 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병원에서는 지금 같은 상황을 예상했음에도 환자와 보호자에게 폐쇄 상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양해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병원 측은 올해 29명의 간호사를 채용했으나 31명의 간호사가 퇴사하면서 본관 간호사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재활센터를 폐쇄하고 본관과 통합 운영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농어촌 지역의 의료 인력난이 어제오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축 비용만 약 100억 원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정확한 계획과 준비 없이 사업을 추진해 불과 2년 만에 재활센터를 폐쇄 한다는 것은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 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비단 홍성의료원뿐만 아니라 서산, 공주, 천안 등 충남도가 출자한 지방의료원 4곳 모두가 간호사 수급 인력난으로 축소 운영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데 있다. 지난 7월 의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에 따르면 이들 4개 의료원의 간호사 정원은 635명이고, 현원은 이보다 74명이 부족한 561명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지와 생활권이 떨어져 있는데다 급여가 적고, 업무 강도가 높다 보니 지방 의료원에 유능한 간호사를 충원하는 것은 그저 먼 나라 이야기가 됐다.

이참에 충남도가 출자한 의료원에 대한 전반적인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간호 인력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혜전대, 신성대, 청운대 등 인근 간호학과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졸업 후 의무적으로 3년간 의료원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간호인력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 향후에는 주먹구구식 운영이 아닌 계획적이고 준비된 자세로 의료원을 운영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도내 공공의료와 민간의료의 연관성도 면밀히 살펴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및 의료 인력의 안정적 충원 방안을 모색, 제대로 된 충남형 공공의료서비스 모델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역주민의 건강과 특히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공공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 중인 도내 의료원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다면 농어촌 고령 환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거듭 말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한 홍성의료원 재활전문센터를 간호사 부족으로 폐쇄한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병원 운영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다시 재개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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