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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거래 장터를 바라보며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던 지난달에 충남의 농특산물 홍보전이 열렸다. 홍성군의 여러 농가에서도 참여하고 충남의 특산물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홍보전을 방문했다. 그날은 추석을 앞두고 있어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아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도착한 시간이 점심시간을 조금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방문객보다도 많은 운영진과 애써 흥을 돋우려는 운영진의 모습이 안타까워 보였다.

사실 최근 농산물을 판매하는 행사장에 갈 때 마다 느끼는 점은 이런 판촉전이 소비자들에게 그다지 인기 있지 않다는 점이다. 행사장을 한번이라도 둘러보면 왜 소비자에게 외면 받는지 금방 알 수 있다. 2~30개의 부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물품들은 차별화 되어 있지 못하고, 주로 제철 농산물과 약간의 가공품들 위주로 행사장 안에서도 비슷비슷한 상품들로 구성돼 있다.
충남의 각 지역에서 특산품이라는 이름으로 모였으나 어느 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물건들과 비슷한 포장 디자인은 특산품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기만 하다. 솔직히 소비자가 찾고 싶고, 보고 싶은 물건은 별로 없고 생산자가 내놓기 편한 물건 중심으로 진열이 되다보니 매력 있는 시장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우리 농업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단일작목의 대량생산이 일반화 된 것이 원인의 하나일 것이며, 또 하나는 농촌이 소비자의 욕구를 고려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유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직거래 장터나 농민 시장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남을 통해 농산물을 거래할 수 있는 장소로 생산자는 적정한 가격에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고, 소비자는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장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소비자에게도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곳도 생기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행사장은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이는 직거래장터에 나오는 상품이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농산물도 시장에 나올 때는 엄연한 상품으로써 판매를 위한 충분한 준비가 돼야한다. 대기업이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할 때만 쓰이는 기법이 마케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작은 물건도 판매를 위해서는 누구에게 판매할지, 어떤 점을 강조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판매할지 등을 고려해야지만 소비자에게 선택돼 지는 것이다. 직거래장터의 성공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시장에 나가는 가장 기본은 상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고민이고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소비자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직거래장터에 나오는 농민들의 농산물에서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상품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고 있는 것은 아직까지 농산물이라는 상품에 대한 기본 마케팅 개념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외면한 상품은 당연히 소비자도 외면할 수밖에 없다. 대형 유통 구조 속에서 농업소득이 지속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으로 찾고 있는 것이 직거래 방식이라며, 이는 농민들에게 새로운 준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소비자에게 어떤 물건을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를 통해 같은 농산물도 다양하게 기획되고 소비자에게 다르게 인식됨으로써 차별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르게 직거래에 회의를 느끼고 포기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소비자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이순례<홍성도농교류센터 사무국장>

이순례 칼럼위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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