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우리 곁의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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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우리 곁의 이웃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8.10.18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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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핫산 가족 법무부 이의신청

시리아 무스타파 가족 인도적체류허가자격

■ 특별취재-홍성의 난민<1>
관용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자세 필요

“테러가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고 우리 아이를 그 나라에서 키우고 싶지 않았다.”
이라크 IS 위협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느낀 마흐무드 핫산 하디마흐무드, 할라프 아말 오하메드할라프는 자신들의 어린 딸 하디 마람 핫산하디와 함께 지난 2015년 한국에 들어왔다. 지난 2014년 핸드폰 무역업을 하던 핫산은 인천을 오가던 중 이라크 IS 위협이 심해지면서 아내인 아말과 딸 마람을 불렀다. 이후 난민신청을 했지만 불허판정을 받았고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한 상태다.

현재 핫산은 홍성에서 폐차장 등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갔지만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적절한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말이 지인들에게 밀가루로 반죽해서 만든 난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마람은 군내 한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고 있는데 영양 상태가 좋지 않고 충치가 많아 고생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홍성군다문화지원센터는 고정치과와 연계해 무료로 충치 치료를 해주기도 했다.

현재 홍성에는 인도적체류자격으로 머무르고 있는 시리아 난민 무스타파 가족과 이라크에서 온 핫산 가족 등 두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지역 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난민 가족에 대한 배려와 보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난민은 인종, 종교 또는 정치적, 사상적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외국이나 다른 지방으로 탈출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1992년 UN 난민협약에 가입했고, 1994년부터 난민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두가 난민으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2018년 5월 기준 난민 인정자는 839명으로 난민인정률은 4.1%에 불과하다. 또한 난민으로 인정받는다고 해도 일할 수 있는 여건 외에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시 말하면 난민은 받아들이지만 난민 인정은 어려운 나라인 것이다. 

최근 제주 예맨 난민 이주로 인해 난민 혐오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난민은 본인이 난민이 되고 싶어 된 것이 아니며, 범죄자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온 것이고 고국에 평화가 찾아오면 언젠가는 다시 돌아갈 사람들이다. 

홍성이주민센터 유요열 대표는 “난민 반대의 가장 큰 이유가 외국인 범죄다. 그러나 난민은 범죄를 저지르는 순간 난민인정 심사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추방될 것이기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라며 “또 다른 이유는 종교 갈등을 드는데 우리나라는 단일 종교 국가가 아니며 여러 종교가 자유롭게 어울리는 나라에서 종교 갈등을 이유로 난민을 추방하자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난민들은 G1비자 즉 일할 수 있는 것만 허용하는 비자로 들어오는데 난민 대부분이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난민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난민에 대해 관용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난민은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가면 박해를 당하거나 혹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 때문에 대부분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종전이 되는 상황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걸리는지도 장담할 수 없다. 난민 인정 심사 기간은 5년인데 난민인정 심사 결과에 대해 이의 신청과 소송이 가능하지만 그 대부분 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생활고와 함께 이중고를 겪는다.

홍성군다문화센터 김인숙 센터장은 “핫산 가족은 현재 경제적 어려움과 불안정한 체류 자격으로 인해 이라크로 언제 돌아가게 될지 모르는 상태를 가장 힘들어하고 있다”며 “최대한 센터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조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난민에 대한 우리의 시선이다. 극히 소수지만 홍성 내 2가족의 난민이 거주하며 먹고 살기 위한 생활을 하는 상황에서 우리 곁의 난민을 지역사회의 자산으로 받아들여 가난하고 위험한 사람이 아닌 우리 지역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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