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 엄마가 된 네팔아가씨, 우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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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 엄마가 된 네팔아가씨, 우니사
  •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8.11.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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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홍성 사람, 다문화 가족 만세 <18>

구항면 마온리 타망 우니사
둘째 이제우 군과 함께 한 타망 우니사.

네팔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하얀 눈으로 뒤덮인 히말라야다. 네팔은 히말라야 산맥 남서면에 위치한 나라로 중국의 시짱자치구와 국경선을 접하고 있으며 동·서·남으로 인도에 둘러싸여 있다. 대히말라야산맥은 티베트와 경계를 이루는데 정작 네팔 사람들이 눈을 만져보는 기회는 별로 없다고 한다. 그저 멀리 눈이 쌓인 산맥을 바라볼 뿐이다.

네팔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 타망 우니사는 지난 2013년에 남편을 따라 홍성에 왔다. 현재 홍성에 거주하는 네팔 다문화 가족은 모두 3가구지만 이주노동자들은 많다.

“네팔은 라면 공장, 담배공장, 술 공장 밖에 없다. 공장이 다양하게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러 외국으로 나간다. 20살이 되면 말레이시아나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곳으로도 많이 나간다. 벼를 많이 심는데 특별하게 돈을 벌 수 있는 데가 없다. 그래서 돈을 조금 모아 한국으로 오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니사는 그래도 네팔 사람들의 얼굴에는 늘 행복한 웃음이 가득하다고 한다. 비록 돈이 없어 가난하더라도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서로가 도와가는 사람들의 민족성 때문이다.

“처음 한국 왔을 때 제일 신기했던 것이 어디를 가도 불빛이 반짝반짝 한다는 것이었다. 네팔은 전기가 약해 밤 9시면 불이 전부 꺼진다. 처음 인천공항 왔을 때 눈이 부셨다. 그런데 여기는 하루 종일 반짝거린다. 또 한국 와서 눈을 처음 만져봤다. 손에서 녹는 느낌이 굉장히 부드럽고 좋았다. 네팔에서는 눈을 만져볼 기회가 없다.”

지구상에 조금씩 다른 환경과 문화를 가진 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는 도저히 가늠이 되지 않는다. 지금도 지구상에는 굶어 죽는 사람이 존재하고, 또 어떤 나라는 전쟁의 아픔을 겪기도 하며 고국을 떠나 난민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 한편에서는 반짝거리는 불빛 아래 흥겨운 파티가 벌어지기도 하는 등 오밀조밀한 지구 세계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이 하나의 인연을 맺어 가족으로 산다는 것은 크나큰 인연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우니사 역시 처음 홍성에 와서 남편의 도움이 없었으면 지금처럼 한국말을 능숙하게 하지 못했을 거라 한다.

“남편이 많이 도와줬다. 처음 와서 첫 애 낳기 전까지 남편 소개로 7개월 정도 인근 공장에 다녔다. 공장에서도 많이 도와줬다. 홍성에 오니 어디를 가도 깨끗하고, 도로도 잘 되어 있고,  버스도 잘 다니니 정말 좋다. 네팔에서는 그 계절에 나오는 야채밖에 못 먹는데 여기는 사시사철 야채들이 냉장고에 있어 잘 먹는다.”

네팔도 인도 사람들처럼 오른손으로 밥을 먹는다고 한다. 왼손은 볼 일을 볼 때만 사용한다. “손으로 밥 먹는 게 더 맛있다”고 말하며 살짝 웃는 우니사의 얼굴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이번 홍성군다문화축제에서 네팔 다문화가족들은 네팔 전통만두인 모모를 만들어 판매했다. 우니사는 만두를 빚는 역할을 맡았다. 네팔 만두 모모는 야채와 고기를 다져 만드는데 우리나라 만두와 거의 흡사하다. “만두피를 얼른 만들어야 하는데 네팔 다문화 가족이 별로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내가 만족할 만큼의 솜씨가 나오지 않은 것 같아 속상하다. 다음에는 더 잘 만들어야겠다.”

네팔의 여인들은 결혼을 하면 미간에 빨간색의 히다를 붙인다. 비록 한국에서는 히다를 붙이고 다니지 않지만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우니사는 가족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밖에는 없다. 두 아이 모두 된장찌개에 밥 말아 먹는 것을 좋아하는 영락없는 한국인이다. 국적도 다르고 얼굴과 말도 다른 사람들이 만나 한 가족을 이루고 사는 일 자체가 이미 우리 모두 하나 된 가족임을 말해준다. 굳이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물어볼 필요가 없는 그들 모두가 우리의 가족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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