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마음산책
명품 쇼핑이 주는 달콤함

오랜만에 만난 지인은 필자에게 가방이 잘 어울린다고 했다. 기념일에 받은 선물이었다. 그러고 보니 몸에 걸치고 있는 목도리, 코트, 신발, 귀걸이 등도 선물 받은 것이었고, 원피스만이 필자가 구입한 것이었다. 원피스는 가장 애정하는 아이템으로 여러 가지 옷이 필요 없어 자주 입는 옷 중 하나다. 필자의 얘기에 지인은 ‘품앗이 패션’이라고 했다. 필자가 그 의미를 묻자, 품앗이 패션은 타인의 따뜻한 배려와 헌신의 관계가 형성돼야 가능한 패션이라는 것이다. 고개를 끄떡였다. 한 지인은 필자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자신이 걸치던 목도리와 코트를 줬고, 존경하는 교수는 과거에 자신이 애용했던 귀걸이와 신발, 옷 등을 보내줬다. 필자는 그 물건을 몸에 걸칠 때마다 그들의 마음이 전해 와서 다양한 형태로 마음을 표현하면서 지금까지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B는 결혼 6년차 35세 여성으로 만 5세 된 딸이 있다. 성격이 활발하고 적극적이었지만 결혼과 동시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고 출산을 하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생활했다. 육체적으로나 정서적 고립감으로 외로움을 자주 느끼며 늘 우울했다. 양육 스트레스로 아이와 편안한 애착관계를 형성하기도 어려웠고, 남편과 잦은 다툼으로 이혼을 요구하기도 했다. 어느 날 남편은 B의 손에 스마트폰을 쥐어주었고, 그때부터 온종일 스마트폰과 친구가 되어 밀착된 삶을 보냈다. 거의 매일 온라인 쇼핑을 통해 물건을 구매했기에 매일매일 물건이 배달됐고, 어떤 때는 하루에 3-4개가 배달된 적도 있었다. 특히 ‘국민’자가 들어가는 물건은 모두 구매하고 싶어 했다. 장시간 중국, 미국 등지에서 직구(직접구매)를 했고, 구매한 옷들로 자신과 딸이 멋지게 차려 입은 후 외출하면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시선으로 쳐다보는 것이 느껴져 흥분된 기분을 느꼈다. 이러한 B의 행동을 보다 못한 남편은 자주 “너 병이야, 너 미쳤어!”라고 소리쳤고, 이를 알게 된 친정식구들도 걱정의 소리를 계속했다.

우리 몸에는 세로토닌 호르몬이 있다. 세로토닌은 리더쉽 호르몬이고, 프라이드 호르몬이라고도 한다. 세로토닌은 자신을 사회적으로 과시하고 싶어 하며, 타인으로부터 사랑받는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낄 때 호르몬이 분비되어 행복함을 증가시켜 준다. 하지만 자신이 하찮은 사람처럼 느껴지고 자존감이 낮아지면 세로토닌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우울하고 공허감에 휩싸여 모든 상황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인지정서행동치료가인 폴 호크(Paul A. Hauck)는 마음이 우울한 사람은 자기 비난(Self-blame)과 자기 연민(Self-pity), 다른 사람에 대한 연민(Otber-pity) 때문에 정서적으로 우울함에 빠진다고 했다. 그러므로 몇 가지를 제언했는데 그 중 우울이나 정신장애가 너무 심각하면 약물치료를 받으라고 한다. 단지 약은 당사자가 왜 힘든지 원인을 가르쳐주지 않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약을 복용해서 일정 정도의 효과를 본 다음에는 심리 상담 등을 통해 건강한 마음과 두뇌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곧 적절한 사고는 감정을 통제하지만, 약물은 당사자가 호소하는 국부적인 것만을 통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가 최고의 효과가 있는 진정제고, 처방약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명품과 물질은 우리에게 어느 정도의 기쁨을 주지만 그것에 올인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적절한 선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약물이 주는 기쁨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약을 먹고 어느 정도 효과가 있으면 심리 상담을 받아 건강한 정신구조를 갖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물질을 통해 허전함을 달래는 한편, 자신의 마음을 위로해줄 사람과의 소통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질이 주는 기쁨과 사람이 주는 기쁨을 잘 조화시키며 행복한 삶을 살기를 응원한다.

최명옥<한국정보화진흥원 충남스마트쉼센터 소장·칼럼위원>

최명옥 칼럼위원  hjn@hjn24.com

<저작권자 © 홍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명옥 칼럼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 뉴스
PREV NEXT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