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면서 배우는 것 더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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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면서 배우는 것 더 많아요”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9.01.12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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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복지문화원충남본부 이난영 본부장
밑반찬을 만들고 난 뒤 봉사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이난영 본부장(뒷줄 맨 오른쪽).

‘봉사를 하면서 내가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말하는 여자가 있다. 그 어떤 지원도 없이 자비와 회원들의 노력만으로 일궈내는 봉사활동이다.

한국청소년복지문화원충남본부 이난영 본부장은 홍성여고를 졸업하고 외지에서 10년이 조금 넘게 살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홍성으로 돌아온 이 본부장은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했다. “어떤 일을 할까보다는 첫 번째로 생각한 것이 봉사였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내가 가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는 다문화가정과 장애인가족의 멘토 역할로 출발했다. 이후  2017년 7월에 한국청소년복지문화원충남본부를 개설하고 고독사 예방 캠페인, 독거어르신과 독거인 밑반찬 봉사 등을 시작했다. “흔히 독거어르신들만이 밑반찬이나 봉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다문화가정에서 남편이 없이 혼자 아이를 양육하면서 어렵게 키우고 있는 여성들도 많다. 또한 알콜리즘에 빠져 생활이 어려운 5~60대 남성분들도 있다. 모두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다.”

이 본부장은 예전 통계청에서 일한 경력을 살려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복지사각지대에 처한 사람들을 찾아다닌다. 직접 지자체나 각 행정복지센터를 가서 물어보고 확인한 적도 있지만 거의 수혜대상자가 겹치는 일이 많았다. 밑반찬 봉사는 어려운 이웃들의 심리적 안정감과 건강한 식생활을 위함이다.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회원들은 주로 3~40대가 많다. “물론 처음 하시는 분들도 있고 기존에 활동하시던 분들도 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해하지만 점점 하다보면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이어가게 된다. 주부들에게는 주변 이웃을 돌보는 활동이면서 내 가족과 부모님을 돌아보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반찬을 하는 날에 반찬이 남으면 주부들에게 가져가서 부모님에게 갖다드리라고 한다. 내 가정을 지키고 내 아이 밥 먼저 챙긴 다음에 봉사를 해야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는 봉사가 되고 내 것이 된다.”

매주 토요일이면 회원들은 장 봐온 것을 내놓고 밑반찬을 만들어 20가구 정도에 밑반찬을 배달한다. 매일 뭐 먹지를 고민하는 주부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 어떤 밑반찬을 만드는 일은 꽤 큰 일중 하나다. 그러나 이제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자원봉사 온 학생들과 함께 젊은 주부들의 손에서 만들어진 밑반찬은 어려운 이웃들이 먹을 고마운 일용할 양식이 된다.  이뿐 아니라 야간 골목길 순찰도 진행한다. 거의 대부분이 여성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은 밤 9시부터 취약한 골목길 순찰을 2주에 1회씩 실시한다. “안전장치라고는 야광봉이 전부지만 같이 있으니 그리 무섭지는 않다. 방범대는 주로 차량 순찰을 하기 때문에 골목길이나 공원 등은 취약하다. 특히 주취자들이 아무 곳에나 쓰러져 잠이라도 들면 얼어 죽는 수도 있어 바로 경찰이나 지구대에 연락한다.”

올해 한국청소년복지문화원충남본부는 홍성군내 학교밖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를 준비하고 있다. 비인가대안교육에 대한 조례가 만들어지면 그 활동이 좀 더 용이해지기는 하겠지만 조금 척박하더라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에 그 준비를 조금씩 해가고 있다. “봉사는 주변 사람을 따뜻한 마음으로 보는 일이 중요하다. 오히려 봉사를 하면서 내 삶을 돌아보게 되고 나 스스로의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돼 삶이 풍요로워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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