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콤하고 달달한 즉석떡볶이의 맛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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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하고 달달한 즉석떡볶이의 맛에 빠지다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9.01.2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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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읍 옥암리 The맛있는홍떡
The맛있는홍떡의 즉석떡볶이는 학생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사랑받는 메뉴다.

초등학교 때 일이다. 용돈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시절,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은 늘 군것질거리에 대한 욕구로 가득했다. 주머니에 돈은 없고 그저 친구들이 먹는 모습을 흘끔거리며 지나가고는 했다. 남 먹는 거 보면서 침 흘리는 일만큼 찌질한 일도 없다. 대신 집에 가면 엄마가 직접 만들어준 카스테라와 우유, 노랗게 익은 고구마 등 건강한 간식을 먹었다. 물론 그 덕분에 지금까지 군것질을 잘 하지 않는 건강한 몸이 됐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되고 용돈을 받기 시작하자 분식에 대한 욕구가 늘어났다. 친구들과 어울려 신당동으로 즉석떡볶이를 먹으러 다니는 일이 가장 즐거운 일이 되고 말았다. 가스불에서 자글자글 끓어가는 단잔단짠 떡볶이는 여고생에게는 그야말로 마성의 음식이었다. 어쩌면 떡볶이는 맛으로 먹는 음식이기보다는 다함께 머리를 맞대고 콧등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는 것을 보며 깔깔거리고, 친구들과의 수다삼매경에 빠지는 일이 더 즐거운 음식이다. 사실 지금은 그리 즐겨 먹지는 않지만 아직도 분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음식임은 분명하다.

지난해 8월 홍성초등학교 인근에 문을 연 ‘The맛있는홍떡’은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홍성인들에게 사랑받는 분식집이 됐다. 이성학, 박선율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The맛있는홍떡 메뉴는 다양하다. 즉석떡볶이와 김밥이 주 메뉴지만 저녁 시간 술이 고픈 어른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가게를 열면서 전국에 있는 떡볶이 집은 다 다녀본 거 같다. 김밥도 많이 먹었는데 다른 곳과는 좀 다른 김밥을 만들고 싶어 집에서 만든 것 같은 김밥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다.”

The맛있는홍떡의 김밥에는 스팸과 두툼한 계란말이가 들어가 집에서 엄마가 참기를 발라가며 돌돌 말아준 김밥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즉석떡볶이 역시 단짠단짠의 정석과 모든 재료를 아낌없이 넣는다. 즉석떡볶이를 먹고 난 후 밥을 비벼 먹는 일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김치와 콘옥수수, 김가루, 참기름 등을 넣고 자작한 국물에 밥을 볶으면 금상첨화다. The맛있는홍떡에 작은 안내판 하나가 눈에 뛴다. ‘욕하는 어린이에게는 음식을 판매하지 않습니다’가 그것이다. “정작 학교 앞인데 학생들보다는 어른들이 더 많이 온다. 학생은 고정 단골들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학생들에게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라고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친하게 됐다.”

박선율 씨는 홍성 내에서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가게 일을 보면서 일상이 바빠지면서 밑반찬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마음을 담아 가게에서 판매되는 음식을 포장해서 보내기도 하며, 유니세프에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일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과의 전화 상담 등의 활동을 틈나는 대로 하고 있다. 젊은 부부의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듬뿍 담겨 있는 즉석떡볶이의 맛은 그래서 더욱 매콤하고 달달하다.

메뉴: 즉석떡볶이 2~3인 1만3000원, 돈가스 7000원 모듬튀김 5000원, 김밥 3000원, 순대 3000원, 통오징어튀김 8000원, 뼈닭발 1만6000원, 영업시간: 11시30분~8시30분, 문의: 631-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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