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지은 튼튼한 집, 구경 한번 오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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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지은 튼튼한 집, 구경 한번 오실래요?”
  • 최선경 논설위원
  • 승인 2019.07.05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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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C가 만난사람<11>

디자인 상상 박만식 대표

내진설계가 포함된 중목구조 건축 시도
안전하고 건강한 집을 지어 보급하고파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백화점에서 젊음을 바쳤다. 건축일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디자인 상상 박만식(47·사진) 대표. “형이 건물을 짓다가 마무리를 못 하는 사태가 벌어져 누군가는 그 일을 해결하고 책임을 져야 했어요. 4남 1녀의 막내였던 제가 그 역할을 맡게 되면서 건축에 발을 딛게 됐습니다.”

지난 2000년 그렇게 그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무사히 건물을 준공하고 그 건물 1층에 편의점을 내고 ‘거기’라는 상표를 등록해 차별화를 꾀하면서 사업은 안정을 찾았다. 이후 분식집도 하고, 헬스장도 하면서 사업을 확장했고 그 과정에 실패도 경험하면서 어렵게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박만식 대표는 요즘 목조건축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건축을 하고는 있지만 지역에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되는 일을 찾고 싶었다는 박 대표. 홍성군에서 실시한 노후주택 개량사업에 선정되면서 농업인들이나 귀농귀촌인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빠른 시일 내에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는 ‘중목구조’식 주택을 보급하자는 것이 시작이었다.

창조건축 임지수 대표와 손을 잡고 지진에도 안전한 집을 짓자고 의기투합해 청운대학교 인근 남장리에 내진설계가 된 중목구조로 집을 짓고 있다. 지난달 28일 일본 에이메현에서 온 기술자들이 직접 현장설명회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중목구조란 무거운 목재를 재료로  만드는 건축 방식인데, 현재 일본식 방식을 쓰고 있어요. 목조주택은 콘크리트 주택에 비해 오히려 내구성도 강하고 천연단열재 역할도 합니다. 내·외장재로 널리 쓰이는 삼나무나 편백은 피톤치드라는 항균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건강에도 유익합니다.”

일본 내에서 산림의 84%나 되는 곳이 고이치현과 에이메현으로 이곳의 목재는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박 대표의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일본에서 온 목재생산업체, 설계업체, 프리컷 업체의 현지 기술자 3명과 에이메현의 담당 공무원 2명이 함께 참여해 현장설명회를 진행했다.

박 대표의 더 큰 그림은 단순히 내진설계가 포함된 중목구조의 주택을 보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홍성군을 지자체, 지역 대학, 지진 관련 기업이나 연구소가 함께 모여있는 지진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이다.

“인터넷에 홍성을 검색하면 따라오는 게 바로 ‘지진’입니다. 그래서 아예 홍성군을 지진과 관련해 특화된 도시로 스토리텔링 하자는 것입니다. 대학과는 지진공학 분야에 관한 학술연구를, 기업과는 지진재해방지 대책 및 기술 보급을 함께 하고, 지자체 차원에서는 아이들 교육을 위한 안전체험장 등을 만들어 운영하면 어떨까요?”

상량식 때 박 대표는 ‘행복에 수를 놓다’란 글귀를 썼단다. 평소 ‘벌어서 나누며 살아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행복한 홍성을 만들기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서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행복을 수놓고 싶다는 의미에서 쓴 글귀라고 한다.

“홍성이 변화에 둔감한 것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진지하게 서로 고민도 하고 잘못된 것이 있으면 개선하고 보완하려고 노력하면 많이 바뀔텐데 아직도 기득권 일부가 좌지우지하는 것 같아 아쉬워요.”

자신의 사업만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더불어 행복한 지역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 역할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박 대표의 꿈이 언젠가는 꼭 이뤄지길 응원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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