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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웃하며 살아낼 것인가

시대가 변했어도 여전히 부국강병은 전 세계 국가가 추구하는 첫째 덕목이다. ‘모든 국가의 정치경제학의 대목표는 그 나라의 부(富)와 힘을 증대시키는 데 있다’라고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도 ‘국부론’에서 갈파했다. 경제학에서는 활황세이던 경기가 갑자기 냉각되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실업자가 급증하는 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경착륙이라 한다. 한편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연착륙이라고 한다.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고 한다. 최근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경제권의 경기 둔화 우려에다 통상 분쟁 같은 위험요소가 곳곳에 산재한다. 대한민국은 무역 의존도가 크고 편중된 수출 구조 탓에 외부 변수에 따라 경제 전반이 흔들리는 위험한 구조다. 특정 품목이나 지역의 경기 변동에 따라 국내 경제가 들쑥날쑥해질 뿐 아니라 해당 국가와 무역 분쟁에 휘말리기 십상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 후유증도 큰지만 일본의 무역보복은 이러한 우리나라 경제구조 편중에 기인한다. 글로벌경제는 ‘함께 잘살자’고 하다가 자칫 잘못하면 같이 망하는 것을 걱정해야 할지 모를 만큼 거미줄처럼 촘촘히 얽혀 있다. 한일관계는 그런 의미에서 감정싸움이 지나치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내수 경기의 두 축인 투자와 민간소비는 눈에 보이게 꺾이고 있다. 과감한 규제 혁신과 노동개혁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일은 이미 요원하다. 정부의 냉철한 경제 인식과 유연한 대응이 절실할 뿐이다. 역사학자 바버라 터크먼은 그의 책 ‘독선과 아집의 역사’에서 “성공적인 혁명은 모두 그것이 몰아낸 폭군의 옷을 조만간 입는다”고 했다. 노동개혁을 줄곧 반대하는 노동단체나 집권세력도 또 다른 세력에게는 적폐로 각인될 수 있다. ‘바르게 살아가려면 한 발자국 앞에서 멎는 게 옳다’고 한 장자의 말이 의미 있다.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이겨야 그걸 기반으로 국민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자유 시장경제. 그것은 세계경제의 규칙이다. 정상적인 노조활동의 보장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의 출발선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현실은 자못 심각하다. 복지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려면 가장 먼저 재정여력과 부담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결코 포퓰리즘에 휘둘리면 안 되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흔히 ‘선한 의도’를 신봉하지만 행동은 자기 이익에 맞게 한다”라고 경제학자 제임스 부캐넌은 말한 바 있다. 분열과 포퓰리즘의 끝은 늘 총체적 파국이다. 소리 없이 가라앉는 민생경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며 아우성이다. 대기업과 장치사업으로 편중된 산업구조에서 벗어나야 하고, 대규모 장치산업과 중소기업·서비스산업이 조화를 이룬 경제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그래야 고용이 늘고 산업이 발전하여 전반적으로 성장을 이루는 선순환구조가 될 수 있다. 자율주행·전기차 시대에는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고, 자동차와 초고속 통신망을 연결해야 하며, 공유경제 시대에 따른 온라인 네트워크까지 갖춰야 한다. 반도체·5G통신·e커머스를 연동해서 같이 키워가야 하는 이유다.

일본에서는 근로자들이 5년 안팎의 소득을 모으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집값을 유지하는 것을 주택 정책의 기본으로 삼는다고 한다. 한국은 근로자 월급으로 십 수 년이 지나도 내 집 마련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 탓으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한 나머지 2030년쯤이면 인구감소로 대한민국의 국력이 감소한다는 보고서에는 자못 소름이 끼친다. 1년에 평균 400여 명이 한강에 투신자살을 시도하고, 그중에서 3분의 2가 익사체로 인양된다는 통계가 있다. 이유야 천차만별이겠지만 경제적인 이유도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말에 ‘답다’라는 말이 있다. ‘답다’라는 말은 분수를 잘 표현하고 있다. 학생은 학생답고 선생은 선생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어머니는 어머니답고, 지도자는 지도자답고, 국민은 국민다워야 한다.


한학수 <청운대 방송영화영상학과 교수·칼럼위원>

한학수 칼럼위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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