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향기 품은 홍성의 문인화 동아리 ‘묵향담은 우리그림’
상태바
먹향기 품은 홍성의 문인화 동아리 ‘묵향담은 우리그림’
  • 황동환 기자
  • 승인 2019.07.24 0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성미술협회 부회장 양정자 작가
일필휘지의 붓 터치 법을 제자들에게 전하고 있는 양정자 작가(사진 왼쪽).

일필휘지의 붓 터치와 여백의 미가 핵심인 시·서·화
소질있는 이는 배운지 1년만에 미술대회 출품해 입선


붓을 쫓아 드러나는 형상 옆 여백에 마음 속 시 한 수 정갈하게 앉히면 그제야 꿈틀대며 살아나 생명을 얻는 시·서·화, 이른바 문인화를 배우기 위해 모인 동아리 ‘묵향담은 우리그림’ 회원들이 홍성의 지역주민들에게 진한 먹향기를 풍기고 있다.

홍성미술협회 부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양정자 작가는 ‘묵향담은 우리그림’ 동아리 모임을 이끌며 문인화 제자들을 양성하고 있다. 양 작가는 20여 년간 문인화를 그렸다.

“봉석 임한철 선생님으로부터 13년간 지도를 받았죠. 임 선생님 밑에서 문인화를 배우면서 동시에 저 역시 제자들을 양성했어요. 문인화가 서양화와 다른 점은 붓 터치가 일필휘지의 그림이라는 점과 여백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 여백에 자신의 필체로 직접 쓴 글씨가 들어가야 합니다.”

‘묵향담은 우리그림’ 동아리는 지난 4월 홍성문화원(원장 유환동)이 ‘2019 생활문화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의 소규모 동아리 단체들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문화예술 동아리들을 공모했고, 여기에 응모해 선정된 16개 동아리 중 하나다.

현재 양 작가가 이끌고 있는 문인화 관련 모임은 홍성문화원 정규수업(매주 화요일 오전 10시)과 동아리 모임 두 가지다. 동아리 모임은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홍성읍 주공3차 아파트 관리사무소 2층에서 진행되며 무료다. 

“작년에 진행됐던 문인화 수업은 주1회로 진행됐는데, 아쉬워하는 수강생들의 요청으로 ‘묵향담은 우리그림’ 수업이 공모에 참여했고 마침내 선정되면서 현재는 주2회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자 길용남 씨<왼쪽>, 제자 임선자 씨

지난달 28일엔 양 작가 밑에서 문인화를 배우고 있는 제자 길용남 씨와 임선자 씨 두 명이 ‘충남미술대전’에 출품해 입선했다. 보통 2년 정도 실력을 쌓아야 미술대회에 나가곤 하는데, 배운지 1년 만에 상을 타는 쾌거를 이룬 것에 양 작가는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서양화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배울 수 있어요. 소질이 있는 사람들은 배우는 속도도 빠릅니다. 제자들이 상을 타면 무척 뿌듯하죠. 오는 10월엔 제자들의 작품을 모아 작품전시회도 열 계획입니다. 아이들의 정서순화를 위해 찾는 부모도 있습니다.”

제자들 양성해서 작가로 입문하도록 지도하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는 양 작가는 동아리 모임을 좀 더 활성화시켜 제자들의 실력이 향상되면 스승과 제자들의 부스 전시회를 여는 것이 희망이라고 한다. 

그 옛날 사대부들이 직접 지은 시를 4군자, 8군자, 12군자와 함께 즐겨 그린 그림이라 해 문인화라 일컫는다. 한번의 붓놀림으로 먹향기 진하게 품은 형상이 드러나고, 나머지 흰 여백 위엔 마음 밭에서 일군 시 한 수 캐내어 채우면 고관대작 부럽지 않은 충만감이 화폭에서 발산하는 문인화. 이 문인화를 접하고, 감상하고, 때론 직접 그릴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까지는 미처 몰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