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경영체 발굴해 산림분야 새로운 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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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경영체 발굴해 산림분야 새로운 일자리 창출
  • 황동환 기자
  • 승인 2019.07.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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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의 산림 전문가 그루매니저 박용석 씨
홍성군의 그루매니저로 선발돼 활약하고 있는 박용석 씨.

‘그루매니저’란 생소한 이름의 산림분야 전문가가 홍성군에 등장했다. 지난 5월3일 한국임업진흥원 산하 산림일자리발전소는 작년에 이어 올해 24명의 지역별 그루매니저 제2기를 선발했는데, 이 가운데 홍성군의 박용석 씨가 포함된 것이다.

산림청(청장 김재현)은 ‘사람중심·지역맞춤형’ 산림일자리 창출·육성을 지원하기위해 2018년부터 한국임업진흥원 산하에 산림일자리발전소를 두고 그루매니저를 선발해 왔다. 지난해에 5개 지역에서 5명의 제1기 그루매니저를 선발해 25개의 그루경영체를 발굴해 육성 지원해왔고, 가능성을 본 산림청이 올해에 24개 지역으로 확대해 1개 지역에 1명씩 24명의 제2기 그루매니저들을 선발, 그들을 통해 산림분야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림정책은 70년대부터 현재까지 나무를 심는 데만 중점을 뒀다. 산림청에 따르면 63퍼센트가 사유림이다. 정부차원의 계획적인 조림이나 운영이 잘 안됐다. 어떻게 보면 계속 방치됐던 상황이다. 이 상태에서 벌목이나 가지치기를 하면 잔가지들이 숲속에 그대로 남겨지게 된다. 화재가 나면 종종 대형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번 고성산불의 주요원인 중에 하나가 산에 버려진 미이용산림목재들이 산불의 장작역할을 했다고 한다. 간벌이 제대로 안되다 보니 나무가 제대로 크지도 않고, 목재로서의 가치도 없어진다. 이제는 나무를 심기만 할게 아니라 산림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사업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 산림청과 임업진흥원의 입장이다.

그루매니저를 통해 그루경영체를 모집해 산림을 다양하게 활용해 보겠다는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의 정책은 산림에 대한 기존의 관점에서 탈피하는 신개념 정책이라고 할만하다.

이번에 홍성군에서 지역 그루매니저로 선발된 박용성 씨를 만났다. 박 씨가 사는 곳은 장곡면 문당리 옆 한울마을이다. 올해 47세인 박씨는 서울에서 출판사 일을 하다가 홍성엔 교육 쪽에 관심이 있어 2003년에 귀촌했다. 스스로 귀촌에 가깝다고는 하나 1500평의 논농사를 직접짓고 있는 어엿한 농부다. 마을활력소와 문당리에서도 사무장 일을 했던 그는 이번에 산림분야의 일에 뛰어들었다. 그에게서 그루매니저의 역할과 일종의 산림분야의 사회경제적 일자리라고 할 수 있는 그루경영체에 대해서, 나아가 산림에 대한 인식전환이 왜 필요한지 등에 관해 들어봤다.

Q. 그루매니저란 무엇인가?
“임업진흥원 산하에 산림일자리발전소라는 곳이 있다. 그곳에 산림관련된 여러 경영체를 육성시키기 위해 도와주는 사람이 그루매니저다. 그리고 그루경영체는 5인이상이 모여 만든 주민조직을 육성해서 산림 산업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조직이다.”

Q.왜 그루매니저가 되기로 했나?
“목재를 이용하는 화목기술들이 많이 있는데, 이 방식이 비효율적이고, 그 과정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도 많다. 화력발전소가 배출하는 미세먼지도 있지만 시골에도 화목난로를 때면서 배출하는 미세먼지도 있다. 이를 개선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용역을 받아서 화목보일러 개선사업을 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의 사례들을 연구했다. 독일, 일본 등의 선진국들은 나무를 연료로 마을전체에 중앙난방식 열공급을 한다. 중앙에 보일러를 하나 놓고, 마을 개별 집들에 열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나무로 활용하는 기술들이 많은데, 우리나라는 이런 기술들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됐다. 이런 기술들을 우리나라에도 접목시켜보자는 취지로 연구를 하던 중에 산림청에서 그루매니저를 모집하는 공고를 보게됐고, 신청해서 선발됐다.”

Q.그렇다면 그루경영체란 또 무엇인가?
“그루경영체란, 산림과 관련된 일자리에 관심있는 5명이상의 주민모임 혹은 주민조직을 일컫는다. 산림분야쪽에 관심이 있는 주민 5명이상이 모이면 그루경영체라는 조직으로 묶어낸다. 이런 주민모임이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산림일자리발전소가 주관하는 그루경영체 모집기간에 이메일로 접수하면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다. 신청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고, 하려는 일이 타당성이 있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그렇게 각지역의 그루경영체가 선정되면, 해당지역의 그루매니저가 경영체를 도와주는 방식이다. 운영방식이 좀 다른데, 먼저 사업비를 주는 방식이 아니고, 그루경영체가 온전하게 사업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도록 도와주는 방식이다. 주요지원내용은 견학, 멘토링, 워크샵 등의 교육훈련을 통해서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를 정확하게 판단하게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원하는 사업분야가 결정되면,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사업 전에 시범사업을 한다.”

Q.홍성 지역에 어떤 형태의 그루경영체가 가능하겠나?
“충남도는 이미 산에 있는 미이용목재, 즉 버려진 목재들을 수집하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활용처가 마땅히 많지 않아 주민들이 가져다 쓰거나 하는 상태로 있다. 저는 이런 미이용목재를 이용해 에너지화하는데 관심이 있다. 울산의 영림단처럼 미이용목재를 수집하는 수집단이 주민조직으로 되면 좋겠다. 자기 지역의 산에 있는 미이용목재를 자기 주민들이 수집해서 그걸 파쇄해서 연료화하면 그 연료를 그 지역에 있는 난방시스템에 활용하는 것이다. 산림에서 나오는 목재를 마을에 쓰게되면 그 마을은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 그 마을은 굴뚝이 하나밖에 없게 된다. 그 굴뚝만 집진시설을 잘해 놓으면 미세먼지 없는, 굴뚝없는 마을이 된다. 또한 이 시스템은 전기도 생산할 수 있다. 전기를 생산하면서 나오는 열을 그 마을의 난방용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목재발전소, 바이오에너지 발전소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 자립이 되는 것이다.”

Q.기존에 없던 일을 하는 것인데, 홍성에서의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나?
“목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었지, 산림을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에 대한 관점은 없었다. 외국의 경우 간벌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산이 더 건강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데, 우리는 사유림이 많아 한계가 있었다. 이제라도 사유림 산주들과 합의가 되면 우리지역의 산들을 훨씬 더 건강하게 경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벌목하면 산림훼손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 안좋게 보는데, 그걸 산림경영의 시점에서 보면, 베주고 다시심고, 다시 잘 가꿔주는 것이다. 순환이다. 자라는 동안에 나무는 탄소를 흡수하고, 죽어서는 탄소를 배출하는데, 탄소배출량의 입장에서 보면 탄소배출이 제로다. 재생에너지 범주안에 들어간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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