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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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나다
  • 황동환 기자
  • 승인 2019.08.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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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재활용 모범되려면 관보다 주민이 주도해야
옛 대평초 교실에 들어서면 미술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대평초등학교총동문회(회장 노상진)는 지난달 27일 옛 대평초등학교에서 ‘코스모스축제와 작품전시회’ 개막식을 열고 오는 31일까지 지역주민들에게 무료관람 행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대평초 운동장에는 색색의 코스모스들이 피어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총동문회가 폐교된 모교를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되살리겠다는 각오로 지난 4월 코스모스를 파종한 결과다. 코스모스 꽃길을 지나 교실로 올라서면 미술 작가들의 서예, 서양화, 공예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지난 2014년 3월에 폐교된 이후 6년간 이렇다할 계획없이 방치됐던 광천읍 옛 대평초등학교의 부지와 건물을 재활용하려는 이 학교 졸업생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총동문회 노상진 회장은 지난 4월 열린 기별체육대회 당시 “폐교된 학교를 잘 정비해 각종 지역행사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잡초만 무성했던 모교운동장에 코스모스를 심어 꽃이 활짝 피면 작은 음악회 행사를 개최하고 싶다”고 학교부지 활용에 대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후 3개월 동안 이 학교 졸업생들이 직접 풀을 베고 거름을 주는 등의 노력과 공을 들인 결과 학교 운동장 2000평은 코스모스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또 교실로 사용됐던 2층짜리 학교건물은 미술작품 전시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얼마 전까지 흙모래만 깔린 채 군데군데 잡초만 보였던 학교 운동장을 코스모스 정원으로 부활시키는 과정에는 코스모스 씨앗을 제공한 광천읍행정복지센터의 역할도 한 몫을 했다. 또 작품을 전시할 작가들을 모으는 역할은 홍성문화원(원장 유환동)이 맡았다. 홍성군도 작품전시에 필요한 기자재를 제공하며 협력했다.

그동안 군은 관내에 폐교된 학교들을 어떻게 재활용할지를 놓고 고심 중이었다. 장재석 군의원은 지난해 군의회 5분 발언을 통해 늘어나는 페교 부지의 효율적 활용 방안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당시 “발생된 폐교가 적절한 방법으로 재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어 청소년 탈선의 온상 등 지역의 흉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날로 증가하는 폐교의 효율적인 활용 방안으로 △지역 단체·기관 및 사회복지시설 입주 활용 △체육관시설을 활용한 주민 생활체육시설 운영 △ 청소년 동아리 활동 및 여가활동 공간으로 제공 △어린이 창작 놀이터 개설 △가상현실(VR)기반 안전체험관 △결혼이주여성을 활용한 외국어 교육센터 운영 △캠핑장, 연수원, 농업 관련 기업유치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한 홍문표 국회의원은 “(대평초를) 홍성문화원의 이동문화원 혹은 분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고, 홍성문화원 유 원장은 “군은 행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관이 아닌 민이 주도하는 문화예술활동이어야 한다”면서 “폐교 5년만에 화려하게 재탄생한 대평초가 앞으로 광천읍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말했다.

폐교 재활용 방안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져온 장 의원은 무엇보다 동문회가 폐교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자발적으로 나섰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향후 군이 동문회에 폐교를 장기무상임대해 주고 재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제안했다.

현재 홍성교육지원청 소관 총11개 폐교 가운데, 학계초는 학생들의 양궁연습장으로, 장곡초 반계분교는 충남도 학교역사 자료관으로 활용 중이며, 구 홍성여고 터는 학교 이전으로 비어있는 상태다.

미활용 중이었던 폐교들 가운데 대평초가 이번에 새롭게 문화공간으로 재단장했고, 나머지 △광신초(미활용, 지자체와 협의중) △광남초(미활용) △광천여중(미활용, 보존관리) △광성초(미활용) △장곡초 오서분교(미활용, 보존관리) △결성중(미활용, 보존관리) 등 7개 폐교는 아직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대평초는 다음달 중순 단국대 학생들의 독립영화 촬영도 예정돼 있는 등 동문회가 공간활용에 적극적인 가운데, 지역의 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나려는 대평초의 노력이 성공으로 이어져 관내 다른 폐교들의 재활용 모범이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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