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에 크고작은 피해 남기고 지나간 제13호 태풍 ‘링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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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에 크고작은 피해 남기고 지나간 제13호 태풍 ‘링링’
  • 황동환
  • 승인 2019.09.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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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과, 가로수·보호수 피해, 교회 첨탑 쓰러질 뻔 했던 순간도

지난 7일 제13호 태풍 ‘링링’이 빠른 속도로 북상하면서 서해안 곳곳에 기록적인 강풍을 몰고 왔다. 이날 오후 들어 충남 앞 바다를 지날 때도 태풍은 약해지지 않았고, 홍성군을 포함 충남지역 곳곳에 강한 바람으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를 남긴 채 수도권을 경유해 북한 방향으로 빠져나갔다.

가을장마에 태풍까지 지나갔지만 다음주 초까지 제주와 남부지방에는 최고 150mm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피해 없도록 계속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태풍 ‘링링’이 지나간 홍성군도 강풍의 영향을 피할 순 없었다.

지난 7일 태풍 '링링'이 몰고온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가지가 부러진 홍북읍의 한 보호수

9일 현재 태풍으로 인한 관내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인 군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우려했던 것만큼 큰 피해가 접수 된 것은 없다”고 전했고, “정확한 피해 집계는 14일쯤 종합해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관내 도로 주변 가로수, 경관수가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으나 복구반을 투입해 당일 통행이 가능하도록 복구 조치했다고 군 관계자가 밝혔다. 일부 보호수도 강한 바람에 나뭇가지가 부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광천읍(읍장 신주철)의 경우 광천행정복지센터 옆 ‘광천침례교회’ 첨탑이 강풍에 첨탑을 옥상바닥에 고정하는 철물이 떨어져 45도가령 넘어가면서 하마터면 6층 높이에서 떨어질뻔한 아찔한 순간도 연출됐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광천119안전센터 요원들이 첨탑이 더 이상 기울어지지 않도록 긴급조치에 나섰고, 다음날 대형크레인을 동원해 현재 원상복구된 상태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몰고온 강풍에 기울어진 광천읍의 한 교회 첨탑이 위태롭게 버티고 있다.

군에 따르면 강풍의 세기에 비해 많은 양의 비가 내린 것은 아니어서 비 피해 규모는 적은 편이며, 다만 초속 50m로 부는 바람으로 벼가 쓰러지고, 관내 일부 비닐 하우스동과 축사 피해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눈에 띄게 피해를 입은 지역은 주로 과수농가들이었다.

장곡면 상송리 한 배 과수원 주인 강 모씨는 강풍으로 떨어진 배를 보고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홍성군 장곡면 상송리의 한 배 과수원, 지난 7일 태풍 '링링'이 몰고온 강풍으로 30%의 낙과 피해를 입었다.

강 씨에 따르면 “배나무에 달려있던 16만봉 중 5만7000봉의 낙과피해를 본 것 같다”며 “배가 떨어지면서 상처를 입어 상품화하기도 곤란할 뿐 아니라 아직 맛이 들기 전이라 애물단지가 됐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인 8일, 현장을 방문한 보험회사 직원들이 피해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이런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대비해 가입한 보험회사에서 전체 피해액수의 80%밖에 적용받지 못한 것에 대해 과수원 주인은 못내 아쉬워했다.

강씨의 부인도 “눈앞에서 배가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도 어떻게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낙과로 배나무 밑으로 하얗게 쌓인 배들을 보는 순간 “계속해서 농사를 지어야할지 말지 고민하게 됐고, 입에 밥이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속이 울렁거린다” 고 참담했던 심정을 토로했다.

“현재 바닥에 떨어져 있는 배도 문제지만 나무에 붙어 있지만 상품성이 떨어지는 배들은 보험 피해에 산정이 안 된다”며 “어디에다 팔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낙과피해 보상금액이 20% 감액된 것을 두고 과수원 주인은 “농민들을 위해 만든 농협이 농민들에게 제대로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것 같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몰고온 강풍의 영향으로 청운대 인근 공사장 가설벽이 종잇장처럼 힘없이 쓰러져 있다.

한편, 피해농가들의 빠른 패해복구를 위한 인력 지원 등 군 가용자원을 동원해 이번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들이 낙담해 농사를 포기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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