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63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삼문(三問)과의 대화 - 노은단(魯恩壇)에서 삼문(三問)과의 대화 - 노은단(魯恩壇)에서 참되고 밝은 삶이란 무엇입니까?그 답을 듣기 위해서는 이 세상에 태어날 때적어도 세 번의 물음이 필요합니다하루가 시작되고 또 하루가 시작되기까지꼭 필요한 물음, 그 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닭재산 닭울음소리 들리기 전오로지 자신에게만,수없이 묻고 또 답해야 합니다삶이란, 존재하는 그대로,없는 그대로 행하는 것행하는 그 사실 그대로 숨김없이,확실하게 하는 것있다 없다 하는 것으로물음에 답할 일이 아닙니다뜻으로 이리 저리 헤아려함부로 답을 얻으려 해서도안 될 일입니다아침 풀잎의 참[眞] 이슬이밝은 빛에 쉬이 목숨을 버리듯오르지 물음에 대한 답은가장 가까운 제 목숨 하나가벼이 할 줄 아는 것입니다성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11-28 14:41 오관리(五官里) 느티나무 오관리(五官里) 느티나무 거룩한종교 같은 울림으로고고히 살아오는 모습나아갈 길이 문득 끊어지고선 자리 움씬 못하는 슬픔이사울고불고 견뎌온 상처임에랴*삼문三門을 수없이 드나들며마음 놓고 살아가는 백성들과 함께빛과 어둠 사이를 지나면서무엇 하나 가벼이 할 수 있었던가무엇으로든 650여 년 동안함부로 지배할 수 없었던 것나라가 아파올 때지나는 바람에 몸을 흔들다가도눈꽃 핀 가지 끝을 모아절절히 하늘을 우러를 뿐이다아픈 기억이나 더듬을 뿐이다살아오는 동안 하던 짓 그대로잎을 따 내리다가, 때로는귀천(歸天)을 꿈꾸곤 하지만발소리를 귀담아 들으며여전히 삼문을 바라보다가또다시 새 봄이 오면높고 푸른 잎을푸짐히 피워낼 것이다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11-21 15:48 죽도(竹島)를 바라보며 죽도(竹島)를 바라보며 모든 물이 흘러내려도결국에는 바다에 모여 드는구나안면도에서 편안한 잠을 이룬 물줄기와덕숭산 수덕사 비구니의 숨소리로 내린 물줄기가천수만에서 만나 격한 심장으로 떠 있구나안면도로부터도 아니다, 육지인남당으로부터도 아닌이리도 저리도 한 발자국 내딛지 못하고천수만에 떠 있는 열두 댓섬외로움이란 일 년 열두 달 매양무리지어 출렁이는우화(寓話) 같은 것이 아닐까늘 푸르기만 하면외로움도 고절(孤節)이 된다,시누대밭을 지나 바다로기다림처럼 앞으로 가야할 길까마귀를 길조라 외치고 나면섬만의 외로움도상서로운 조짐이 된다나의 몸을 베어 나를 지켜다오외로움을 찌르는 화살이 되어삼별초의 피얼룩이 푸르게푸르게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11-14 15:27 당간지주(幢竿支柱) 앞에서 당간지주(幢竿支柱) 앞에서 어떤 생각이 없다면너와 나 아무런 허물도 없고법도 없다고는 하지만나는 너 때문에,너는 나 때문에 있는 것내가 없으면네가 성립하지 못하고네가 없으면내 또한 성립하지 못하네이제 나의 병이 깊어졌나니이 모두가 병이므로너와 나를 다 버리라지만어찌너의 세밀함과나의 거침을 함께하여 볼 수 있으랴네 앞에 서면너의 모습은 크고 넓어서나에게는 어려움도 없고쉬움도 함께 사라지고 만다네주로 사찰에서 법회 따위의 의식이 있을 때 신성한 사찰의 영역임을 표시하기 위하여 깃발을 달아 두는 기둥을 '당간(支柱)'이라고 하며 그 당간을 지탱하기 위하여 세운 두 개의 받침대를 '당간지주(幢竿支柱)라고 한다. 당간지주의 형태는 시대에 따라 큰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11-07 16:20 인지재(仁智齋)의 춘란(春蘭)-지산(志山) 김복한 인지재(仁智齋)의 춘란(春蘭)-지산(志山) 김복한 호수 가득 잔물결 일 듯배꽃이 햇살로 내리던 마을한겨울 푸른 솔숲 아래하얀 눈 소복소복 덮여 있다수상한 시절을 지나면서바른 길을 헤아리지 못하면기울어져가는 세상 속에서바르게 서지 못하는 법*몸 감은 흰두루마기를어찌 검게 할 수 있겠는가부모님으로부터 이어받은머리칼을 어찌 잘라내겠는가일을 도모함이 치밀하지 못하여비록 갇히는 몸이 되었으나만약 가볍게 하였다고 죄를 준다면이는 지금에라도 달게 받으리라**고즈넉한 인지재 뒷뜨락한겨울 짙은 솔숲 아래더부룩 쌓인 흰 눈 속에서춘란 새 촉, 여기저기 솟고 있다* 선생은 파리장서 건 후 공주 감옥에서 나와 '인지재(仁智齋)'를 세워 유생들의 의병 격문과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10-31 14:43 삶의 목소리 - 洪城民俗(Thema)博物館 삶의 목소리 - 洪城民俗(Thema)博物館 나의 길은 나 홀로걷는 것만은 결코 아니다다만 함께 걸음하는 이 없고오직 앞서 간 자취만이 남는다들녘에 산녘에 강녘에 흩어진숱한 삶의 목소리곡물 많은 들판 가운데에서어찌 소떼 몰듯 할 수 있으랴하늘 아래내사 할 수 있는 일이란땅 위를 바로 걷는 일하늘이 한 뼘 땅을 주셨으니지나간 사람들의 발걸음을참으로 소중히 빚어낼 일이다먼저 간 발걸음을 아껴할 일이다.말[言語]의 길이 끊어지고마음 갈 곳 없어진 곳이라도그 자취마저 사라진 곳이라라도사통팔달(四通八達) 통하지 않는 곳은 없다전체가 막히게 할 수는 없다그래, 이제야 알겠다눈에 보이는 것을 모르고앞의 것만 취할 수는 없다나에게 주어진 길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10-24 16:38 역재방죽에서- 義犬 이야기 역재방죽에서- 義犬 이야기 어제나 오늘이나혹은 내일을 맞아서도짊어진 짐은 늘 한결하고생각은 끝없이 흘러내려와깊고 너른 방죽물처럼 고인다바람 불고 눈비가 와도목숨이 따르는 한불길의 공포 속에서닥쳐올 죽음을 생각해 보면그것은 오히려 주어진 축복일 뿐몸으로나 마음으로나짊어진 짐은언제나 똑같은 고통이라는데가시연꽃 가시로 뚫고향기로운 꽃 피워낸 까닭은열정으로 이룩한 죽음의 희열일까가진 것은짐이 아니었다, 무엇인가생각하면 절로 움직임이 되는 것,짊어진 짐 목숨으로 경주(傾注)한완전하고 청정한 순결이었다 홍성읍 고암리 29번 국도변에 위치해 있는 역재 방죽은 1930년대에 조성된 인공습지로, 3만6800㎡의 수리면적에 5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10-18 14:14 고산사대광보전(高山寺大光輔殿) 앞에서 고산사대광보전(高山寺大光輔殿) 앞에서 저 옥여봉의 부드러운 미소같이포근한 달이 하늘에 앉더니향기로운 꽃잎이 촉촉이 젖어화우(花雨)로 떨어지고 있구나점점 늙어 가는 길탈 것 다 타버렸을 때처럼평안하고 고요해지면, 비로소앉은 자리에서 일어설 수 있다흔들리는 등불로 길을 밝히며때로는 어지러운 몸짓으로박동처럼 몰아치는 소리로뱀처럼 중얼거리며 춤을 추며종과 북을 울리지 않았던가이제는 뜬 눈으로청룡산 소나무 밑에 머물면서바람과 함께 바람처럼완전한 자유를 만나야 한다먼동이 트고새벽녘에 이르러 움직이고움직이지 않던 것들까지 일어서도록두터운 내복을 벗어 던져야 한다고산사대광보전(高山寺大光輔殿)은 신라시대 도선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추정되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10-11 09:41 홍주청난사(洪州淸難祠) 앞에서 홍주청난사(洪州淸難祠) 앞에서 하늘의 구름처럼보이지 않는 바람으로 하여제 몸 하나 추스르지 못하고쉴 사이도 없이, 저렇게제 모습을 바꾸어서야 되겠는가어두운 밤에는 온자한 달빛으로흐릿한 낮에는 분명한 햇빛으로인내할 수 없는 일은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월계천 물 흐르고 흘러금마 너른 들녘을 적시고마침내 너른 바다에 이르듯이삶의 지고지순(至高至純)에 들고 나면함께 가는 길 위에서백월과 용봉이 한 자웅을 이루어지혜의 싹을 잉태하고 있나니굶주림과 목마름에서 벗어나하늘의 구름을 탓할 수 있지 아니한가홍성읍의 진산인 백월산(白月山)은 예부터 무속인들이 많이 오는 산으로 유명하다. 백월산 산신제 역시 예부터 지금까지 계속되어 오고는 있으나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10-07 09:09 철마산(鐵馬山)에서 철마산(鐵馬山)에서 누가 저 우람한몸체의 실핏줄을 따라가장 뜨거운 심장 하나를거침없이 훔쳐냈단 말인가모산만의 순한 물결 위에서햇살 한가롭게 노닐다가잠시 휴식처럼번득이는 눈을 돌리는 순간철마산은 숫제 몸부림이었다푸른 소나무 뿌리가통째로 흔들렸다주야장천 모산만의 흐름을 굽어보며사랑과 지혜를 풀어놓으며뱃사람의 뱃노래를 함께 하던철마산이래도어찌 분기에 떨지 아니하겠는가분기憤氣란 항상충천衝天하여 몸의 안팎을 이루는 것강심장이 도려지는 아픔처럼생각조차 하기 싫은기억 하나, 철마산은실핏줄로 흐르는 붉은 피를하늘을 향해 꾸역꾸역 토해냈다일제시대에는 오직 지하자원의 수탈을 목적으로 산줄기를 지질의 개념으로 왜곡시켜놓았다. 그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09-26 16:33 오서산(烏棲山)을 바라보며 오서산(烏棲山)을 바라보며 저 고매하고 푸른 산이타고난 목소리와 몸색으로세상의 혐오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새 한 마리 품은 채 살아가고 있다는 걸어찌 생각이나 하였으랴가진 것 모두 포기하거나연소시킬 것도 없이만남을 생명처럼 소중히 여기는 걸두 눈 바로 뜨고 나서야 깨달았다사랑 앞에서는정도의 차이를 가지고 말할 수 없다자신의 이름을 걸고 껴안으며서로가 서로를 기다리지 않게 하는 것때로는 지겹고아픔과 서러움의 허무 속에라도주어진 사명처럼 사뤄가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태어난 곳 그 자리, 사시장철단 한 번도 떠나 살아본 적이 없는뱁새나 굴뚝새, 박새 혹은참새 한 마리라도 날아들라치면좁은 가슴으로라도 힘껏 펼치며 살아갈 일이다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09-13 10:58 여하정(余何亭)에서 여하정(余何亭)에서 연꽃 피어있는 자리하늘이 간헐적으로 내려앉는다긴 밤 어둠을 밝혀나가던 흔적들이하나하나 구름처럼 지워질 무렵함께 즐기던 여유라든가더불어 나누던 눈물이어도오늘 하루 또 다시미루는 마음에 끝이 없는데어찌하여 이리도 잠들어 있는가깨어있는 것은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어둠에 접힌 연꽃어떤 향으로 지난날들을 엿볼 수 있으랴오, 전혀 예상할 수 없는마음은 완전한 흐름사랑은 하나를 따르고또 다른 하나를 부정하고 있다목덜미에 감은 비단 목도리처럼흠도 티도 아무런 허물도 없는 몸으로혹은 그 몸의 울림으로세상은 점점 연꽃향에 젖어든다그러나어느 누리를 둘러보아도별들이 있는 곳에서는반드시 어둠이 에두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09-08 22:24 노비(奴婢)의 불꽃- 백야 김좌진 장군의 생가에서 노비(奴婢)의 불꽃- 백야 김좌진 장군의 생가에서 지은(知恩)하신 모습가장 아끼고 소중한 울림으로생명의 더운 피는 언제나연이어 흐르고 있나니아, 맨 처음의 만남에서부터갸기부리지* 않았다바람 지나도 기웃하지 않고눈보라 몰려와도둥지를 잃은 적 전혀 없다새로 태어나는 지금은참되고 맑은 하늘빛으로길을 밝혀주고 북돋아줄 때이제부터 깊고 중심 되는한(恨)없는 불꽃으로 타올라라땅속 깊이 뻗어 들어가아침마다 자위뜨는* 일도 없이하늘로 치솟는 줄기 끝마다한(限)없는 불꽃을 피우게 하라 * 갸기부리다 : 밉살스럽게 뽐내며 교만한 태도를 나타내다* 자위뜨다 : 무거운 물건이 힘을 받아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나다충남 홍성군 갈산면 백야로 546-12에 위치한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08-29 19:39 하오고개에 앉아 하오고개에 앉아 고개는바로 가기 위해 마련된 것분노할 시간을 길게 할 수 없다고개 위에 가로놓인 채로그 동안 참았던 침묵도태초의 창칼처럼 함성이 된다길은 항상가장 가까운 데 있는 것어디서 왔는가는 문제가 아니다어떻게 와서어디로 갈 것인가, 그 동안먼 곳을 돌고 돌아 예까지 왔다창끝도 칼날도 갈고 갈아가슴 깊이 품은 채로참으로 오래오래발자국 소리를 감추며 살아왔다비로소 이곳에 와서품속의 창과 칼을 꺼내들었는데발자국을 멈추고어찌 살아갈 수 있으리오이곳에서는 전 생애를 다할 수 있다짧게 살고도오래 살아온 사람들, 바로여기에 옹이 되어 모여 있다 '하우고개' 또는 '황우고개'라고도 부르기도 하는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08-26 14:44 속동 전망대(展望臺)에서 속동 전망대(展望臺)에서 뻘밭 발자국에갯물 고여 올라도물결이 멈추어 있을 때는여자보다 남자가 더 슬프다날 선 호미를 들고자갈과 모래 섞인 뻘밭에서살아있는 조개를 캐낼 때마다몽우리져 나오는 슬픔 하나남자에게는 견뎌내기 너무 힘들다사랑은 가장 깊이 박힌 뿌리여자는 눈초리를 슬며시 내리며돌을 집어 힘껏 던져보지만밀려가는 파도는작은 물결조차 만들어내지 못한다사랑에 속하는 것은전망대에서 바라보는모든 생애의 물결 위에 존재하는 것한때의 열병처럼사랑을 채비하면서도다시 시작하기엔 이미 늦어버린 시각우연히, 속동 바닷가코스모스 꽃숲을 홀로 찾았던해맑은 여자를 떠올리다가남자는 끝내 좌르르 눈물을 흘린다숱하게 오며 가며뻘밭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08-16 12:38 소리가 하늘입니다 소리가 하늘입니다 ― 결성농요농사박물관에서이곳 결성에 와서는소리가 하나의 움직임입니다.하늘 아래 큰 빛을 받아저울산에서, 왕자산에서,청룡산에서, 석당산에서,제 각각 뻗어 내린 물줄기로제 각각 차지한한 옹큼씩의 땅덩어리를 적시면서깊은 속 보이지 않는 어디쯤에서하이얀 뿌리하이얀 속살로 빚어소리하는 움직임을 보아라쑥쑥 자라나는벼포기들끼리 몸부비는 걸 보아라부비던 몸 그대로 세우고참다운 소리로, 푹, 취한 채로열어가는 가슴들을 보아라이곳 결성에 와서는소리가 하나의 하늘입니다하늘과 어깨하며뜨겁게 살아가는 사람들푸짐하게 누리는 삶이고스란히 간직되어 있습니다 홍성군 결성지역은 일찍이 내포지역 천수만의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08-12 16:26 홍주의사총(洪州義士塚)에서 홍주의사총(洪州義士塚)에서 너른 들녘으로부는 바람의 길을 따라푸른 하늘 아래 잠든깊고 너른 영혼들, 그천근의 무게를 지닌 함성들이어찌 이리도 긴 시간을고요로이 눈감으며 살아왔던가어느 이름보다도가장 성스러운 모습으로어둠 속의 빛으로 하나 된별무리일진저지금까지 천국의 노래로침묵하여 살아왔음이어라다시 그런 날이 오면모든 각질을 깨두려 버리고어둠 속 저편에서 피어오르는별이 되어, 별빛으로 빚어낸큰북 하나로 포효하리라최후의 빛 한 방울까지도둥둥둥, *놀치듯 일어서리라 * 놀치다 : 크고 거센 물결이 사납게 일어서다홍성군 홍성읍 대교리에 위치한 홍주의사총(洪州義士塚)은 일제의 강압에 의해 1905년 을사박탈조약이 체결되자 전 이조참판 민종식이 중심이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07-26 18:02 샛바람을 맞으며 - 약천 남구만(藥泉 南九萬) 초옥(草屋)에서 샛바람을 맞으며 - 약천 남구만(藥泉 南九萬) 초옥(草屋)에서 모양이 없으면없는 그대로그렇다고 사라지지도 않는샛바람 꽃향기로 거슬러 불어오듯가시 없고 모가 없는 목소리― 동창이 밝았느냐신화처럼 얼굴을 마주하고지혜의 눈을 뜨다 보면산다는 것은내일이나 어제의 것이 아니라지금 이 시각우러르는 하늘 아래의 것재 너머 사래 긴 밭을거북처럼 따르다 보면, 한 생도한낱 숨결에 지나지 않는다*보개산 그늘을 펼쳐놓으며오늘 하루도샛바람을 고이 맞으며터전이나 보배로이 가꾸기로 한다 모양이 없으면 없는 그대로 그렇다고 사라지지도 않는 샛바람 꽃향기로 거슬러 불어오듯 가시 없고 모가 없는 목소리 ― 동창이 밝았느냐 신화처럼 얼굴을 마주하고 지혜의 눈을 뜨다 보면 산다는 것은 내일이나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07-18 16:35 삼일각(三·一閣) 앞에서 삼일각(三·一閣) 앞에서 *초롱산 초롱불빛을 맞으며무엇을 말하고 있는가솔숲이 자꾸만 흔들리는 밤물안개처럼 몽글몽글사라져가는 저 어둠의 꼬리는빛을 맞을 줄 아는 자는몸과 마음 한가로운편안한 휴식을 꿈꾸지 않는다갈라지고 무너져 내리는역사를 억지로 새로 쓰지 않는다오르막으로 되어 있는길 위에서 어둠을 지워내며천년을 침묵으로 살아온 빛인데서러움처럼 쉴 사이도 없이어찌하여 저리도 끓어오르는 것일까지금부터라도네 앞에서는 잃어버린젊음이라도 준비해야겠다못 박힌 발부리 같은 그 날그 아픔이라도 다시 만나야겠다 * 충남 예산군 광시면과 홍성군 홍동면 사이에 자리한 339.4m 높이의 산으로, 고려 공양양의 어두운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07-12 11:09 석당산송(石堂山頌) 석당산송(石堂山頌) 머언 먼 하늘이사뿐 맨발로 내려와 앉음은불사(不死)의 바다, 영생(永生) 입술로석당(石堂) 솔숲의 짙은 향기천년을 하루 같이, 하루를 천년처럼풋풋하게 풍겨왔음이라,그렇게 살아오고 살아감이었어라성터, 뒹구는 돌에푸르고 푸른 이끼가 돋아발 디디는 곳마다 먼저 젖어들면보살 같은 손길 소담히 모아영원을 노래하는 솔바람 소리아, 땅 속 깊이 촉촉이 스며드는하늘의 뜻이여그 호연(浩然)한 기품이여 옛 고을로서의 자취가 많이 남아 있는 결성면(結城面)은 백제 시대에는 이미 하나의 어엿한 읍성으로 옛 홍주(洪州)와 1914년 합군(合郡)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 구재기 시인 | 2013-07-08 14:13 처음처음이전이전1234다음다음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