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근무를 할 때부터 사진에 관심이 많았고 취미로 사진을 많이 찍었죠. 고향인 홍성에 내려와서도 꾸준히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홍성경찰서에서 경사로 근무하는 임희성(48) 씨의 말이다. 임 씨는 “주로 다큐 사진을 찍고 있으며, 서민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 카메라를 든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을 땐 주로 달동네 등 낙후된 지역을 다니며 사진을 찍었죠. 홍성에서는 오일장이나 옛 건물, 서민들의 생활상을 찍고 있습니다.” 임 씨는 “전공과 전혀 무관하고 사진에 대해 따로 공부를 하지도 않았지만, 어느 날 카메라를 들어보니 세월을 잡는 사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임 씨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자신이 찍은 작품과 더불어 간단한 메모를 덧붙여 많은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함께 근무하는 홍성경찰서 정보관 이효영 씨는 “분명 같은 장소에 함께 갔음에도 어떻게 저런 사진을 찍을 수 있나 할 정도로 찰나의 순간을 찍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면서 “그렇게 찍어낸 사진과 함께 글귀 하나를 얹으면 마음에 큰 울렁임을 주는 작품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들은 아주 바쁘고 정신없이 일을 하는데, 그런 일상 속에서 임 씨의 작품을 보면 삶의 활력소를 얻게 된다”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정말 훌륭한 재능”이라고 덧붙였다. 이 씨의 말을 들은 임 씨는 “작품이 그렇게 뛰어나거나 훌륭하진 못하다”면서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임 씨는 사진작가들과 교류를 하고 정보를 나누기는 하지만, 현재 사진작가협회나 동호회 등에 가입해 참여하고 있지는 않다. 임 씨는 “예전에 동호회에 들어가 활동을 하기도 했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출사지에 우르르 몰려다니며, ‘여기는 좋지 않다’, ‘여기는 괜찮다’면서 똑같은 사진들을 판에 박힌 듯 찍어내는 것에 실망을 했고, 이후로는 가족들과 다니며 혼자 사진을 찍고 있다”고 말했다. “가끔 사진을 찍다가 원하는 장면이 아니라고 나뭇가지를 꺾는 등 자연을 훼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정말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한 장면을 봤을 때 마음에 감동이 오고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누가 강요하거나 숙제로 내 준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임 씨는 “일반적으로 사진이라는 취미 생활을 할 때 무조건 좋은 장비부터 구비하고 시작하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면서 “진정한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으로도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훌륭한 작품을 많이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물론 저도 좋은 장비를 갖추고 더 멋진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은 똑같습니다. 그렇지만 도구보다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 아름답고 멋진 장면을 담아내는 감각이 훨씬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사진 또한 엄연한 예술의 한 영역임에도 ‘사진이 무슨 예술이냐’고 말하는 이들이나, 독특하고 심오한 작품을 보며 ‘저게 무슨 사진이냐’고 말하는 이들이 있어 아쉽기도 하다는 임 씨는 “먼 훗날 자신이 찍은 작품들을 전시하는 전시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찍어온 사진들과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담은 사진들을 꼭 전시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사진작가로써 일하고 싶었던 마음이 아주 컸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경찰로 일을 하면서 취미로나마 사진을 찍는 것도 나쁘지는 않네요. 은퇴한 뒤에는 아마도 사진에 전념을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