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는 삶의 참 기쁨 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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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푸는 삶의 참 기쁨 누리다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6.05.12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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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시니어 사진클럽 권명오 회장
권명오(사진 오른쪽) 회장이 아내 신정섭 씨와 환하게 웃고 있다.

홍성 시니어 사진클럽 권명오 (73) 회장은 지난 9일 묵직한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섰다. 보건소에 서 진행하고 있는 ‘아름다운 은빛 생활을 위한 걷기운동’ 프로그램 사진촬영 봉사를 하기 위해서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힘차게 걷는 모습을 렌즈에 담은 권 회장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젊은 시절 철도청 공무원으로 근무한 권 회장은 등산을 좋아하는 ‘산 마니아’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에서도 ‘홍성산사나이’라는 별칭을 사용하고 있다.

“2000년 쯤 철도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퇴임하게 됐죠. 은퇴하고 본격적으로 산을 다녀보려 하는데 대부분이 온라인 카페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거예요. 컴퓨터를 다룰 줄 몰랐던 저는 2년 정도 학원을 다니며 컴퓨터를 열심히 배웠죠.”

평소 좋아하던 산은 물론 젊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도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권 회장은 이후 2010년부터 사진까지 섭렵하기 시작했다. 청운대학교 유기상 교수와의 인연이 카메라를 만지게 된 첫 계기였다.

“유기상 교수님을 통해 카메라를 만지기 시작해 사진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죠. 이후 군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배우고, 도청에서 야간에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가서도 배웠습니다. 나이가 많다 보니 기술적인 부분은 좀 부족할지 몰라도 감각적인 영역을 활용하며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권 회장이 사진을 배우고 1년 뒤에 생긴 ‘홍성 시니어 사진클럽’은 연배가 있는 이들이 모여 함께 출사도 나가고 정기모임도 갖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유기상 교수를 중심으로 충남문화재단 공모사업에 응모해 두 권의 책까지 출간한 바 있다.

권 회장이 순탄한 삶을 살았던 것만은 아니다. 3년 전 6월 29일, 권 회장은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담도암 진단 을 받고 말았다.

“처음에는 절망스러운 마음도 많이 들었죠. 아직까지도 항암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점차 제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며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매일 매일을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권 회장은 담도암에 걸린 자신을 위로하는 이들을 통해 힘을 얻었고, 특히 봉사를 하면서 ‘세상은 이런 맛으로 사는 것이구나’ 생각하게 됐다. 이후 꾸준한 봉사를 통해 받는 것보다 베푸는 것의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게 됐다.

“앞으로 제가 살날이 얼마나 될 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더불어 사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힘이 닿는 데까지 봉사하고 싶어요. 그것이 참된 의미와 참된 가치의 삶일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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