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발상·시창지인 홍성 전수관 설립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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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발상·시창지인 홍성 전수관 설립 필요
  • 장재석 칼럼위원
  • 승인 2019.01.1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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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는 영·정조 때 시작된 전통소리로, 정노식의 ‘조선창극사’에서는 홍성 결성의 최선달과 출생지 미상(전북 익산 또는 완주설)의 하은담(또는 하한담)을 시조始祖(또는 비조鼻祖)로 보고 있다.

최·하 양씨 이후 우춘대, 권삼득, 모흥갑 등 초기 명창시대를 거쳐, 전기 8명창(권삼득, 송흥록, 염계달, 모흥갑, 고수관, 신만엽, 김제철, 송광록, 주덕기, 황해천 등), 후기 8명창(박유전, 박만순, 이날치, 김세종, 송우룡, 정창업, 정춘풍, 김창록, 장자백, 김찬업, 이창윤 등), 근대 5명창(김창환, 송만갑, 이동백, 김창룡, 정정렬, 박기홍, 김채만, 유공렬, 전도성, 유성준, 이선유 등)으로 이어지는 판소리사에서 충청지역의 명창들이 대다수(3분의 2 이상)를 차지하고 있다.

위의 사실을 토대로 이 시대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고제 판소리에서 중고제 판소리가 대세를 이루는 시대(지금은 전라남도를 중심으로 한 서편제가 대세를 이룬다)였고, 판소리사에서 충청지역은 그야말로 판소리의 발상지이자 시창지인 셈이다.

특히 판소리 시조인 최선달崔先達(본명 최예운崔禮雲, 1726~1805)이 지금의 홍성군 결성면 성남리 출신이라는 점에서 오늘날 중고제 발굴 연구가 홍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 더 홍성이 중고제의 발상·시창지이자 발굴 연구의 최적지라는 점은 중고제의 표준 법제를 만든 김성옥-김정근-김창룡-김세준-김차돈으로 이어지는 김문(金門)소리가 논산 강경에서 서천을 거쳐 홍성군 결성면 용호리에서 꽃 피었다는 사실에서 주목할 만하다. 근대 5명창인 김창룡(金昌龍 1872~1943) 명창이 결성 용호리에서 활동했고, 그 후손들도 한 동안 홍성에 거주했다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에 덧붙이면, 김창룡 명창을 비롯해 당대 명창들의 북 반주를 도맡아 해온 명고명무 한성준(韓成俊 1874~1941)이 갈산 신안리 출신이라는 부분이 중고제 맥을 잇는 이 시점에서 홍성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다고 할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의 중고제로 볼 때 결성의 최예운과 김창룡 명창의 소리는 오늘날 결성농요로 이어졌고, 한성준의 판소리 고법과 전통춤은 국가지정 무형문화재를 두 개(제27호 승무, 제92호 태평무)나 보유할 정도로 그 문화적 자산이 어마어마하다. 이로써 이들의 업적이 발굴 계승되어야 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중고제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중고제 명창들의 주요 활동지역인 홍성을 비롯해 서산, 서천, 공주, 논산 등에서 중고제의 음악적 특성과 동·서편제와의 차별성, 중고제 명창들의 전승관계 등에 관한 조사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충청남도와 중고제 판소리의 주요 활동지역인 홍성을 비롯해 5개 시군을 중심으로, 중고제 복원 전승이라는 대의명분을 세워 5개 시·군지역에 펼쳐져 있는 중고제 문화유적을 발굴 복원하고 정보인프라를 확장하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중고제의 체계적인 연구, 전승을 위해서는 중고제 발상·시창지인 홍성에 반드시 박물관, 전수관(교육기관) 설립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로써 중고제 판소리뿐만 아니라 중고제로 상징되는 여타의 전통음악·무용·민속놀이를 포괄하는 충청지역의 전통문화를 확실하게 수립하는 길이 제시될 것으로 믿고 있다.

장재석<홍성군의원·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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