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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접종, 농가 위한 정책?수의사들, 구제역 백신예방접종 3개월 1회 실시 의문
‘구제역은 못 잡고 엉뚱하게 축산농가만 잡는다’ 지적

백신만 맞으면 된다는 정부의 ‘백신 만능주의’가 원인

우리나라는 ‘6년 연속 구제역 발생국’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지난 2000년 3월 처음 구제역이 터질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오래갈지 몰랐다는 반응이다. 올해 들어 경기도 안성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충북 충주로 번졌다. 광역 시·도의 경계를 넘으면 그만큼 확산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올해는 경기도 안성에서 발생했다.

과거엔 해를 넘겨 발생하던 구제역이 지난 2014년부터는 연례행사처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구제역은 소나 돼지처럼 발굽이 갈라진 가축의 입과 발굽에 걸리는 전염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소나 돼지가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고 입술이나 코, 혀에 물집이 생기거나 고열을 앓다가 죽는다. 치사율이 50%에서 최고 80%에 이른다. 인체에는 해가 없지만 가축에겐 정말 무서운 ‘제1종 법정 가축 전염병’이다. 그렇다면 왜 해마다 구제역이 터지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구제역 바이러스의 토착화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 해외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을 막아도 아무 소용이 없게 되는 것이다.

‘2014~2016년 구제역 백서’에 따르면 2014년만 해도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2016년 이후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전문가들은 국내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잔존하고 있다가 계속해 구제역 감염을 일으킨다고 본다. 경기도 안성에서 발생한 2건의 구제역을 정밀 검사한 결과 바이러스 유형이 O형으로 밝혀진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2014년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중심에는 O형이 있다. 2017년에는 O형과 A형이 동시에 발생했으며, 지난해에는 A형만 발생을 빼고는 O형뿐이었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에 최악의 구제역을 겪은 이후 구제역에 걸릴 수 있는 소·돼지 등 발굽이 2개인 우제류 가축에 의무적으로 O형 백신을 접종해 왔다. 지난해부터 A형 백신도 추가했다. 그런데도 2014년 7월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으로 구제역 방역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 백신만 맞으면 된다는 정부의 ‘백신 만능주의’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나 전문가들은 절차가 복잡하다 보니 백신을 맞히지 않은 농가가 있을 것으로 의심하는 대목이다. 전수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백신을 접종했다고 신고하고 실제로는 하지 않은 탓에 O형이 계속 발생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예방접종 정책에 있다는 주장이다. 예방접종을 3개월에 한 번씩 실시한다는 점과 백신의 과민반응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홍성읍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유아무개 수의사는 “2000년 구제역발생이 본격화된 이후 2011~2012년 다시 발생 350여만 마리의 가축을 살처분 했다. 이후 2014~2015년 발생으로 14만7000여 마리를 살처분 했고, 2017년 그동안 발생하지 않았던 A형구제역이 발생하면서 O형 구제역에만 대비해 백신을 함으로써 백신정책의 실패를 경험했다. 현시점은 A+O형 백신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매년 4월과 10월 정기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그러나 2019년 1월 28일 경기도 안성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긴급 백신정책이 부활돼 추가접종을 하게 됐고, 추후 5월과 11월 추가접종을 한다고 한다”고 백신접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예방접종을 3개월에 한 번 씩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표시하면서 문제는 백신의 과민반응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백신접종 후 7~8시간이 경과하면 체온이 상승되면서 일부 소에서 식욕부진, 과호흡, 고창증 등이 나타나고 일부 임신한 소에서는 유사산이 발현된다”며 “백신 과민반응에 의한 피해는 소 50마리 미만 사육농가로 공수의사가 접종할 시에는 국가에서 보상해 준다고 하지만 1년 송아지생산을 생업으로 하는 농가입장에서는 자식 같은 송아지 유사산과 식욕부진 증상이 나타나는 소를 보면서 꼭 해야만 하는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고 “4월과 10월 정기적인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항체검사를 더욱 강화해서 항체가가 낮은 농가에는 페널티를 주는 쪽으로 가야지, 발생하면 무조건 백신을 하는 정책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백신이 안전하다는 과대 홍보보다는 과민반응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농가의 협조를 구함이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성축산농가들은 “백신 접종을 하면 고기에 이상육이 발생한다”는 항의와 함께 “가축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잘 자라지 않고 육질도 떨어진다”는 불만도 높다. 때문에 오래 전부터 백신을 기피하는 농가가 적지 않았던 이유다. 물론 국가방역정책이므로 예방접종과 소독에 솔선수범하고 협조하는 것이 옳지만 주먹구구식 방역정책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다.

한기원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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