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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여고 제주도 수학여행의 의미

학교의 교육과정에서 수학여행(修學旅行, 배움나들이)의 목적이란 자연이나 역사·문화적 유적지의 탐방과 관찰, 직접적인 경험을 통한 현장 견학, 단체 활동을 통한 협동심과 지도력과 자율적 도덕 능력의 도야 등 종합적인 교육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수학여행은 학습활동의 일환으로 순수한 학술적 자료 수집을 위한 조사활동이나 답사와는 구별된다. 수학여행은 근대적 교육이 실시되기 시작한 1900년대 초부터 각급 학교에서 시행됐으며, 광복 이후 일반화돼 초·중등학교와 대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육기관에서 거의 필수적으로 행해져 왔다.

세월호 참사이후 제주도 수학여행이 뜸했는데,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홍성여고 2학년 학생 152명이 지난 주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더구나 제주 4·3 사건 71주년을 맞아 의미 있는 수학여행을 보냈다는 소식이다. 이들이 제주도 수학여행 기간이 4·3사건과 겹치게 되자, 교사들은 평소의 수학여행이 명소를 스치듯 방문하는 관광을 넘어 제주도의 아픔까지 공유하는 의미 있는 수학여행을 기획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일반적인 관광을 위한 수학여행과 달리 민간인 학살 현장을 여고생들이 찾게 된 것이라고 전해진다. 특히 홍성여고는 매년 제주도를 제대로 알기 위해 지리과, 역사과, 국어과를 중심으로 제주도의 지질 연구와 제주도의 역사와 4·3 사건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 현기영의 소설 ‘순이 삼촌’ 읽기 등을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제주의 역사와 아픔을 함께하고자 ‘4·3 알기 공모전’을 열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4·3 알기 공모전’에서 섯알오름 학살, 북촌리 학살 등 제주도의 아픔과 민간인 학살사건을 조사해 포스터로 제작, 교내에 전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학생들이 출품한 ‘일흔한 번째 제주 4·3, 4370+1 봄이 왐수다’에서는 당시 군경에 의해 학살된 제주도민들의 희생자 분포도와 동백꽃이 그려져 있는 작품이다. 또 ‘역사의 아픔, 제주 4.3 사건’이라는 제목의 작품에서는 북촌리 주민들이 희생됐던 내용들이 상세히 적혀 있다. 이뿐만 아니라 당시 주민들이 숨어 지내야 했지만 결국 학살당했던 현장과 ‘감춰진 역사, 강요된 침묵’이나 ‘돌하르방은 그날을 기억한다’ 등을 통해 제주 4·3 사건의 원인과 학살현장 그리고 오늘날 진상규명 노력 등을 잘 정리했다. 많은 학생들이 제주도의 아픈 역사를 새삼 확인하며 수학여행을 떠났다. 학생들은 제주도 도착 첫날, 곧바로 역사의 현장인 섯알오름 학살현장을 직접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고 한다.

수학여행은 그저 어디를 다녀오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목적이 있는 여행이어야 한다. 가능하면 개인의 창의성과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주제를 설정·실행해야 한다. 학습의 연장선장에서 인성교육·관찰학습이 될 수 있는 내용과 의미가 있는 수학여행을 기대한다.

홍주일보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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