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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행복

우리는 마음이 통할 때 행복하다. 사람은 의미 있는 소통을 할 때 살아있는 느낌을 경험한다. 지난 해 직장에서 디지털 과의존 예방을 위해 연구위원으로 위촉되었다. 의뢰 받은 후 단독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것보다 협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같은 분야를 전공한 A씨와 전혀 다른 분야를 전공한 B씨를 공동 연구 파트너로 섭외하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서 주제와 방향성, 업무 분장 등을 논의하였다. 진행하던 중 필자와 A씨는 소통이 원활했지만, B씨와는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때가 종종 있었다. 가장 큰 애로사항은 필자의 전공인 상담 분야와 다른 학문적 언어를 B씨가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필자와 A씨는 질적 연구에 익숙하지만 B씨는 양적 연구에 익숙한 학자였다. 서로 다른 학문적 언어를 소통적 언어로 이해하면서 논문 2편을 학술지에 게재하는 성과를 얻었다.

경험주의 가족치료자인 사티어는 가족들이 서로 자신들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며,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다섯 가지 의사소통 유형으로 설명하였다. 자신과 타인, 상황을 어떻게 지각하고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삶의 대처방식을 유형화 시킨 것이다. 자신은 고려하지 않고 타인과 상황만을 고려하여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는 회유형, 타인이나 상황보다 자기가 중심인 비난형, 자신과 타인보다 상황만 중시하는 초이성형, 자신이나 타인, 상황이 중요하지 않고 사람을 분산시키려는 산만형으로 구분하였다. 회유형과 비난형, 초이성형, 산만형은 건강한 의사소통이 아니기 때문에 기능적인 일치형 소통을 해야 하며, 일치형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 상황 모두를 존중하기에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의사소통 유형이라고 권장한다. 그러나 한 사람이 고정된 의사소통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의사소통 방법을 사용한다. 정서적 친밀감을 느끼는 사람과는 일치형 소통을 하는 사람이라도 업무적인 일처리를 할 때는 초이성형이 되기도 한다. 필자와 A씨도 논문을 빨리 써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초이성형 의사소통 방법을 사용했다. 차츰 만남의 횟수가 많아지고 서로를 이해함에 따라 일치형 소통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은 소프트 스킬(soft skills)을 갖춘 사람이라고 한다. 소프트 스킬이란, 인간관계 기술과 협업능력, 감성지능과 의사소통능력, 대인관계와 리더쉽 능력, 빅데이터 가치를 활용하는 전달능력 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2018년 세계경제포럼이 주최하는 다보스(Davos) 포럼에서도 현재와 미래에는 문제의 폭과 복잡성을 경청하고, 정확한 설명과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핵심 가치에 기반을 둔 용기와 헌신을 갖춘 리더와 구성원들간의 협력이 필요함을 핵심 과제로 제안하였다.

협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 즉 시간 조율의 어려움, 예기치 않은 갈등 발생, 협업 수행 시 나타날 수 있는 불공정성 등 다양한 이유들로 개별 과제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혼밥, 혼술, 혼자의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좋아하는 사회 문화적 흐름이 있다. 그러나 미국의 실업가인 잭 웰치(Jack Welch)는 “오늘날 글로벌 경제에서 독자적으로 무엇인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큰 실수이다.”라고 하였다.

대상관계 정신분석에서는 인간의 참된 행복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 있다고 말한다. 혼자 하는 것이 쉽고 편안할지라도 우리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 더 큰 기쁨을 누린다. 처음의 낮섬과 서로 다른 성별, 학력, 지역, 경제적 수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함께 일하는 것은 불통을 극복할 때 느끼는 소통의 기쁨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 당신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관계를 차단하지 말고 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끈을 찾아보면 좋겠다. 나와 당신은 다른 점도 있지만, 같은 점도 많으니까요. 우리는 태어난 지방은 달라도 대한민국에 살고, 성별은 달라도 사람이니까요. 차이점 속에서 공통점을 찾는다면 불통을 넘어 소통의 행복을 맛볼 수 있습니다.

최명옥<한국정보화진흥원 충남스마트쉼센터 소장·칼럼위원>

최명옥 칼럼위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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