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의 아들 이승훈, 값진 올림픽 금메달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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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아들 이승훈, 값진 올림픽 금메달 사냥
  • 한관우 편집국장
  • 승인 2010.02.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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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쾌거가 침체된 홍성사회 깨끗이 씻어주길"


홍북면 갈산리 원갈산마을이 고향인 이승훈(22·한국체대) 선수가 지난 14일 남자 5000m에서 아시아 출신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빙속 장거리에서 은메달(본지 2월 19일자 11면 보도)을 따낸데 이어 지난 24일(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12분58초55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놀라운 레이스를 펼쳐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모태범(22·한국체대)에 이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두 번째로 2개의 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을 안았다.

2010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 1호 메달리스트인 이승훈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빙속 10,000m 출전이 불과 세 번째인 이승훈은 지난달 10일 일본 홋카이도 오비히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웠던 한국기록 13분21초04를 불과 45일 만에 21초49나 단축시키는 놀라운 상승세를 보였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지 불과 7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레이스였다는 평이다. 16명의 참가선수 중 5조 인코스에 편성돼 네덜란드의 반 데 키에프트 아르젠과 함께 레이스를 펼친 이승훈은 출발부터 여유가 넘쳤다. 400m 트랙을 25바퀴나 돌아야 하는 '빙판의 마라톤'에서 첫 바퀴를 돌자 앞서 1위였던 노르웨이의 스베레 하우글리의 기록을 0.69초 앞당기더니 2000m를 돌 때는 2초나 앞섰다. 가속이 붙은 이승훈은 이후 한 바퀴를 돌 때마다 하우글리의 기록을 1초씩 앞당겼고 절반을 넘어선 5200m 지점에서는 10초22나 단축하며 같이 뛴 아르젠을 반 바퀴 차이로 따돌렸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직선 주로보다 코너링에서 완벽한 주법을 펼치며 더욱 속도를 높인 이승훈은 조금도 지친 기색 없이 400m를 돌 때마다 기록을 단축시켰다. 마지막 바퀴를 돌 때에는 같이 뛴 선수를 1바퀴 이상 추월하며 7년 묵은 올림픽 기록(12분58초92)을 0.37초 앞당기는 새로운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홍북면 갈산리 원갈산마을에 사는 이승훈의 6촌 형인 이수하(전 원갈산마을 이장)씨에 따르면 금메달 소식이 전해지자 마을주민들이 마을잔치를 열어야한다고 해 24일 오후 2시부터 마을의 풍물패를 비롯해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축하잔치를 벌였다. 오인섭 홍북면장, 한흥재 홍북면체육진흥회장, 이병국 군의원 등 마을 주민 50여명이 모여 함께 기쁨을 나누며 축하했다. 오인섭 면장은 "홍북면에 새 충남도청이 들어서고 충남의 중심이자 홍성발전의 중심지가 되고 있는데, 이승훈 선수가 올림픽에서 선전해 금메달과 은메달의 영광을 안겨준 것은 홍북발전을 위한 좋은 징조이며, 홍성을 알리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25일 홍농연회관에서 홍북주민들을 위한 위안잔치 및 척사대회가 예정돼 있는데 이승훈 선수의 메달획득을 축하하는 자리를 겸하게 된 셈"이라고 전했다. 한흥재 면체육진흥회장도 "홍북면체육진흥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첫 경사여서 참으로 기쁘다. 세계적인 영광을 고향의 후배가 이룬 만큼 군민과 면민 모두에게 기쁜 일이고 축하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수하 씨는 "가문의 영광이자 국가적 영광이어서 동생의 금메달 소식을 듣고 집에 대형 태극기를 게양했다"며 자신의 집 지붕에 걸려있는 태극기를 가리켰다. 홍북면사무소를 비롯해 원갈산마을 입구 등 곳곳에는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이승훈 선수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결려있다.

이수하 씨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참으로 기쁘다"고 말문을 열면서 "홍성지역사회가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분위기가 침체돼 있는데 이번 이승훈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금빛물결로 깨끗이 씻어 홍성이 빛나는 고장으로, 밝고 행복이 가득하며 희망이 넘치는 분위기로 반전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또 "우리집안이 스포츠에 끼가 있는 것 같다. 사실 지금은 작고하셨지만 집안의 이수길(홍성고 10회) 형님이 동경올림픽대회에 레슬링 국가대표로 출전해 메달을 따지 못한 한과 꿈을 승훈이가 이뤘다. 승훈이의 할머니가 참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녀들의 양육과 교육에 관심이 많았고 헌신적 이었다"고 말하고 "우리 마을의 갈산교회가 10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데 105년 만에 마을에도 영광과 행운이 찾아온 것 같다. 이번 올림픽에서의 쾌거는 갈산부락의 경사이며, 홍성과 국가의 경사다. 하늘이 주신 선물"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훈의 아버지 이수용(52)씨는 홍성에서 홍주초등학교를 다녔으며, 금메달 소식이 전해지자 이승훈이 "지난해 쇼트트랙 국가대표에서 떨어지자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꾸고 '올림픽 후보라도 됐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는 말로 소감을 전했다.

이수하 씨에 따르면 큰아버지인 이수구(59)씨가 경기 전날 이승훈과 국제전화 통화를 했는데 "모태범 선수도 금메달을 땄는데 어떻게 할거냐"고 물으니 지난번 은메달을 딸 때는 잘 몰랐는데 10,000m 출전을 앞두고는 "오늘 사건 한번 크게 칠 것 같다"고 말해 "예감이 좋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이승훈 선수가 귀국하면 고향을 찾아 할아버지 산소에 성묘를 하고, 자신을 성원해준데 대한 감사의 인사를 할 예정인 만큼 그때 다시 마을잔치를 열 것"이라며, 이승훈 선수가 홍성을 찾으면 군청 등을 방문하고 감사인사를 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승훈 선수의 금메달을 계기로 자치단체 홍성도 스타를 이용해 지역 특산품을 비롯한 지역을 알릴 수 있는 홍보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고향출신의 스타들도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홍보대사 등 고향을 알리고 고향의 상품판매 등의 마케팅에 적극적인 협조로 자신들의 고장을 알리는데 한 몫을 톡톡히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홍성도 이제 이러한 전략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눈을 돌려야할 때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최단거리인 남녀 500m를 석권한 데 이어 최장거리인 10,000m까지 금메달을 휩쓸며 스피드스케이팅 최강국으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홍성의 아들인 이승훈 선수가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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