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86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66> 수술 때 착상이 없는, 즉 태아가 들어있지 않은 방을 긁었을 경우에도 임신 때와 같은 내용물이 나와요. 엄밀히 말한다면 틀리는 내용물이지만…… 5주나 6주 정도면 내용물도 적고 해서 좀처럼 구별이 안 되지요. 그래서 그 반쪽에 있는 태아는 무사하게 남게 되는 수가 있습니다.”“재미있는 이야긴데요. 그 결과는 어떻든 선생의 공적이 아니겠습니까? 선생은 생명을 하나 건진 것이지요.”“우울한 이야긴데요. 신부님. 그렇게 해서 생명을 건졌다는 것은 말입니다. 그럴 때 뭐라 하죠. 신부님 류로 말한다면 나도 신의 심부름꾼인데. 그것도 아주 더럽혀진 심부름꾼이지요.”“더럽혀졌다고 할 것은 없어요. 인간의 선악은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과 그 결과가 명백하게 나타날 때까지는 결코 단순한 것은 아니니까……”그 교육 | 한지윤 | 2019-03-06 09:06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65> 너는 중절에 실패해서 결국 이 세상에 태어난 아이라고 들려주었다고 해도 그 아이는 결코 충격을 받을 리가 없을 것이라고 선영이는 믿고 있었다.이렇게 되면 자연 한 박사는 거기에 가담한 의사가 될 것이다.한 30년 후쯤에 칠십 세가 넘은 한 박사에게 서른 정도 된 남자나 여자가 ‘내가 오늘 존재하는 것은 선생님의’ 수술의 실패’ 덕택이라고 어머니로부터 듣고 있습니다.’라고 감사를 할런지도 모른다.그런 것을 겁내는 것은 아니었지만 단지 한 박사는 자기가 한 수술이 실패한 원인이 마음에 걸리고 있었다.한 박사는 술의 힘을 빌려서라도 박선영의 일을 잊어버리고 싶었다.“이 성당의 건물은 오래 된 것 같지는 않은데 지은 지가 얼마 안 되나 보죠?”“그래도 벌써 13, 4년은 됩니다. 박 여사의 주 교육 | 한지윤 | 2019-02-27 09:10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64> 10분가량 걸었을까, 저 쪽에서 빈 택시 한 대가 왔다. 한 박사는 손을 들어 차를 세웠다.“항도의 가톨릭 성당 알아요?”하고 운전석을 들여다보면서 물었다. 모른다고 하면 그만 둘 셈으로, 그러나 중년의 운전기사는“예, 압니다.”라고 하면서 문을 열어 주었다. 한 박사는 차에 올라탔다.마테오 신부는 생각지도 않았던 한 박사가 뜻밖에 나타난 것을 보고 신도가 한 사람 늘었는데 라고 여길지 모른다고 한 박사는 생각하면서 속으로 웃었다. 그러나 한 박사는 어떤 일이 있어도 신자가 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단지 박 여사와 신부의 사이를 생각하거나 신부의 됨됨이가 마음에 든다는 것뿐이다.항도 성당은 국도에서 조금 옆길로 빠진 언덕위에 서 있었다. 오래 되지는 않은 듯한 건물이었다. 앞들은 석양 교육 | 한지윤 | 2019-02-20 09:09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63> “이 곳은 미용실이 잘 되는 곳인가요?”“어업관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어딘가 사치하잖아요. 어머니가 살림을 해 주고 조수 한 사람 두고 둘이서 일하고 있어요.”약혼자가 죽은 뒤, 반 미망인 비슷한 기분으로 살고 있던 그녀가 서울의 회사원과 알게 된 것은 작년 12월이었다. 어느 일요일 저녁 때 그녀가 문을 닫고 밖으로 나왔을 때였다. 집 앞에 세운 자동차에서 내린 30대의 남자가 자동차 팬벨트가 끊어져, 정비공장들이 휴일이라서 이 근방에 개인이 하는 조그마한 정비공장이 없는가 그녀에게 말을 걸어 왔다. 그런 공장이라면 팬벨트 정도는 휴일이라도 수리해 줄 곳이 있다고 그녀는 말해 주었다.선영은 가게에서 500미터쯤 되는 거리에 있는 정비공장을 알고 있었다. 정비공장 주인의 아내가 선영이 미장원의 단 교육 | 한지윤 | 2019-02-06 09:06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62> “그 후 어땠어요? 댁은 그 후에 진찰 받으러 오지 않았죠. 나는 대개 1주일쯤 뒤에 한 번 더 오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런 말 하지 않았던가요?”“아뇨. 선생님, 했어요. 그래도 전 가지 않았습니다.”“왜죠?”“입덧이 심해서 선생님께 갔거든요.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기 아빠에게도 그렇게 말할 용기도 없고 해서, 나 혼자 처리할까 해서 선생님께 간 거예요. 그래도 입덧은 낫지 않았어요. 기운도 없었고요.”“그건 이상한데. 입덧이란 조기의 임신중독증이니까 태반이 없어지면 그 날부터 없어지는 건데……?”이것도 위암인가 한 박사는 생각했으나 이 여자의 건강한 얼굴로 보아 그런 병은 아니라고 판단했다.“선생님, 전 말예요. 선생님께 시비하려는 것이 아니고요, 그 때 아기가 중절이 안 된 것 같 교육 | 한지윤 | 2019-01-30 09:07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61> “양우석 씨 댁에도 경사 났다고 야단이래. 양우석 씨만 해도 그래요. 그 나이에 아기가 생겼다고 그 집안이 발칵 뒤집혀질 정도래. 지난주인지 금주인지, 집안이 전부모여 잔치를 했대. 굉장히 좋아들 하고 있어.”“그야 물론 좋은 일이겠죠.”한 박사는 웃음기를 띠면서 마음속으로는 다른 일 하나를 생각하고 있었다.한 열흘 전 일이었다. 기혼녀라고 하면서 병원에 20대의 젊은 여자가 찾아왔다. 생리도 없고 입덧 같은 증상이 있어 임신이라고 생각되었으나 계속해서 기분도 좋지 않고 해서 한 달가량은 진찰을 받을 생각도 않고 있다가 이제 왔다는 것이다. 환자는 퍽 여위어 있었다.“통 못 먹어요?”“먹으면 토해서요.”한 박사는 거의 예상은 하고 있었으나 임신반응을 보았더니 역시 마이너스였다. 이 환자 교육 | 한지윤 | 2019-01-23 09:05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60> “제가 아이는 낳을 수 있는가 물었더니 글쎄 아마 안 될걸, 하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날 밤 어찌나 슬픈지 잠도 오지 않았어요. 결혼은 안 해도 좋지만 그이의 아이는 꼭 낳고 싶었는데……”“글쎄. 그렇겠지만 아이를 못 낳는 사람도 많아요. 아가씨만이 아니고.”그리고 한 박사는 계속해서 물었다.“지금 함께 자취하고 있는 친구는 어떤 친구?”“이선애 라고 해요.”“무얼 하고 있지?”“한 때는 회사에 다녔어요. 영양사가 되고 싶다고 지금은 그 공부를 하고 있어요.”“서로 뜻이 맞아요? 룸메이트라고 하나, 이런 걸?” “특별히 뜻이 맞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둘이서 쉬는 날은 야외로 놀러 가거나 백화점 같은데 가기도 해요.” “주로 어디로 가지?”“대개는 신촌 까지만요. 지난번 교육 | 한지윤 | 2019-01-16 09:12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59> 한 박사가 말했다.“방금 이서영 씨가 오셔서 누님이 돌아 오셨다기에…… 별일 없으셨죠?”“그래요. 별일 없었고, 오늘 아침부터 집안 구석구석 정리 중이예요.”“시간 나는 대로 놀러 와요. 이번여행 이야기를 천천히 해줄 테니까.”“그러지요.”한 박사가 전화를 놓자, 나이분 간호사가,“선생님!”하고 한 박사를 불렀다.“이서영 씨 풀러스인데요.”임신반응을 말하는 것이었다.“뭐?”한 박사는 의외라는 듯이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틀림없어?”“지금 다른 환자는 없는데요.”유리판 위의 백탁한 임신반응을 들고 와서 보여 주었다.“틀림없는데. 올 봄은 의외로 홈런이 많은데……”이서영 씨가 다시 진찰실에 불려 들어 왔을 때 한 박사는,“부인, 큰 일 났는데요.” 교육 | 한지윤 | 2019-01-09 09:08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58> “지난번에는 부탁만 해두고 그만……”한 박사는 사과하듯 말했다. 한 박사는 자기가 꼼꼼한 성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면 되겠다 싶었던 것이다.“사실 어떻게 보면 내가 한 건 별로 없는 것 같아.”김 박사의 말이었다.“그건 또 무슨 말이야?”“그 여자 입원은 했지만, 검사가 끝나자 곧 가버렸어. 나중에 문자가 왔더군. 검사결과는 자네에게 가서 물어 보겠다고 말이야.“할 수 없군. 아직 여기 오지는 않았어. 그건 역시…”“메루(남성)야, 그건.”“그럴 거라 생각은 했지.”“섹스 구로마틴은 음성·염색체는 46/XY, 뇨의 17KS는 2.7㎎ 고나도트로핀은 24m㎍, 에스트로겐은 27㎍, 이런 결과가 나왔어.”“본인에게는?”“글쎄말이다. 아직 판단이 끝나기도 전 교육 | 한지윤 | 2019-01-02 09:17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57> 그런투로 기사를 쓴다는 것은 자기는 마귀가 아니라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지만 그것은 어린애같은 극히 유치한 생각이다. ‘마귀 같은 어미’가 나오는 배후에는 그런 어미를 내게 한 사회의 구조가 그렇게 되어있고 또한 같은 시대에 살고 있는 전체 사람들의 공동책임 이라야 한다.브라질 같은 나라에서는 중절 같은 것은 일체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혹은 종교적인 계율이 있으므로 정신박약모라도 아이는 사랑과 같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되고, 우리나라 같은 곳에서는 중절은 합법적이라는 사회상식이 있으므로 자기가 낳은 아이를 죽여서 벽장에 감춰두게 되어도 특별히 이상할 것도 없게 되는 것이다.벌써 몇 해 전 일이었지만 만삭이 다 된 배를 하고 찾아온 여고생에게 한 박사는 지금 중절수술 같은 것을 하면 학생은 그 아이를 ‘ 교육 | 한지윤 | 2018-12-26 09:07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56> 성모마리아가 예수님을 잉태한 나이는 열세 살인지 열네 살인지 그런 나이였다고 들은 적이 있어요. 천사 성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들어 수태를 알리자 마리아는 깜짝 놀랐지만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누가복음 1장 38절)’라고 대답했어요.한 박사와 같은 독설적인 남성이 이 구절을 읽고 ‘잉태될 수도 없거니와 열세 살 난 소녀의 대답치고는……’라고 말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요. 그것이 재미있어요. 놀란 앳된 마리아가 순간적으로 한 그 대답의 전반부는 그녀가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받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구약성서 사무엘기에 적혀 있어요. 다윗왕이 아내 카일에게 청혼을 했더니 그녀는 땅에 엎드려 ‘왕이시며, 내주의 여종은 내 주의 사환들의 발을 씻길 종이나이다.’ 라고 말예요. 이런 교육 | 한지윤 | 2018-12-19 09:04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55> 서른다섯도 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광대뼈가 불그러지고 쇄골도 심하게 튀어나와 있어 야위었다기 보다 해골 같이 말랐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았어요. 흐트러진 머리는 빗질도 하지 않은 채고, 떨어진 단추는 새로 달아 끼울 기력조차 없는지 가슴은 풀어 헤쳐졌고, 낡아빠진 블라우스를 걸치고 있었죠. 나는 신부님께 이 여자도 미혼모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신부님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그녀의 목소리는 우울하고도 맥이 없더군요.그녀는 남편이 있는 여자였어요. 이번에 낳은 사내아이는 여섯 번째 아이래요. 그녀의 남편은 배관공이었으나 알코올 중독자래요. 술만 들어갔다 하면 섹스를 강제적으로 강요한다나요. 아이는 줄줄이 많고 빈곤으로 그녀의 몸은 쇠약해졌고…… 그녀는 스물일곱 살이었어요. 이 번에도 그녀는 남편의 폭력 교육 | 한지윤 | 2018-12-12 09:15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54> 이런 것은 참 좋은 일이라 생각되는데…… 그녀 자신이 얼마 안 있어 엄마가 될 때 서툴지 않게 미리 훈련을 쌓는 것이거든요.식료품 저장실에는 오렌지, 수박 등의 과일들이 넘칠 만큼 있었고, 세탁실도 완비되어 있고, 솜씨 좋은 임신부들이 모여서 재봉일이나, 편물을 하는 작업실도 있었어요. 침실은 검소했지만 깨끗하고 예쁜 장난감도 장식되어 있더군요. 창피스럽다고 가족이나 이웃에서 손가락질 받던, 배가 불룩한 아가씨들도 여기서라면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가 있지요. 또 이곳에서는 부설된 탁아소가 있어 아이를 낳은 뒤에도 갈 곳이 없는 엄마들은 일정한 기간 내에서는 모자가 모두 여기 살면서 다음 생활 준비를 할 수 있다고 해요.인종들의 도가니라고 하고 있는 브라질답게 백, 흑, 황의 여러 피부색을 한 아이들 교육 | 한지윤 | 2018-12-05 09:08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53> “양승묵이란 사람, 알고 있어?”윤미는 조리대를 향해 등을 보이고 있었다. 손은 멈추었으나 이쪽을 돌아보지는 않고 말했다.“알고 있어요. 왜요?”“아니, 양승묵 씨 부인이 자기 남편이 당신을 만났다고 말해서…… 그 사람 딸이 오늘도 외래에 왔어.”“좀 이상한 분이죠?”“글쎄, 속은 알 수 없지만 상당히 미인이던데.”“승묵 씨는 하와이에서도 만났어요. 자기집안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 사람 부인 얼핏 보면 현모양처로 보이지만 형편없는가 봐요. 승묵 씨의 출장기회를 타서 상당히 바람피우는 바람꾼 인가봐요.”“그 승묵이란 사람 LA에서 만났어?”“아뇨. 처음은 하와이에서 백수 형부가 소개해 줘서, 내가 LA에 가면 거기서 또 만나자고 하면서 같이 식사를 하기도 했어요.”이백수 교육 | 한지윤 | 2018-11-28 09:12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52> “제가 두 분의 생활에 이래라 저래라 한다는 것은 주제 넘는 일이지만 전심전력으로 주어진 두 아이에게 정을 쏟아 보십시오. 두 분은 사이가 아주 좋으신 분인 것 같고 1남 1녀를 두고 있으니, 그 아이들은 두 분의 아이들입니다. 이것이 바로 행복이 아닐까요?”대답이 없었다. 1분 가량 지나자 침묵이 어색했던지 남편이 먼저 고개를 들고서,“한 번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미숙이, 그렇게 하도록 하지, 응?”아내도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는 일어섰다.“그렇게 해 주십시오.”한 박사는 일어서는 두 부부에게 정답게 말했다.“안녕히 가십시오.”이나미 간호사도 따뜻한 인사를 했다.병원이란 곳과 장의사라는 곳에서는 ‘또 오십시요’라는 인사는 못하는 법이다.한 박사는 잠시 후 이나미 간호사에게 교육 | 한지윤 | 2018-11-21 09:10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51> 다시 재소통 수술을 받았다. 성공률이 적다고 하는 수술이다. 그러나 정자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아내는 꼭 아이가 갖고 싶다고 해서 생각 끝에 AID(비배우자간의 인공수정)를 희망해 온 것이다.“아이는 몇 살과 몇 살 터울인가요?”한 박사가 물었다.“위가 사내아이로 열한 살이 되고, 아래가 계집애로서 여덟 살입니다.”“네에……”한 박사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군말 같습니다만, 제 아이를 낳는 것도 아닌데도 이 아이들을 귀엽게 보고 잘해 주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친엄마 같이 따르고 있지요. ‘엄마, 동생 하나 낳아요, 업어 줄게’ 하고들 있습니다.”“이해가 충분히 갑니다. 미안하게 됐습니다만 우리 병원에서는 비배우자간의 수정은 하지 않습니다. 가령 된다고 하더라도 이런 교육 | 한지윤 | 2018-11-14 09:16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50> 한 박사의 말에 어떤 중대한 불안을 느껴서인지 민자는 돌아갈 때까지 두 번이나 ‘대학병원에서 뭐라고 해도 또 선생님 병원에 와도 됩니까?“라고 되묻곤 하기에 한 박사는 ’좋아요, 좋고 말고, 언제든지‘라고 했으나 솔직한 심정은 그만 와 주었으면 싶었다.그날 저녁 무렵 아내인 윤미는 집에 돌아와 있었다.파출부 아주머니가,“사모님은 감기 기운이 있다고 2층에 누워 계십니다.”하고 말하기에 한 박사는 아내를 보기위해 2층으로 올라갔다.“감기라고?”한 박사는 인사치레로 말했다.윤미는 벽 쪽으로 돌아누워 그동안 울고 있었는지 눈이 부어 있었다. 방 안의 어둠을 핑계로 한 박사는 못 본 척 했다.“아마 어제 비를 맞은 게로구먼, 그건 나빠.”‘어딜 쓸데없이 돌아다녀’ 라고 한 박사는 교육 | 한지윤 | 2018-11-07 09:17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49> “그럼, 지금 그 남자를 무척 좋아 하나 보군?”“처음부터 결혼해 줄 수 없느냐는 거예요. 지금까진 다른 남자들은 친구로 사귀고 있었지만요, 그인 진심인 것 같고 또 저도 좋아해서…… 같이 좋아하면서 그대로 있는 것도 뭣하고 해서…… 호텔에 가자고 했어요.”“그렇겠군.”“전 그런 곳에 한 번도 간 적이 없었어요. 이 근방에 ‘신라’라고 하는 호텔 있죠?”“있어, 있지. 뾰족 지붕을 빨갛게 칠한 집 말이지.”“네. 그곳에 갔어요.”“나도 저런 곳에 한 번 가볼까 한 적이 있었는데.”“내부는 보기보다는 깨끗해요. 호텔에 갈 때 이 병원 옆을 지났거든요. 이 병원이 보였어요. 그이와 같이 호텔에 갈 때 만일 아이라도 생기면 이 병원에서 낳아 볼까 그런 생각도 했어요.”“무척 성급하군. 교육 | 한지윤 | 2018-10-31 09:14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48> 최민자는 풍만한 가슴은 아니었으나 좀 마른 듯한 처녀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볼록함으로 보이고 있었다. 젖이 분비되는 일은 없다고 한다. 유두도 작고 유훈도 옅은 색깔이고 겨드랑이 털도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그럼 내진을 해 봐야겠어요. 남자가 이상하다고 말한 것이 간단히 치료될지 모르니까.”한 박사는 언제나처럼 환자가 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준비가 끝나자, 진찰용의 둥근 의자에 앉았으나 어딘가 조금 어렵겠구나 하는 느낌을 직감했다.치모의 발육이 나쁜 것은 별개로 하고도 한 박사는 손에 준비하고 있던 질경이 소용이 없구나 하고 느꼈다. 처녀막폐쇄증인 정도가 아니고 처녀막은 흔적도 없다. 질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겨우 1센티 정도로 조금밖에 되지 않고, 거기에다 맹단이 되어 있었다.한 박사는 재빨 교육 | 한지윤 | 2018-10-24 09:13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47> “아니지요, 신부님. 난 신부님이란 남의 일에 무엇이나 설교해도 좋다고 봐요. 무조건 ‘너희들은 죄인이다’하고.”그날 밤 한 박사가 택시로 집에 돌아온 것은 열한시가 조금 지나서였다. 한 박사는 아내가 없다는 가벼운 기분으로 집에 들어왔다. 양심에 걸리는 짓을 한 일은 없지만 아내가 집에 있으면 늦게 들어온 것을 변명 비슷하게라도 해야 되기 때문이다.아내는 오늘 서울에서 고등학교 동창생의 집에 묵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한 박사는 전적으로 그것을 믿지는 않았다. 정말로 그런지 어쩐지 알 수도 없고 혹은 다른 곳에서 자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박사는 아내가 있는 곳을 확인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내에게 귀찮은 짓이 될지도 모르고 또 한 박사 자신에 대해서도 부질없는 일이라 생각되기 때문이었다. 교육 | 한지윤 | 2018-10-17 09:12 처음처음이전이전12345다음다음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