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에서 만난 온라인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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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 만난 온라인 수업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0.04.23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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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여중 교사들의 경험 사례
생활지도 한계, 반복수업 장점
홍성여자중학교에서 2학년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 교사가 EBS온라인클래스를 활용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코로나19 집단감염 막기 위한 조치로 미뤄졌던 초·중·고 온라인 개학은 지난 9일 고3·중3을 시작으로 지난 16일엔 고 1∼2학년, 중 1∼2학년, 초 4∼6학년이, 그리고 지난 20일엔 초등 1∼3학년이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이로써 비록 온라인 개학이지만 이제 전국 초·중·고생 540만 명 전부가 수업을 듣게 됐다. 온라인 수업에 맞춰 학교가 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학습 플래폼은 e학습터와 EBS온라인 클래스다. 한 번에 많은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 몰리면서 접속이 지연되거나 동영상 끊김 현상이 발생되는 등 불안정한 원격수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일선 교사들은 이같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지난 20일, 중3 개학 12일 째, 중 1~2 개학 5일째를 맞아 전학년 온라인 수업을 시행하고 있는 홍성여자중학교를 찾아 교육현장의 실상을 알아봤다.



■ 사상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시행됐다. 접속장애, 수업참여율 저조 등이 제기되는데 교육현장의 온라인 수업상황은 어떤가?
(김종오 홍성여중 교감)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사립 고등학교가 이 방식을 택하고는 있지만 화상으로 쌍방향 수업을 하려면 관련 장비들이 구축돼야하는데 이런 여건을 충족하는 학교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대신 학습콘텐츠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홍성여중은 충남e학습터와 EBS온라인클래스를 채택했다.

(윤용순 국어 교사, 2학년) 학습콘텐츠를 활용한 수업인데, 기존의 EBS 강좌를 끌어온다든지 교사들이 교과서를 바탕으로 한 수업자료를 파워포인트로 자체 제작한 후 수행과제와 함께 플래폼에 탑재하는 방식이다. 또는 유튜브에 먼저 수업 영상을 올리고 해당 주소를 플래폼에 연결하는 방식도 활용하는데 접속장애를 피할 수 있다. 학생들은 각 과목 담당교사가 올린 수업영상을 온라인으로 시청하고 수행한 과제를 제출해야 출석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체육의 경우 담당 교사가 직접 출연해 제작한 자세나 몸 동작 진행 영상을 올리면 학생들이 영상을 보고 따라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임지혜 수학 교사, 2학년) 영상을 처음 만들어봤다. 파워포인트를 만들어 올리기도 하고, 다른 자료를 끌어와서 올리기도 하고 하는데, 문제는 아이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면서 피드백을 주고 받고 해야하는데 그게 안된다는 점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이해 안되는 부분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는 장점은 있다. 수학 과목의 경우 교과서 문제풀이를 학습과제로 주고 학생 본인이 직접 푼 문제풀이 과제를 촬영해 업로드하면 교사가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어려워 하는 학생들에게는 나중에 등교하면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접속하는 과정이 어려워서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나?
(윤용순 국어 교사, 2학년) 매일 오전 8시 50분 온라인 조회를 통해 학생들의 출결확인을 한다. 조회가 끝나면 그날 수업이 진행된다. 진도율로 아이들의 수업 참석 여부를 확인한다. 70%이상 수업에 참여해야 출석으로 인정되나, 학교측에서는 가급적 100% 다 들을 것을 권고 하고 있다. 

국어 수업의 경우 학생들 스스로도 걱정했던 것만큼은 아니라고 반응하고 있다. 처음엔 어려워했던 학생들도 학교에 못나오는 상황인데 이렇게라도 수업이 진행되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다. 첫날 온라인 접속이 잘 안됐던 것 같은데, 둘째날은 확실히 (접속장애가) 적었고, 오늘 전학년이 다 개학한 날이라 걱정은 했는데 우려했던 것 만큼 접속 불안정은 없었던 것 같다.

■ 기존 수업 방식과 어떤 차이가 있나?
(김종오 홍성여중 교감) 학생들의 지·덕·체를 양성해야하는 곳이 학교인데, 비대면 수업으로 덕과 체의 양성이 이루질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학교가 수행해야할 온전한 역할과 기능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리고 온라인 수업자료 준비, 동영상 제작, 업로드 등 대면 수업에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로 교사들의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를 점검할 수 없는 단점도 있다. 다만 학생 입장에선 이해할 때까지 반복학습이 가능한 이점도 있다.

(임지혜 수학 교사, 2학년) 학교의 존재이유를 생각해볼 때 학교의 기능이 단지 지식만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 않나? 학교는 작은 사회이고 그렇게 작지만 그 안에서 사회화의 과정을 배울 수 있는 곳인데, 학생들의 생활지도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 학교수업시간은 정해져 있나?
(윤용순 국어 교사, 2학년) 수업시간표는 기존대로 하루에 7과목으로 정해져 있으나, 차이는 그날 들어야하는 과목들을 일과시간 내에 순서에 상관없이 들으면 된다. 등교시간은 있지만 하교시간은 없다.
 



모두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라는 낯선 교육환경이지만 일선 교사들은 상황에 맞게 잘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등교개학이 미뤄지면서 덩달아 피해를 입는 이들도 생겼다. △방과후 강사 △스포츠 강사 △계약직 강사 △급식 납품업체 △학교 앞 가게 등이 대표적 사례다. 
임광섭 홍성여중 교장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는 분들에 대한 구제책이 시행됐으면 좋겠다”라며 무엇보다 “코로나19가 하루라도 빨리 종식돼서 정상화되기를 바랄뿐이다”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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