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석굴 법당·불교 조각의 아름다운 모습 특이한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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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석굴 법당·불교 조각의 아름다운 모습 특이한 사찰
  • 취재·사진=한관우·한기원·김경미·최진솔 기자, 협조=홍주일보·홍주신문 마을기자단
  • 승인 2023.07.0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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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신도시 주변마을 문화유산 〈4〉
충남 예산군 덕산면과 삽교읍의 경계를 이루는 산인 수암산 중턱의 자락에 위치한 법륜사 전경.
  • 법륜사(法輪寺, 돌절, 굴바위절) 전통사찰 제81호

예산군 삽교읍 도청대로 835-45(신리 313-35) 수암산 중턱의 자락에 위치한 ‘법륜사(法輪寺, 전통사찰 81호)’는 ‘돌절, 굴바위절’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수암산(秀巖山, 280m)은 충남 예산군 덕산면과 삽교읍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남쪽인 홍성의 용봉산(龍鳳山, 381m) 줄기가 북쪽으로 뻗어 내리며 예산의 수암산 줄기로 이어지고 있다. 수암은 산 정상에 있는 수려한 암봉에서 유래한 지명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해동지도’의 덕산조에는 ‘수암산(修庵山)’으로 나오고, ‘1872년 지방지도’ 덕산조에는 ‘수암산(秀巖山)’으로 묘사돼 있다. 또한 주기에 “관아의 남쪽 5리에 있다”고 기록돼 있다. 한편 ‘조선지지자료’에는 ‘덕산군 현내면 수암산이 둔리(屯里)에 있다’는 내용이 확인되고 있다.
 

■ 법륜사, 자연 석굴 법당 이채로운 사찰
‘법륜사(法輪寺)’의 창건연대는 정확치 않으나 고려 시대 석물로 추정되는 부처의 족상과 불두(佛頭) 등이 있어 학자들은 고려 말기에 가람(伽藍)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법륜사(法輪寺)는 고려 시대 절터에 1900년경 세워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용봉산(龍鳳山)과 함께 전체가 바위산으로 이뤄진 수암산의 동쪽 끝자락에 자리한 이 사찰은 법당과 요사(窯舍)가 1동씩 있고 마애불 2(軀)구와 불상대석 등이 남아있다. 또한 자연 석굴 안에서는 천연 약수가 나오며, 석굴 안에 있는 불상 중 100여 년 전에 중국에서 들여왔다는 부처님상과 나반존자(那畔尊者)가 양쪽에 모셔져 있다. 제작된 지 얼마 되지 않는 불상도 놓여 있다. 

자연 석굴 법당 옆에는 불교 조각의 아름다운 모습을 더해주는 마애관음보살상과 두 눈을 부릅뜬 사천왕상 역시 조성연대는 확실치 않으나 학계에서는 조선 시대 중기로 보고 있다. 현재 전통사찰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백의관음의 자애스러운 모습과 두 눈을 부릅뜬 사천왕상은 불교 조각의 백미로 예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약사여래 마애불과 굴 법당이 다른 사찰에 비해 특이하고 이채로운 사찰이다. 

자연 석굴 옆 왼쪽의 암벽에 2구(軀)가 조각돼 있는데, 오른쪽이 관세음보살상이고 왼쪽이 사천왕상(四天王像)이다.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상은 넓고 둥근 얼굴에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 근엄한 인상을 주며 조각기법이 섬세한 것이 특징이다. 눈을 부릅뜬 채 역시 입을 다물고 있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은 몸 전체가 조각돼 있는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상과는 달리 머리 위와 가슴 아래로는 별다른 조각이 없이 얼굴만 강조돼 있다. 이 마애불은 법륜사가 세워지기 훨씬 이전부터 이 암벽에 조각돼 있던 것이라고 전한다. 이 절 주변에서는 절을 지을 때인 고려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와 편이 다량으로 출토된 사실을 볼 때 이 자리에 고려 시대에 큰 절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또 하체가 잘려나간 불상도 출토됐는데, 용봉(龍鳳山)에 있는 용봉사(龍鳳寺)로 옮겨졌다고 전한다.
 

법륜사 자연 석굴 법당 옆에 위치한 마애관음보살상과 두 눈을 부릅뜬 사천왕상.

또 마애불이 조각된 암벽의 바로 옆에 불상 대석이 한점 놓여 있는데, 이 불상 대석은 고려 시대의 석불 입상에서 볼 수 있는 형식으로 불상의 몸체와 지대석(地臺石) 겸 좌대로 사용되는 밑받침돌이라고 한다. 길이 125cm, 폭 60cm의 장방형 화강암으로 중앙에 가로 38cm 세로 16cm 길이 15cm의 촛대를 팠고, 두 개의 발을 부조(浮彫)했다.

법륜사는 1945년 우리나라가 해방되던 해 환산당 법인 큰스님께서 사찰명을 ‘통령사’라 이름을 짓고 자연 석굴 법당을 창건했으며 요사채를 건립해 사찰의 면모를 갖췄다. 이후 1960년에 사찰 이름을 ‘법륜사(法輪寺)’라 고친 것으로 전해지며, 가람의 문화적 유산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3년 전통사찰 제81호로 지정됐다. 법당의 뒤편으로 자연 석굴이 있는데, 높이 3m, 폭 8m, 길이 7m, 넓이가 18평 가량의 바위 속 석굴이다. 이 자연 석굴 앞에 그대로 건물을 연결해 1945년에 지은 법당을 1989년에 다시 신축해 ‘대웅전’으로 사용했다. 건축양식은 건평 36평에 외 5포 내 7포이고, 현재 우리나라 사찰 중에서 경기도 강화의 보문사와 유사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지난 2007년 1월 뜻하지 않은 화재로 대웅전을 비롯해 굴 법당 내부, 불상, 탱화 등이 모두 소실돼 다시 증축했다.
 

■ 내포영산대재, 전승·보존을 목표로 최선
현재 법륜사(法輪寺) 주지인 운산 보명 스님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영산대재(중요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제50호,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40호) 전승 도량으로 사라져가는 ’내포영산대재‘의 전승·보존을 계승하고 있다. 충남무형문화재 제40호 ‘내포영산대재’ 보유자인 보명 스님과 학인 스님, 내포영산대재 이수자인 법상 스님, 여주 스님을 비롯한 재가불자들과 함께 계승 보존하고 있다. 특히 충청도 내포 지역의 소리인 범패와 무용을 전승해오며 무용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보명 스님은 “영산재의 범패는 가곡, 판소리와 더불어 한국의 3대 성악곡에 속한다”며 “예산 법륜사에서 전승되고 있는 불교 의례인 내포영산대재가 민족 문화예술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법륜사(法輪寺)에서 진행하고 있는 ‘내포영산대재’는 지난해까지 ‘제15회 내포영산대재 시연회 및 불화 전시회’를 개최했다. 행사의 시작은 내포영산대재보존회원들이 동참하는 1부 영산재로 시작된다. 시련, 민대련, 괘불이운, 상단권공, 중단, 시식 순으로 진행되는 영산재는 충남무형문화재 제40호이자 어장인 보명 스님의 집전으로 봉행된다. 대부분 2부 행사는 ‘남도민요’나 ‘흥부가’ 등 전통공연, 가야금 산조와 병창 이수자 등의 가야금병창 공연행사로 진행된다.

법륜사 주지 보명 스님은 “내포영산대재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영산재의 한 뿌리이자 충청도 지역만의 고유한 범음성과 춤사위의 특색을 지니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 것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전승과 보존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한다.
 

영산재(靈山齋)란 불교의 영혼 천도 의례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재로 석가모니불이 영산에서 행한 설법인 영산회상(靈山會相)을 오늘에 재현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법회이며, 이 법회를 통해서 영혼을 천도하는 의식을 행하는 것이다. 영산재의 기원은 분명하지 않으나 이능화(李能和)의 ‘조선불교통사’에 의하면 조선 전기에 이미 영산재가 행하여지고 있었다. 이것은 법화사상의 융성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영산재는 영산회상의 상징화를 의미하는데, 이는 곧 법화사상에서 유래하기 때문이다.

이 의식의 절차는 우선 의식도량을 상징화하기 위해 야외에 영산회상도를 내어 거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약식으로 할 경우는 법당 안에서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법당 자체가 영산회상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야외에 내거는 불화를 괘불(掛佛)이라고 하며 괘불을 내어 거는 의식을 ‘괘불이운(掛佛移運)’이라고 한다. 괘불이 이운되면 영산회상의 상징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전에 우리 조상들은 이름난 산천을 성지로 골라 그곳에서 제사를 지내고 중요한 일들을 논의했으나, 불교수용 이후에는 중요한 행사를 행할 장소를 성역화하는 지혜를 발휘했는데, 괘불이운은 그 좋은 예의 하나이다. 이운이 끝나면 여러 가지 예를 갖추어 불보살에 귀의정례하고 소망과 성취를 기원하게 된다.

한편 법륜사가 위치해 있는 예산 수암산에는 1㎞ 길이의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법륜사에서 홍성군계까지 1㎞ 구간에 등산로를 개설했으며, 안내판과 데크로드, 목교 등이 설치돼 있다.  수암산은 용봉산과 연결된 해발 260m의 산으로 기암괴석이 산 전체에 산재해 있다. 정상에 오르면 충남도청 등 충남의 주요 행정기관이 예산군과 홍성군 경계지역으로 이전해 조성된 충남도청 내포신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수암산에는 바위덩어리가 다섯 덩어리로 쪼개져 있는 오형제바위를 비롯해 거북바위, 할매바위, 장군바위, 연인바위 등으로 유명하다.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미디어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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