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리더, 우리 동네 이장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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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리더, 우리 동네 이장님! (5)
  • 최선경 기자
  • 승인 2013.03.29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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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읍 오관리 12구(현대아파트) 백운학 이장


행정의 가교 역할을 하는 이장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농촌이 빠르게 고령화되는 추세 속에 지역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대표자로서, 요즘 이장은 열린 마음, 긍정적인 자세, 젊은 감성으로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지역 리더로 거듭나고 있다. 마을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역할에 주목된다.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마을 이장들을 만나본다. <편집자 주>


"인터넷 카페 만들어 주민과 소통"

홍성읍 오관리 12구(현대아파트) 백운학 이장

백운학(64) 이장은 홍성군에서 유일하게 아파트로만 이뤄진 마을의 이장이다. 지난 2005년 현대아파트 4개동 가운데 3개동은 오관리에, 1개동은 월산리에 세워졌다.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주소지를 달리 쓰게 되자 주민들은 행정구역을 조정해달라고 건의했고, 조례에 의해 현대아파트만 오관리 6구에서 오관리 12구로 분구됐다.

분구가 되면서 부녀회장이 이장일을 2년 간 맡아 봤다. 그러다 당시 입주자대표회 감사를 맡고 있던 백 이장을 추천해 이장을 맡게 됐으며, 현재 6년째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분구가 되고 보니 아무 것도 마련된 것이 없었다. 노인정과 마을회관을 새로 등록하고 부녀회도 새마을부녀회로 바꿨다. 일반 농촌마을보다 아파트 주민들은 사실 단합이 안 된다. 회의 참석도 안 한다. 전달 사항이 있어도 제대로 홍보를 할 수조차 없었다. 그래서 군에다 컴퓨터를 지원해 달라고 요구한 후 인터넷 카페를 개설했다"

32년 간 KT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진 백 이장은 공지사항과 마을의 사소한 소식들을 카페에 올리면서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 마을은 434세대 1570여명이 살고 있다. 주인과 세입자가 다른 집들이 많아 일일이 주민들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기가 참 어렵다. 그렇지만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일일이 관리하고 있다. 또 우리 주민들 가운데 100여가구는 변두리에서 농사를 짓는다. 다른 농업 마을 이장처럼 비료니 씨감자니 농사일과 관련된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백 이장은 현재 홍성소식 명예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전국에서 마을 카페를 잘 운영하기로 손꼽혀, 도지사와 군수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08년 충남도와 포털 사이트 다음(daum)이 협약을 맺고 마을 카페를 개설해줬다. 사실 시골 이장들에겐 마을 카페를 운영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인터넷 선을 깔고 매달 몇 만원씩 요금을 내고 사용하라면 누가 하겠는가? 마을 카페를 활성화하려면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홍성군에도 마을별 카페가 70여 개 정도 있지만 그 중에서 고작 10여개 정도만 운영이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마을 카페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나름 고민하고 있다는 게 백 이장의 설명이다. 홍성군에는 공동주택지원조례가 없었으나 군에 건의해서 조례를 만들게 했고, 그 조례에 의해 현대아파트가 최초로 군 지원금 3000만원을 받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군에 주민들의 불편 사항을 건의하면 아파트 마을이라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라는 경우가 있다. 일반 농촌 마을 같으면 마을 안길 포장이나 시설 정비, 소득 사업 지원 등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아파트 마을 주민들의 생활이 조금 여유 있을 거라는 편견 때문에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은 조금 불공평하다"

백 이장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아파트 마을이라는 한계를 넘어 주민들이 서로 화합하고 소통하는 단합된 마을을 만들기 위해, 남은 임기 동안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하며 힘차게 파이팅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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