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역 갈등 '미완의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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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역 갈등 '미완의 봉합'
  • 최선경 기자
  • 승인 2013.04.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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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시설공단 투표결과 반영 미지수
군·정치권 불신 확산… 조정역할 걸림돌

▲ 10일 광천문예회관에서 열린 주민투표에서 지역 주민들이 투표용지를 받고 있다.

장항선 광천역사 위치 문제를 둘러싸고 홍성군에서는 처음 실시된 주민투표가 기본계획안(1안)으로 결정됨으로써 지역주민간 갈등은 일단 봉합 분위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광천역 이전 문제를 둘러싼 주민갈등은 국토해양부가 최초 마련한 기본계획안(1안)과 철도시설공단이 수립한 기본설계안(2안)의 역사 위치가 각각 다른 데서부터 시작됐다.

당초 현 역사에서 1km 아래 홍주미트 앞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광천역사가 설계과정에서 노선이 변경돼 홍성 쪽에 가까운 광신철재 뒤편으로 옮겨지면서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 1안에 찬성하는 주민들은 노선 변경으로 이주민이 크게 늘고 시가지 발전이 저해된다며 원안 추진을 요구한 반면 2안에 찬성하는 주민들은 원안이 우량 농지와 마을 경관을 해친다며 노선변경을 환영하는 등 점차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날 주민투표를 통해 광천역사 위치에 대한 의견이 모아지기는 했지만 주민투표 결과가 반영되기 까지는 상당한 험로가 예상된다. 투표자체를 반대해 불참 의사를 보였던 주민들이 투표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주민간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는데다 2안을 추진해 온 철도시설공단이 투표 결과를 받아들일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광천읍번영회 황현동 회장은 "주민투표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승복하고 광천읍의 미래를 위해 함께 가자는 취지로 실시됐다"며 반대 입장을 주장한 주민들의 깨끗한 승복을 촉구했다.

2안을 찬성했던 한상봉 씨는 "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민원회신에는 장항선 노선과 역사 입지가 기본설계노선 대로 시행 중에 있다고 적시되어 있다"며 "투표를 통해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해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철도시설공단 측은 "아직 노선이 결정된 것은 없지만 올해 말까지 실시설계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라며 "주민투표 결과를 반영하겠다든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이와 함께 주민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홍성군과 정치권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 주민들 사이에 확산된 행정 불신 등이 향후 조정자 역할을 하는데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책위 관계자는 "군수나 군의원들은 주민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파악한 뒤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다"며 "지역 주민들이 주민투표까지 벌이는 지경인데도 무책임하게 뒷짐만 지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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