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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나누며 광천사랑운동 벌여광천감리교회 이필준 목사가 거리로 나선 이유는…
인구감소로 패배의식 극복 위한 긍정의 마인드 고취
이필준 목사(오른쪽에서 두 번째)를 비롯해 광천감리교회 성도들이 지난달 29일 열린 광천장날 커피를 주민들에게 나눠주며 광천사랑운동을 벌이고 있다.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오전 광천장날을 맞은 광천읍내는 오랜만에 대목 분위기가 느껴졌다. 화창한 가을 날씨 속에 5일만에 선 시장이 활기가 넘쳤다. 지난 여름 장마와 무더위 속에서도 잘 무르익은 과일이며 채소, 바다에서 건져 올린 살찐 생선과 젓갈 등 각종 농수산물과 공산품이 풍성하게 진열된 시장 어귀에서 노란 조끼를 걸치고 열심히 찻잔을 나르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이필준 목사를 비롯해 광천감리교회 성도들이었다. 그들은 지나가는 주민과 상인들에게 무료로 커피를 권했다. 주민들은 부담 없이 건네는 잔을 받아 커피를 마시며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멀리서 교인들의 모습을 발견한 어르신들이 달려와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성도들이 입은 조끼에는 교회 이름과 함께 ‘아이러브광천’이라고만 적혀 있을 뿐 전도를 위한 요란한 구호는 없었다. 전도지를 나눠주거나 신앙을 권유하는 일도 없이 오로지 환한 얼굴로 커피만 무료로 나눠줄 뿐이었다.

그는 커피와 함께 ‘광천사랑운동’을 펼치고 있었다. 정작 그는 충청도에 전혀 연고가 없는 경상도 부산 사나이로 광천읍 주민으로 편입한 것은 불과 3년 3개월 전이었다. 그런데 패배의식에 젖어 부정적인 사고에 가득 찬 주민들의 모습을 보고 이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원래 광천읍이 40년 전에는 인구 3만5000명의 부자동네였습니다. 그때는 광천읍까지 배가 들어와서 광천토굴새우젓 생산량이 전국 1~2위를 하면서 광천장이 전국 5대시장 중 하나로 큰 시장을 형성했습니다. 그런데 사금 금광에서 나온 모래가 바다에 쌓이면서 독배지역까지 들어오던 배가 들어올 수 없게 됐고, 안면도에 다리가 건설되면서 교통요지였던 광천읍은 외곽지역으로 밀려나 지역경제가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인구가 9500명으로 줄어들었는데 매년 250명씩 감소하는 추세여서 주민들은 패배의식이 가득 차 있습니다.”

이 목사는 주민 대부분이 옛날을 그리워하며 ‘지금은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마음문을 닫아버리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부임하자마자 ‘아이러브광천’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5일마다 서는 장날 오전에 장터에 나가 주변 읍면지역에서 장을 보러 오는 주민들에게 커피를 대접하며 조끼에 새겨진 ‘광천사랑운동’이라는 글귀만 보여줘도 부정적인 마인드를 긍정적으로 바꾸는데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5일장을 보러 광천에 많은 상인들이 옵니다. 그들에게도 광천이 좋다고 입소문을 내며 커피를 대접하면 전국에 좋은 이미지로 홍보가 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 목사는 지난해 광천읍기독교연합회 회장을 1년간 맡으면서 지역교회들이 함께 전개하는 운동으로 확대했다. 광천감리교회는 5일장뿐만 아니라 매주 월요일 이른 아침 광천역에서 용산행 첫 열차를 타러 나오는 주민들에게 먹거리를 챙겨주는 봉사도 하고 있다.

“월요일 아침 고픈 배로 첫 차를 타고 서울 등 외지로 나가는 분들에게 계란 2개, 요구르트 1개, 생강차 1잔씩 나눠드립니다. 열차 타고 가면서 드시는 동안 속이 훈훈해지니까 주민들의 마음이 열리더군요. 그래서 계속 하고 있습니다.”

용산행 첫 열차가 광천역에서 출발하는 시간은 6시 58분. 이 목사는 월요일 새벽 5시 20분부터 성도들과 함께 나가 주민과 학생들의 허기를 채워줄 뿐만 아니라 몸에 걸친 조끼를 통해 ‘광천사랑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승환 광천읍장은 “이필준 목사님이 중심이 된 광천사랑운동은 주민들에게 애향심을 고취시켜주고 있다”며 “주민들이 지역에 대해 자긍심을 갖고 고향을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성수 기자  sungshu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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