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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이야기를 건네는 속은리·능안마을희망을 일구는 색깔있는 농촌마을 사람들<28>
농촌마을 희망스토리-장곡면 행정2리 속은리·능안마을
  •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8.10.3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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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산을 배경으로 천태저수지를 품은 행정2리 마을 전경.

행정2리는 속은리와 능안, 2개 마을로 구성돼있다.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북서쪽으로는 속은리, 동북 방향으로는 능안마을이라 부른다. 능안마을은 마을 안에 능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능이 있었던 곳이 명당자리라고 한다. 그러나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능이 떠내려가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다.

행정2리는 북쪽은 초록산, 동쪽은 천태산이 있고, 마을회관 앞에는 천태저수지가 있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지난 2009년 9월부터 행천낚시터로 개장돼 많은 낚시꾼들이 찾게 됐다. 그러나 정작 주민들은 저수지를 이용하는 낚시꾼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행정2리 윤일중 이장은 “주말이면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치우느라 정신이 없다. 심지어 외부 쓰레기까지 가져와 버리고 가는 사람도 있다”며 “그래도 요 근래는 낚시꾼들이 많이 오지는 않는다. 베쓰만 잡혀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한다.

마을회관 옆에는 공중화장실과 분리수거함 및 쓰레기통이 있지만 이를 이용하기보다 저수지 근처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고 간다고 한다. 자연보호에 대한 시민들의 현명함과 지혜로움이 필요해 보이는 지점이다.

마을을 감싸고 있는 천태산은 1980년대 말까지 주민들 대다수가 광산에 다니며 삶을 영위하는 중요한 산이었다. 천태산에서 생산된 무연탄을 채취했기 때문이다. 천태산에 광산이 위치했던 196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가 마을이 가장 번성했던 시기로 70여 세대가 살았다. 지금은 시나브로 줄어들어 45가구가 살며 귀농인 가구는 6가구다. 주민 대부분이 고령에 속하며 40대는 3~4명이다.

속은리 마을 지명에 대한 유래가 있는데 장곡면 마을지에 따르면 조선시대 연산군의 폭정이 심한 시절, 속은리에 살던 한 선비가 연산군의 극악무도한 폭정에 통탄하며 살고 있었다고 한다. 선비는 벼슬에 뜻이 없어 글만 읽으며 산천과 벗하며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언제나 들려오던 선비의 글 읽는 소리가 들리지 않자 주민들은 선비집으로 몰려갔고 선비 집 대문 앞에는 선비가 잠뱅이를 입은 채 대문 앞에 서 있었다. 선비 손에는 호미가 들려져 있었고 표정은 밝았다. 선비는 연산군이 물러남을 기뻐하며 “모든 벼슬아치들이 벼슬은 높이고 뜻을 낮추니 어찌 나 같은 속인이 벼슬길에 나아가겠는가”라며 스스로 속인이라 자처하고 묻혀 살았다. 이후 고고한 선비의 정신을 되새기며 속은리 마을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능안마을에는 6개의 문화유적이 자리하고 있다. 능안마을 고인돌, 능안고분군, 능안 건물지, 능안사지, 이 성의 묘, 민휘 신도비의 묘 등이다. 속은리 역시 고분군과 고인돌이 있다.

행정2리는 올해 마을가꾸기 사업으로 마을 안팎을 재단장하고 있다. 속은리마을에 정자를 하나 만들고 솟대도 제작해 마을 입구에 설치할 계획이다.

최옥순 부녀회장은 강원도 동해에서 시집을 왔다. “처음에 강원도에서 만나 결혼했지. 그런데 첫 아들 낳고 나니까 고향 가야 한다고 하더라구. 처음에는 낯설어 애기 업고 도루 갈라 했는디 가만 생각허니 우리 애 생각하니 못 하겠더라구. 그래 다시 돌아와 여태 살고 있지.” 최 부녀회장은 마을 이름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건넨다. “마을 사람들이 이야기할 때 소곤소곤 얘기해서 속은리라 하고, 능안마을은 산이 있어서 능안마을이라 하지. 저수지 건너편은 함박골이라 하는데 사람들이 헤헤거리며 함박웃음을 지며 웃어서 함박골이야. 그저 우리끼리 하는 얘기여. 나도 잘 몰러.”

행정2리에서 태어나 행정2리로 시집을 간 토박이 김숙자 씨는 옛날 일을 생각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옛날에는 다 먹고 살기 어려웠지. 그래도 난 시집을 부잣집으로 와서 그렇게 벌벌대며 살진 않았어. 요 앞에 대동샘에서 다 목간하고 빨래하고 물 떠다 마시고 했지. 다른 데는 다 없어졌는데 여기 하나 남았어. 옛날엔 저 위에 살았는데 거기 물이 겁나 좋았어. 여름이면 시원하고 빨래도 잘 되고, 목욕하면 살도 부드럽고 그랬는데 요기 물은 안 그러대? 뭐 워떡혀? 그냥 써야지. 목간할 때면 총각들이 아가씨들 옷 많이 훔쳐갔지.”

현대판 선녀와 나무꾼이다. 옛날의 기억을 안고 있는 대동샘에는 최근 이끼가 잔뜩 끼어있다. 김숙자 씨 말에 의하면 물을 사용하는 일이 없으니 그렇다고 한다. 각 집마다 상수도가 들어오면서 대동샘을 사용하는 일은 없어졌지만 마을 입구에 위치해 있는 대동샘은 오늘도 마을의 오랜 기억을 안고 졸졸졸 흐르고 있다.

올해로 9년째 이장 일을 맡고 있는 윤일중 이장.

녹두콩을 수확하고 있는 최옥순 부녀회장.
반계초등학교 8회 졸업생인 김숙자 씨가 제공한 반계초등학교 학부모 모임 사진.
올해 마을가꾸기사업의 하나로 만들어진 마을정자(왼쪽)와 마을 입구에 핀 코스모스(오른쪽).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취재=김옥선/사진=김경미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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