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행복한 홍성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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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행복한 홍성을 만들자
  • 윤종혁
  • 승인 2010.02.1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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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희망찾기 (3)
우리에게 지역은 무엇인가. 지역주민, 지역경제, 지역신문, 지역공동체, 지역화폐, 지역학교 등 지역과 관련된 다양한 의미가 우리 삶에 존재하고 있다. 지역은 물질적․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생태적․문화적․교육적인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한마디로 지역은 우리 삶의 근간이자 생명의 터전인 셈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우리의 삶터이자 일터인 지역은 그 안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질 관점보다는 자본의 논리에 의해, 권력의 논리에 의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좌지우지 되어 왔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공생과 순환의 고리가 끊어진 채 지역의 가치가 제대로 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주신문에서는 '지역'의 다양한 가치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2007년 문을 연 한사랑지역아동센터에서는 매일 30여명의 아이들이 찾아 지역사회의 보살핌 속에 함께 공부하고 함께 놀고 있다.

#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예정인 김수정(가명) 씨는 혹시 내 아이가 도시에서 학교를 다니게 될 다른 아이들에 비해 뒤처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에 노심초사다. 어려서부터 영어학원을 비롯해 여러 학원을 다니게 했지만 왠지 농촌에서 교육을 받는 것이 뭔가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여건이 허락된다면 도시로 전학 갈 마음을 가지고 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식을 위해 일 한다'고 답한다. 그만큼 자녀들에 대한 부모들의 사랑은 절대적인 사랑이라 할 수 있다. 본인은 비록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자식을 위한 한없는 마음으로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농촌인구의 유출을 막기 위해, 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에 정주하는 전체 주민의 건강하고 긍정적인 생활 역량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견해이다. 주민은 지역에 의해 성장하고 지역은 주민에 의해 발전한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홍성군에서는 주민이라는 범주에 성인만 각인되어 있는 듯 하다.

최근 홍성군에서도 '아이낳기 좋은나라 운동본부'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출산율이 자꾸만 떨어지다 보니 정부 정책으로 단체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홍성군에서도 어쩔 수 없이 정부 정책을 따라가는 추세이지만 주민들에게 별다른 감흥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한사랑지역아동센터 정순희 센터장은 "도대체 누가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아서 안 낳는가. 아이를 낳아도 자신은 물론 가족과 사회에서 낳고 키우기가 너무나 힘든 현실"이라며 "아동의 임신, 출산, 양육에 대한 권리는 없고 오로지 의무만 있다. 정부에서는 가장 중요한 미래자산이며 현재의 가치를 실현하는 여성과 아동에 대해 관심이 너무나 빈약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의 지적처럼 홍성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를 편히 맡길 공간도 부족하고,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도 부족하기만 하다. 오죽했으면 몇 달 전 홍성으로 이사 온 햇살자연학교 심상옥 대표는 "홍성에 살려고 지난해 내려왔는데 홍성에 공공의 영역에서 아이들을 배려하는 공간이 없다는 것"에 대해 깜짝 놀랐다고 한다.

정순희 센터장은 아이들이 행복한 홍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출생에서부터 성년이 되기 전까지 아이들이 안전하게 커 갈 수 있는 지역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즉 출산장려금 몇 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 키우기에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공동체의 관심 필요

현재 여러 곳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에는 '풀씨학교'가 있다. 방과후 학교인 풀씨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교육내용을 만들어 나가고 틀에 박힌 생활습관, 고정관념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40여명의 아이들은 지역사회의 뒷받침 속에 지역 공동체 일원으로 커가고 있다.

아산에 있는 거산초등학교는 폐교위기에서 이제는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입학을 희망하는 학교로 탈바꿈한 학교로 유명하다. 거산초는 2002년 당시 전체 학생수가 35명이었다. 그렇지만 학교교육의 능동적 변화를 주도한 교사와 지역 주민들의 노력으로 2017년까지 입학생이 예약되어 있을 정도로 인기학교가 되었다. 학급당 학생수는 20명이다. 거산초는 농촌 지역의 특성을 충분히 살리면서 학부모들의 변화까지 이끌어내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 문화를 만들어내고 유지하고 있다.

대전광역시 중구 석교동에 있는 '알짬도서관'은 마을도서관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2005년 마을의 젊은 엄마들이 모여 만든 일종의 사설도서관인데 이곳에서 아이들은 책 읽는 것 말고도 함께 놀고 체험학습 등을 통해 지역공동체의 보살필 속에서 자라나고 있다.

홍성군도 이제는 아이들이 행복한 생활을 하는데 있어 부족한 것은 무엇이 있는지를 다시금 되돌아봐야 한다.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선거에 매몰돼서 표를 의식하기 보다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의 아이들이 훗날 건강한 지역을 만들 수 있는 지역리더로 커갈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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