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둠별 협력수업으로 학생들과의 호흡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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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둠별 협력수업으로 학생들과의 호흡 맞춘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0.08.2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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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인 아이들이 준비한 이야깃거리야말로 가장 생생한 수업자료"
참스승이 공교육 신뢰 다진다 ⑦ 홍동중학교 민병성 교사

입시위주의 현 교육체제 아래 공교육은 점점 신뢰도를 잃어 학생들은 교사보다 학원 강사를 더 신뢰하며 의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적 열정과 학생들을 사랑으로 대하며 공교육 신뢰구축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교사들을 만나 교사로서 추구하는 교육적 가치와 수업력 신장을 위한 차별화된 수업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민병성 교사는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천안고, 공주사대 국어과를 졸업하고 1983년 홍성중학교에서 첫 교편을 잡은 후 정산중, 금마중을 거쳐 현재 홍동중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재직 중이다. 1989년 전교조 사태로 4년 반 해직되고 1994년 복직이후 전교조 홍성지회장과 홍성국어교사모임 회장, 홍동지역범교과교육과정연구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0년 충남교육연구소 설립에 참여해 2006년부터 충남교육연구소 부소장을 맡고 있다. 현재 홍동중학교 연구부장을 맡고 있는 민 교사는 '농어촌 소규모 중학교 교원의 실상'(2005), '농어촌 중학생의 특성 분석'(2006) 등 다수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가장 우선시하는 가치는?

배려와 소통입니다. 아이들이 어른으로 살아갈 10년, 20년 후는 지금보다 더 많은 정보들이 공유되는 세상이 될 겁니다. 또 여럿이 어울려 일하는 가치가 지금보다 더욱 높게 평가될 것 같습니다. 그런 사회에 적응하려면 남을 잘 이해해주고 존중해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 그것이 개인이든 단체든 여러 계층과 많은 정보를 공유하려면 소통하는 방법을 잘 익혀야 하고 그런 시스템에 익숙해져야 할 겁니다.

그런데 지금 아이들은 핸드폰이나 인터넷 등 혼자 있어도 심심해하지 않을 여러 주변 환경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고립되어 있는데,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들이 모여 어울려 살아가려면 자신의 생각을 잘 설명하고 남의 말을 잘 들으면서 기다려주고 이해해주려는 배려심과 인내심을 기를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지역사회에 관한 관심과 자기 주변 환경에 관한 올바른 현실인식도 필요합니다. 자신의 주변 상황을 잘 인식하고 스스로의 성격, 특기, 습관 등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소위 개념 있는 인간으로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업력 신장을 위한 학습자료 준비는?

학습자료는 생활 주변의 모든 것이 그 대상입니다. 국어 교과의 영역은 단순한 언어 지식의 확충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로서의 문학, 이야기로서의 역사, 정서를 느끼기 위한 자연관찰 등 할 수 있는 한 거의 모든 자료를 수업에 활용합니다.

아이들에게는 특히 말하기나 쓰기 등 표현 영역을 강조합니다. 엊저녁 꿈, 내가 기르는 고양이, 아침 등굣길의 거미줄 등 모든 이야깃거리를 떠올리고 자기 수준에서 표현하게 합니다. 물론 학습지를 준비하여 교과 내용을 정리해 주기도 합니다. 학습지 자료는 주로 전국 국어교사모임의 활동을 통해 얻습니다. 그러나 학습자인 아이들이 준비한 이야깃거리야말로 가장 생생한 수업자료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과 친근감을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아이들은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교사를 좋아합니다. 나이와 관계없이 자신들을 이해해주고 생각의 방향이 비슷한 교사에게 마음을 터놓는다고 생각합니다.

때로 수업시간에 아이들과 노래를 함께 부릅니다. 가요, 팝송 가리지 않습니다. 어떤 노래라도 소리내어 부르면 속에 응어리진 것이 뱉어진다고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그러나 노랫말이 좋고 곡도 괜찮다고 생각하면 악보를 복사해서 아이들과 함께 배웁니다. 그러고 나면 지루한 수업을 함께 돌파할 기운이 생기는 거죠. 아이들에게 같은 배를 탄 존재로 인식시키는 것이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첫단추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학습동기를 부여해 주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면?
'공부를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해 절실함이 없는 사람은 학습동기가 부여되지 않습니다. 마지 못해 하는 거죠.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 남들도 다 하니까……, 이런 생각이 들면 공부의 의미를 찾기 어렵게 됩니다. 아주 드물게 어쩌다 하다보니까 공부의 참맛을 느꼈다, 그래서 공부가 재미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성취감을 맛보았다는 거죠. 그런데 이런 경우보다 자기가 당장 필요해서 하는 공부가 더욱 잘되고 성취감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진로를 생각하게 하고, 공부하는 절실한 이유를 설정하게 하면 어느 정도 학습동기가 부여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홍동중학교는 1학년 대상으로 여름방학 중 학습코칭 과정을 실천해 보았습니다. 아이들에게 학습동기가 높아질 수 있는 여러 자기점검 요소를 체크하게 한 것입니다. 그 결과 의외로 아이들은 조금만 안내하고 도와주면 학습동기가 많이 향상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여러 요소들을 자극해 주면 학습동기는 올라간다고 믿습니다.

-국어과 교사로서 교과특성에 적합하게 적용하고 있는 차별화된 수업방법은?

많은 교사들이 수업방법의 혁신 방안을 놓고 고민합니다. 저 또한 차별화된 수업을 시도하다가 잘 맞지 않는 여러 여건으로 중도에 그만두기도 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참신하고 차별화된 수업방법의 실천보다는 아이들과 가장 호흡이 잘 맞는 수업방법을 찾아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모둠별 협력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장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지금의 아이들과 가장 호흡이 잘 맞는 수업방법입니다. 서로 역할을 나누어 도와주고, 모둠에서 얻어낸 공부 결과를 다른 모둠에게 일러주는 나눔의 수업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익숙해져 있어서 으레 국어는 도서관에서 모둠별로 하는 수업이라고 준비하고 기다립니다. 도서관의 여러 책들과 인터넷을 통한 정보 검색, 영상시설과 출력 복사등 편의성 때문에 저와 아이들에게 최적화된 수업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학교는 학생들에게 즐거운 곳, 재미있는 곳이어야 하고, 교사는 학생들의 조언자로서 때로 동료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것을 깊이 이해해 주었으면 합니다.

학교가 재미없다면 그것은 어른들의 책임만은 아닙니다. 고등학생이건 중학생이건 아니면 초등학생이라도 각각의 수준에서 학교를 즐겁고 재미있는 곳으로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수업 시간을 통해서나 체험활동을 통해서 정말 즐거운 공부를 제안하고 실천해 보십시오. 어른들은 대견하고 신이 나서 여러분을 지원할 것입니다.

공부는 때가 있는 것이 아니지만, 집중해서 가장 효과를 볼 최적의 시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10대 청소년 시기에 자기 역량과 내공을 쌓는 공부를 집중하는 것은 훌륭한 어른으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운동이라고 생각하여 몰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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