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86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86> 한 박사는 풀사이드에서 형식적인 준비운동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풀로 뛰어들어 크롤로 25미터를 헤엄쳐 보았다.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숨이 찼다. 한심스러운 일이다. 여겨져 풀사이드로 올라와 의자에 비스듬히 누웠다. 혀를 빼물고 한여름의 개처럼 헐떡이고 있을 때였다.머리위에 달린 확성기에서“한국일 원장님, 한국일 원장님. 지금 풀에 계시면 댁으로 전화해 주십시오.”하고 방송이 흘러 나왔다.한 박사는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해서 타월을 걸치고 풀사무실까지 단숨에 달려갔다.전화를 걸어서 병원의 전화번호를 불렀다. 두어 번 신호가 가자 접수부의 여자 직원이 나왔다.“나 찾았어?”하고 퉁명스럽게 말했다.“잠깐 기다려 주세요. 수석간호사님을 바꿔 드리겠어요.” 수화기를 귀에 교육 | 한지윤 | 2019-07-10 09:08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85> “알겠어. 걱정 말아요. 그런데 지난 번 고혜련이란 분이 찾아간 적이 있지?”“고혜련? 기억에 없는데요. 고혜련이가 누구지요?”“내가 아는 사람인데 손녀가 고등학교 학생 신분으로 임신이 돼서 거기 의논하러 갔을 텐데.”“네, 네, 그 분이 고혜련이란 분이군요.”밤이었는지 아니면 점심 휴식시간인지 사택으로 찾아 왔기에 한 박사는 다소 기분이 상해서 응접실로 모시지도 않고 이름도 확실하게 듣지도 않았던 일이 기억났다.“그래. 고혜련이라고 해. 조금 전에 전화가 왔어.”“아이는 어떻게 됐죠? 벌써 낳았을 텐데.”“낳았대, 5월 9일에. 딸이라 더구나. 그 때는 이미 손댈 수 없는 시기였으니까.”“난 잘 듣지 않았지만 들어도 우리 같은 늙은이는 잘못 전하거든. 아마 찾아갈 거야.”“ 교육 | 한지윤 | 2019-07-10 09:07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84> “그 어느 날이라도 임신이 되었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생태로 되는 것일까요?”한 박사는 두 사람의 혼전관계의 유무를 묻고 있는 것이다. 이 노부인도 남녀가 결합한 날이 임신한 날이라고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문제는 다음 생리일에서 거꾸로 계산해서 12일에서 16일 사이에 있는 배란의 전후에 임신의 찬스가 있었나 아닌가에 실마리가 달려 있는 것이다.4월 5일이나 10일이라도 4월의 생리가 없었다는 데는 같은 것이다.결혼식의 전후는 심리적인 영향으로 생리의 템포가 달라지는 수가 많은 것이므로 가능성의 폭은 훨씬 커진다.“확실한 것은 단정할 수 없습니다만, 3월 26일부터 최종 생리가 있었다는 점은 나는 다소 의심스럽게 생각합니다. 오산이란 것도 많습니다만, 객관적으로 볼 때는 조금 거리가 있는 듯합 교육 | 한지윤 | 2019-07-10 09:06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83> 한 박사는 본능적인 저항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재계나 정치인들 중에는 자기의 아들딸의 배우자를 사람 본위로 구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편의 집안이나 사업상의 이용물로서 정략적인 결혼이 많은 세상에 이 부인의 아들이 한 결혼은 오히려 정상적인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남편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꼭 이 아이와 결혼을 할 생각이면 집을 나가버리라고 하셨을 정도인데, 제가 애원하다시피 해서 성사가 되기는 되었습니다. 주위의 가까운 분들에게조차 청첩도 하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예식 날에는 아이의 회사 직원들이 오기는 했으나 여러 가지 사정을 알고 있어 그런지 서먹서먹한 분위기 였었지요.”“식이 4월17일이라…… 그때부터 벌써 생리가 없었다는 것입니까?”한 박사는 옆에 있는 메모지를 끌어 당겼다. 교육 | 한지윤 | 2019-07-03 09:07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82> “네……. ”“식을 올린 것이 4월 17일인데 만일 그 당시 곧 임신이 되었다고 한다면 선생님이 보신 바 지금이 4개월 말 이라는 가능성이 있을까 싶어서 그렇습니다.”그 노부인은 천천히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임신월수에 비해서 임신부의 배가 너무 불러 온 것은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다태임신 이나 포상기태의 경우도 임신 3,4개월에서 자궁저가 배꼽 높이에까지 오는 수가 있다. 또 급성 양수과다증에도 임신 4,5개월에서 급속히 배가 불러오는 것이다.그러나 어느 경우에도 오늘 한 박사가 진단한 것 같이 태아가 배 밖에서 촉진되는 일은 없는 것이다. 촉진될 수 있는 것은 5개월 이후라야 가능하다. 태아의 부분까지 구별이 가능한 것은 6개월 말이라야 된다.“엄밀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만 교육 | 한지윤 | 2019-06-26 09:03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81> 백발의 시어머니가 정중한 인사말을 하고 젊은 며느리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진찰실을 나갔다.한 박사는 볼펜의 뒤끝으로 차트를 두어 번 두드리면서 옆에 서있는 간호사들에게,“이거 뭔가 있긴 있는 모양인데.”하고 말했다.“혼전관계인가요?”이나미 간호사가 말했다.“그런 것 같은데.”“있어도 상관없지 않아요?”젊은 간호사들이 말했다.“자네들도 혼전관계 찬성파인가?”“찬성이랄 건 없지만 절대로 없다는 것도 부자연스러운 것 같아요.”“그 시어머니도 반대하지는 않은 것 같았는데.”“그렇다면 떳떳하게 말해 버려도 좋을 텐데요.”“알 수 없군.”언젠가는 그 이유가 밝혀질 것이라고 한 박사는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러나 그 사실이 수 시간 후 이내 밝혀질 것이 교육 | 한지윤 | 2019-06-19 09:10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80> 금테안경을 끼고 옷도 점잖게 차려입고 있었고 단정하고 우아한 태도였으며 목소리는 알맞은 톤으로서 다소 긴장감이 섞여 있었다.“사시는 곳은?”“저는 의정부입니다. 이 아이 부부는 서울입니다.”한 박사는 노부인의 말에서 이해하기 힘든 점이 없지 않았다. 며느리의 친정인 천안이 멀다고 하면 이 곳도 서울에서 살고 있는 아들 부부에게서 보면 먼 곳이 아닌가.한 박사는 자기의 본분인 의사의 일 이외의 것에는 신경 쓰지 않기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구지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초산이지요?”“네.”역시 시어머니가 대답하고 있었다.“최종생리는 언제 있었나요?”이 것도 시어머니인 노부인이 대답할 것인가 하고 한박사는 기대하면서 물었다.“3월 26일이었어요.”한 박사는 이번에는 목소리에 교육 | 한지윤 | 2019-06-12 09:07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79> 만일 아내인 윤미가 만들었다면 한 숟가락도 먹지 않았을 것이다.한 박사는 내키지도 않는 단팥죽을 먹으면서 전쟁 직후 식량이 극도로 귀할 때 좋고, 싫고 할 것 없이 아무 것이나 먹었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한 박사가 테이블 위에 내놓은 수술비를 넣은 봉투는 그대로 놓여져 있었다. 한 박사가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라도 이 돈을 받아야 된다고 설득해서 박선영은 겨우 받아 두기로 했다.“꼭 선생님 뜻이 그렇다면 받아 두겠어요. 영수증을 써야겠죠?”한 박사는 웃으면서,“영수증? 글쎄나…… 그렇지, 병원경리는 그걸 바랄걸.”“뭐라고 쓰죠? 수술비 돌려받은 금액이라 써요?”“음, 정확해서 좋은데. 그렇게 쓰지.”한 박사는 영수증을 쓰고 있는 선영의 머리칼 때문에 조금 가려진 옆모습을 눈여 교육 | 한지윤 | 2019-06-05 09:07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78> ‘선영 미용실’ 이란 간판이 붙어있는 박선영의 미장원은 쉽게 찾을 수가 있었다. 문에는 ‘정기휴일’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다. 문을 밀어 보았다. 잠그지 않은 문이 쉽게 열렸다.“어머나, 정말 오시네. 기다리고 있었어요.”박선영은 붉은 색과 감색의 체크 원피스에 외출용인 듯한 임신복을 입고 안에서 달려 나왔다. 다른 사람은 없는 듯 집안은 조용했다.“어머니는 ”가게와 붙어있는 방에 안내되자 한 박사가 물었다.“부산에 숙모님이 계세요. 오늘 거기에 간다고 가셨어요. 같이 있는 아가씨는 비가 이렇게 오는데 당일치기로 친구들과 놀러 간다고 나갔어요.”“아무튼 젊은 사람들은 발랄해서 좋아.”한 박사는 이렇게 말하고는“수술이 잘못된 것에 대해서 변명이랄까. 설명을 하고 싶어서 왔는데.” 교육 | 한지윤 | 2019-05-29 09:04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77> 하고 한 박사는 얼른 말을 얼버무려 버렸다.“신부님, 저런 아이도 살아있는 것이 좋을까요?”“생명이란 인간 스스로가 살고 싶다든지 죽고 싶다든지 하는 것을 결정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생명에 관한 것은 모두 그렇습니다. 신의 뜻입니다.”“그렇게 생각하면 마음 편한 일이지요. 인간으로서도 고마운 일이고, 가령 항문을 성형한 아이의 문젠데 대변을 실금할 것이라고 병원에서 말하고 있지만 훈련하기에 따라서는 기저귀가 필요 없게 될 수가 있지요. 그러나 건강한 사람과는 달라서 설사 같은 것은 참을 수가 없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예사로 속내의를 더럽히게 돼죠. 또 냄새가 나니까 다른 사람들이 싫어 할 것이겠죠.생각하는 능력도 없으니 그대로 두어버리겠죠. 보다 못한 부모가 뒤처리를 해 주게 되면 자기의 교육 | 한지윤 | 2019-05-22 09:03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76> “그 부모들이 과연 그랬을까요?” 이 아이를.”“아마 그런 것 같아요. 확실한 경위는 알 수가 없으나 입원한 후에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습니다. 버리고 만 아이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입니다.”“가끔 여기에 옵니다만, 이런 아이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신부는 놀랐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저 쪽 방에도 심장에 질환이 있고, 다지증, 즉 육손이라는, 손가락이 6개가 달린 것 외에 또 구개파열이 된 아이가 있습니다. 증후군이니까, 기형이 여러 가지로 겹쳐 생기는 것입니다.”“예수님 같은 아이인데요. 이 세상의 괴로움을 다른 사람 것까지 혼자 도맡아 가지고 왔으니.”신부는 말하면서 손발을 귀엽게 놀리며 보이지 않은 눈으로 인생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참담한 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교육 | 한지윤 | 2019-05-15 09:03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75> 몽고증이란 트리소미형의 상염색체 이상의 1종으로 1866년 다운이란 사람이 정신박약아의 얼굴 모양이 몽고인을 닮았다고 해서 몽고증이라고 불렀다. 정식으로는 다운증후군이라고 하는 것이다.몽고증이란, 이 병의 아이들은 눈과 눈 사이가 비정상적인 간격으로 떨어져 있고 눈 꼬리가 덜 찢어진 형태를 하고 있다. 아래 입은 벌리고 혀를 내밀고 있다. 손바닥의 크기도 작고 한 개의 손금이 가로 질러져 있다. 무엇보다도 확실한 특징으로는 신장, 체중이 모두 발육부진이 되고 지능지수도 50이하인 수가 많으나 성격이 명랑한 점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그 때였다. 부원장이 왔다고 해서인지 젊은 담당 의사가 왔다. 한 박사는 고경철 의사라고 소개를 받았다.“다운증후군이라는 것은 잘은 모르지만 지능이 떨어진다지요?”마 교육 | 한지윤 | 2019-05-08 09:03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74>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비가 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길이 비교적 한산해서 예정대로 차를 곧장 몰수가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차는 녹음으로 덮혀 있는 소아병원의 정문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신부님, 부탁이 있습니다. 난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인데 종교적인 의식에 참석한다는 것이 쑥스러워서…… 끝날 때 까지 여기서 기다렸으면 싶습니다. 그 후에 견학을 시켜주십시오.”“좋습니다. 편할 대로 하십시오. 세례식은 10분이면 충분합니다.”한 박사는 마테오 신부가 세례식을 하는 동안에 가지고 온 문고판 책이라도 읽을까 하다가 머리에 들어갈 것 같지도 않아서 그만 두었다.병원에 와서 의사의 진찰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가 된 기분으로 대기실에 출입하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토요일의 면회시간이라서 교육 | 한지윤 | 2019-05-01 09:06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73> 심리적인 요소가 가미된 일시적인 폐뇨증에 물소리를 들려줌으로써 해결하는 방법이었다.한 박사는 그 날의 보고를 수석간호사에게서 받고 있었다.“저는 아줌마에게 ‘축하해요.’라고 말해 버리고 웃었어요. 수석 간호사도요.”영은이는 재미있었다는 듯이 재잘거리면서 따라왔다.“선생님 전 말예요. 지금 와서 자기에게 주어진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지금까진 그렇게 관심도 없었는데 말예요.”“그래. 걸을 수 있다는 것, 볼 수 있다는 것, 들을 수 있다는 것, 말할 수 있다는 것, 먹을 수 있다는 것, 정상적인 배설을 할 수 있다는 것 등등……”“선생님 전 말예요. 민선이 아줌마 이야기를 할 생각이 아니었어요. 그 보담 선생님께 여쭈어 볼 것이 있는데요.”“뭐지?”“선생님 교육 | 한지윤 | 2019-04-24 09:02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72> “그런 일은 없습니다. 아직 그런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으니까……”“그럼, 안심은 되지만.”“학생은 어때? 학생은 병이 아니니까 무리해서 누워 있지 않아도 돼요.”한 박사는 영은이에 대해서는 표면상으로는 그대로 일단 방임해 두기로 방침을 정하고 있었다.식욕이란 것은 이상한 것이어서 먹어라, 먹어라, 하면 오히려 먹고 싶지 않은 것이다.한 박사 자신도 전쟁 때 그 당시는 아직 어리기는 했지만 식량기근으로 먹는데 대한 비참할 정도의 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음식이라면 가리는 것 없이 아무거나 먹어 치우는 식욕을 가지고 있었다. 음식이란 부족하면 부족할수록 먹고 싶은 것이다. 많은 음식을 눈앞에 늘어놓고 먹으라고 강요하는 것처럼 식욕을 죽이는 것은 없다. 밥을 잘 안 먹는 아이를 걱정 교육 | 한지윤 | 2019-04-17 09:05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71> “다르다고 생각돼요. 저는요. 그이가 이 번 일을 알고 있구나 싶어요. 그래서 끝말에 ‘고마워’라고 한 것 같아요.”“무책임한 짓이 아닐까?”“하지만 저 혼자의 결심으로 말하지 않은 것이잖아요. 지금 제 자신이 결심이 굳어져 있어요. 일평생 그이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다고 말예요. 그런 비밀을 갖고 살아가는 것도 재미있잖아요. 선생님, 어쩌면 바보 같죠?”“왜 바보야? 좋다, 싫다는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으니까 즐거운 일이지. 그건 그렇고 선영이 집에 한 번 가보고 싶은데, 괜찮아요?”한 박사가 이런 말을 한 것은 중절실패 문제에 대해 뒤에 이러쿵저러쿵 하는 문제가 생기지 않게 단단히 매듭을 짓고 싶어서였다. 선영이가 이 일로 이해하고 임신을 계속해서 아이를 낳는다면 문제는 간단할 것이라고 생 교육 | 한지윤 | 2019-04-10 09:08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70> “방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아요.”전화를 끊고 한 박사는 영은이 엄마의 목소리로 보아 딸과의 사이가 이 이상 견딜 수 없다는 태도라고 느꼈다. 그런 심리의 뿌리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이 세상에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 서로 싸우는 일이 너무도 많다. 부모, 자식 사이만 끊는다면 다 의좋게 살아갈 사람들이라도, 한 지붕 밑에서 부모와 자식으로서 산다는 당연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것만으로 서로 미워하고 심지어는 생명까지도 걸고 상대를 거부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일시적이거나 영구적이거나 불구하고 부모와 자식이라는 윤리만 없어진다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들이 많다. 어느 쪽인지 상대를 거부하여 심하면 죽이고 자살도 하고 병이 되고 하는 것보다는 집을 나가는 것이 훨씬 좋을지 모른다.이런 가출보다 더 쉬운 방 교육 | 한지윤 | 2019-04-03 09:01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69> “누님이 가신 후 그 길로 혼자 산책을 했었지요. 돌아올 때 항도의 성당에 들려 마테오 신부에게서 맥주대접을 받고 지금 돌아오는 길입니다.”“어머, 그것 참 잘했군요.”“돌아가신 주인께서 기증했다는 ‘나자렛 예수’의 그림도 보고 왔지요.”“예술적이 아니었죠?”“예수의 손이 더러워져 있다고 서로 이야기 했지만 이 문제는 언젠가 다시 이야기합시다, 지금 잠깐 생각이 나서 의논하려고 전화 드린 건데, 언젠가 양자를 키우고 있다는 토마스 씨란 사람 이야기 한 적이 있죠?”“그래, 있지.”“그분, 누님과 직접 잘 아는 사이인가요?”“아는 분이예요. 왜 그러지?”“그 때는 농담 삼아 말했지만 양자 한 명 데려 가지 않을까 해서……”“그 여자 벌써 아기 낳았어요?”“아뇨, 아직 지금부 교육 | 한지윤 | 2019-03-27 09:10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68> “그 아이 어머니가 가서 이것저것 물어보았더니 상대는 최근 그 시설에 수용되어 온 사람으로 이 남자는 구개파열로 발음도 똑똑치 못하고 또 상당히 중증의 간질병 환자라고 하지 않겠습니까”.“벌써 8개월에 접어들었다고 듣고 있습니다.”“중절은 할 수가 없겠는데요.”“그렇다고 듣고 있습니다만, 큰일입니다. 몸이 성하지 못해 무척 애먹고 있지요. ‘이 아이가 살아 있는 한은 죽을래야 죽을 수가 없다’고 제 누이는 늘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누이가 늘 그렇게 생각하고 염려하고 있다면 그 아이는 오래 살 수가 있다고 위로의 말은 했지만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앞날까지 생각하면 나로서도 할 말이 없는 상황입니다.”“너무 염려할 것 없습니다.”한 박사는 무책임한 말을 했다.“우선 해산을 시켜야 할 것 교육 | 한지윤 | 2019-03-20 09:05 운명은 순간인거야 운명은 순간인거야 <67> 미술적 가치는 잘 알 수 없으나 구도나 그린 필치가 마음에 든다고 생각했다.“나는 이 그림을 설교의 자료로 곧잘 쓰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서른이 넘을 때까지 부모를 도와서 나자렛에서 평범한 목수생활을 하면서 지내셨습니다. 그 매일의 생활을 조금도 소홀히 하지도 않았거니와, 부탁을 받은 일은 무엇이든지 수선해 주었고, 작은 것 이라도 만들어서 생활을 해 왔습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큰일을 할 자격이없다는 것이지요.““그렇군요. 그것도 중요한 일이겠죠.”“작은 일이란 큰일에 연결되는 것이지요. 큰일이란 작은 일로써 지탱되는 것이고. 간단한 일이지만 철칙 같은 것입니다.”“이 그림에서 예수의 손은 더럽혀져 있군요. 목수 일보다는 농사일이라도 한 것처럼 말입니다. 교육 | 한지윤 | 2019-03-13 09:03 처음처음12345다음다음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