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모’ 속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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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모’ 속에는…!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20.01.0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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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19년의 기해 돼지는 멀리 달아나고 2020년의 경자 쥐가 등장하는 새해가 되어 2020호의 행복차표로 환승한 인생열차도 어김없이 출발했다. 해마다 년 말이 되면 ‘다사다난’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어떻게 그런 많은 사건사고들이 발생되는지 의아스럽기도 하다. 국내·외 10대 뉴스만 보아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우리들을 당황케 하고 불안을 자아내게도 한다.

2020년은 둘로 나누면 20:20이 되며 양편이 동점으로 평형과 균형을 이루고 온전한 숫자로 만사형통해 국태민안의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이제는 세대 간의 갈등을 조금씩 양보하고 이념의 대립을 조율해서 화합하는 한 해가 되어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이룩하면 좋겠다. 가수 최희준이 부른 ‘하숙생’의 가사처럼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느냐?”로 우리 인생은 나그네로 내일 일을 알지 못한 채 미지의 세계를 향해 하루하루 달려가고 있다.

한 해를 보내면서 개인적인 10대 뉴스를 모아봤더니 희비의 쌍곡선에서 좋은 일 중에는 광천노인대학장에 취임 한 것과 나쁜 일은 예고 없이 당한 교통사고로 생명의 위협과 장애의 순간을 모면케 됨에 감사하기도 했다.

지난 해 3월에 전혀 예상도 못했던 광천노인대학장에 취임해서 한해를 보내고 보니 몇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혹시 개인적인 공치사 같아 조심스럽지만 우선 광천노인대학 교가를 개사했고 교훈을 응모해서 많은 의견을 수렴해 봤다. 노인대학생다운 어르신들이 되도록 얕은 지식과 교양을 전해 드리기 위해 파일에 명언들을 복사해서 나눠드렸고 1년의 역사를 운영일지로 남겼다. 마침 지난해 12월 24일에 노인회 홍성군지회에서 양승조 도지사와의 간담회 시간에 조화원 지회장이 도지사에게 노인대학생의 중식과 간식 제공에 대한 건의를 했다. 차제에 노인대학을 운영하면서 생각되는 것으로 노인대학생을 위한 통학버스의 필요성과 장기적으로는 각 면에 폐교되는 초등학교를 노인대학으로 전환하는 방안과 홍성읍에 노인대학원을 설립하는 것도 건의했다.

지난 그에 앞서 10일에는 홍성노인대학이 12일에는 광천노인대학이 수료식을 했다. 이 자리에 사각모와 가운을 입고 입장하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비록 굽은 허리에 헐렁한 가운과 비스듬하게 쓴 사각모의 모습을 보면서 감회가 깊었다. 아마도 젊은 대학생의 검은 머리의 사각모 속에는 많은 지식이 들어 있고 노인 대학생의 백발 머리의 사각모 속에는 숱한 사연이 들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 온 파란만장한 인생살이에서 겪어온 갖가지 희비애락의 경험들이 말없이 사각모의 가치를 빛나게 하는 것 같다. 그분들은 어려운 시대에 생계유지가 시급하여 제대로 배우지 못 한 한을 풀기 위해 등교하는 발걸음을 보면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잊을 수가 없다. 분명 그 분들도 오늘날에 태어나서 공부를 했더라면 누구 못지않게 충분히 할 수 있는 분들인데……! 그러나 가수 노사연의 ‘바램’에서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고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다”라는 말로 자위를 하며 더욱 원만한 인격이 형성되어 비록 지식적인 면에서는 부족하지만 인생선배로서 체득한 경험과 경력에서 얻은 지혜를 젊은이들에게 전수하는 노인대학생들이 되기 바란다. 

하루 중에 밝게 떠오르는 아침의 태양보다 작렬하는 한낮의 태양보다 석양에 노을 지는 황혼이 더 아름답다고 한다. 이제는 살아 갈 날이 살아 온 날보다 짧은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한 어르신 대학생들에게 지식보다 인성과 감성이 풍부한 아름다운 추억과 낭만을 만들어 가는 사각모를 쓴 노인대학생이어라!

우리는 각기 삶의 종착역에 도착하는 날에 어떤 사각모를 쓸 것인가를 생각하며 새해 첫차의 기적을 울리며 출발하시기를 바라면서…!

주호창<광천노인대학장·주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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